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기 돼지 삼형제는 오래오래 한집에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책을 읽던 남자의 손이 책의 마지막장을 덮고 목소리가 잦아들자 반짝거리던 눈 한 쌍이 일시에 아쉬운 빛을 발했다.'“자. 약속대로 이게 마지막 책이다. 이젠 자야지?”'“하나만 더요.”'침대 위에 누워 아버지가 읽어주는 동화를 듣던 여자아이는 못내 아쉬운 듯 아버지를 다시 조르기 시작했다.'“안 돼. 이제 그만. 약속했지?”'“……네에…….”'여자아이의 풀 죽은 표정에 아이의 아버지는 순간 마음이 약해졌지만 한 권을 읽어줘도 다시 또 다른 동화를 읽어달라고 할 것이 분명하므로 약해지는 마음을 다잡았다.'“내일 또 읽자. 알았지?” '고개를 끄덕이는 폼이 그래도 아쉬운 듯 해 보였지만 아이의 아버지는 아이의 머리맡에 있는 작은 스탠드 불빛만을 남기고 방의 불을 껐다.'“잘 자요. 공주님.”'“네. 아빠.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