제5장 : 방향(方向)을 잃어서는 안 된다.' 나는 그녀를 사랑한다.'''#…… 1''“人を探してほしい.”(사람을 찾아줬으면 해.)'“……その人との関係は?”(그 사람과의 관계는?)'사람을 찾으려 한다는 시후의 말에 잠시 후 일본어로 대답을 하는 사내의 음성이 들려온다. 시후는 핸드폰을 왼손으로 바꿔들며 제대로 된 대화를 하기 위해 숨을 한번 들이쉬었다. 아침 일찍부터 인터넷을 뒤져 십여 군데의 조사 대행업체 전화번호를 나열해 놓은 시후는 하나씩 전화를 시작했다. 두 곳은 아예 전화를 받지 않았고 네 곳의 업체에서는 일본어로 질문을 하는 시후의 말에 허둥대며 무어라 대답을 못하고 부산스러운 소음만 들려주기에 전화를 끊어버렸었다. 그리고 7번째로 연결된 전화에서야 비로소 대화가 될 만한 곳과 연결된 듯하다.'“母親だ.”(어머니.)'“日本人なのか?”(일본인인가?)'“そう.”(그래.)'“韓国にいるのか?”(한국에 있나?)'“たぶん 日本にいると思う. 捜せるのか?”(아마 일본에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찾을 수 있나?)'“場所を教えるので事務室まで来て頂きたい. 詳しいことは会って話した方が良いかと.”(위치를 가르쳐 줄 테니 사무실까지 와줬으면 한다. 자세한 것은 만나서 이야기 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사무실 주소를 받아 적은 시후는 외출 준비를 마치고 차고로 내려갔다. 내비게이션 조작을 하기 전에 시후는 노을과 간단한 통화를 했다. 남자의 사무실이 있는 지역은 상당히 거리가 멀다. 노을이 말한 시간에 맞추려면 조금은 서둘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하자 친절하고 상냥한 음성의 본보기인 듯한 여자 목소리가 길안내를 시작한다. 전화를 받았던 사람의 사무실은 오피스텔 밀집지역에 있었다. 대략 15평 크기의 단순한 공간에는 꼭 필요한 사무집기 외에는 그림 한 점 걸려있지 않다. 사무실에는 전화를 받았던 남자보다 훨씬 나이가 많아 보이는 여자 하나가 낡은 책상 앞에 앉아 있다. 화장기라고는 전혀 없는 얼굴에 오로지 입술에만 새빨간 색을 칠해놓은 여자의 모습은 정확한 나이를 짐작하기 힘든 외모이다. 잘못 바르면 천박해 보일 게 틀림없는 빨간색 립스틱은 알 수 없게도 여자에게는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린다. 누가 사장이고 누가 직원인지 짐작이 되지 않지만 그를 맞이하며 말을 붙이는 건 남자 쪽이다. 오전의 통화와 달리 한국어로 말을 떼는 시후를 보며 전화를 받았던 남자는 자신을 ‘미스터 강.’ 이라고만 소개한다.'“그냥 K라고 불러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