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화 ''''''작은 몸집이라고 해도 술에 취해 나가떨어진 여자를 부축해서 데리고 가는 것은 그리 수월한 일은 아니었다. '“젠장!”'대원은 욕설을 내뱉으면서 겨우 차에서 그녀를 부축해 내리는 데 성공했다. '사실 줄곧 뒤 좌석에 앉아 곯아떨어진 그녀에게 어쩔 수 없이 어깨를 빌려 주고 있던 그를 백미러를 통해 노골적이지 않을 만큼만 힐끔거리던 대리 운전기사의 도움을 받아 그나마 여자를 등에 업을 수 있었다. '계산을 마친 대리 운전기사는 그 인물에 뭐 그렇게까지 해서 여자를 끌고 가야 할 정도로 궁하냐는 듯한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것 같았다. '“아닙니다.”'“네?”'“내가 일부러 이 여자에게 술을 먹인 게 아니란 말입니다.”'“아~ 네. 그러시겠죠.”'대원은 여자를 등에 업은 자신의 모습이 꼴사나워 보일 거라는 생각을 잠시 잊은 채, 대리 운전기사의 말에 눈썹을 추켜올렸다. '그렇긴 뭐가 그렇다는 거야? '그의 인상이 험악해지자 대리 운전기사는 황급히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해 보이고는 사라져 버렸다. '“음~”'뜨악한 표정으로 잠시 지하 주차장에 우두커니 서 있던 그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등 뒤에 업힌 여자가 입을 쩝쩝거리면서 잠꼬대를 하는 것처럼 웅얼거리자 대원은 그녀를 확 내던져 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차 뒤 좌석에서도 아무리 떼어 내려 해도 자꾸만 그의 어깨에 기대어 비싼 옷에 침 한 바가지를 흘려 놓은 여자가 등 뒤라고 해서 얌전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는 왠지 자신의 등도 축축하게 젖어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떨떠름한 표정으로 성큼성큼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다. '젠장! 이우영 그 자식,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현재는 지 애인인 여자를 이렇게 버리고 가서 연락도 없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