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강물이 되고, 바닷물이 되어볼까? ''''''어느덧 해가 바뀌어 희랑이 떠난 지 두 해째로 접어들고 있었다.'고려는 어린 왕을 앞세운 희비와 덕녕공주, 두 사람의 권력 다툼장이 되어버렸다. 밖으로는 왜구의 노략질로 백성들의 삶은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졌다.'태성은 개경에 머물면서 수시로 정동행성에 있는 소령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소령은 거의 반년 만에 태성을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몸의 움직임이 서툴더니 요즘은 거의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 듯했다.'태성이 찾아갈 때마다 정석의 나뭇등걸 같은 얼굴은 점점 표정을 잃어 썩은 고목처럼 변해갔다. 태성은 어쩐지 그가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때는 배신자라 여기며 눈길도 주고 싶지 않던 사람이었다. 그의 배신으로 인해 지금껏 장유경과 희랑이 쌓아놓았던 모든 노력이 헛것이 되어버린 듯했다. 그러나 또한 그로 인해 소령과 자신이 살아났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그동안 태성이 장사치들을 따라 두어 번 원을 다녀오긴 했지만 희랑을 찾을 길은 없었다. 감히 태성과 같은 고려의 천민이 접근하기 어려운 황궁인지라 멀찌감치 떨어져 주위를 배회하곤 했는데 연경을 다른 이름으로 대도라 부른다더니 정말 크긴 큰 모양이었다. 하루 반나절을 꼬박 걷고도 황궁의 주위를 다 돌지 못했다.'그렇게 며칠 동안 배회하던 중 고려 왕자의 행차를 만날 수 있었다. 태성은 멀찌감치에서도 그가 강릉대군임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훤칠한 키와 단정한 이목구비, 그리고 이제 막 물이 오르는 나무처럼 싱싱하고 단단해 보이는 청년이었다. 사람들을 헤치고 달려가 살폈지만 그의 주위에서도 희랑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11. 시간의 이끼들 2 ''12. 남겨진 낮고 조용한 발자국 소리 ''13. 포로 ''14. 스며드는 햇살 ''15. 탈출 ''16. 무디어진 칼날''17. 초원에 핀 우정 ''18. 몸살처럼 일어난 파문을 떼어내다 ''19. 목숨을 구걸하라? ''20. 우렁찬 발걸음으로 ''21. 차갑고, 날카롭고, 잔인한 복수를 위해… ''22. 모진 꿈 ''23. 두 사랑 ''24. 구멍 뚫린 달 ''25. 불의 바다 ''終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