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일인지 학원도 가지 말고 집으로 곧장 오라던 아침의 어머니를 떠올렸다. 설렘, 떨림, 뭐 그 비슷한 감정을 드러내며 말씀하시던 당부의 말에 학교에서 곧장 집으로 향해 걸었다. 늘 거닐던 길이었고 늘 보아오던 풍경이었다. 다를 건 아무것도 없는데 설렘과 떨림이 가득하던 어머니의 영향 때문인지 이상하게 설레고 미소가 비집고 나왔다. '대문 문이 활짝 열려 정원이 한 눈에 들어왔다. 이상하다. 이렇게 대문을 활짝 열어놓으실 분이 아닌데 말이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발을 움직여 정원으로 들어서서 다님길 따라 올라갔다. 아니나 다를까 현관문도 약간 열려 있었다. 간간히 어른들의 대화소리가 들려왔다.'문을 활짝 열고 현관으로 들어서서 고개를 내렸다. 여러 켤레의 신발 중 단연 눈에 뜨이는 신발이 눈을 사로잡았다. 검은색의 계집아이의 작은 구두를 멍하니 내려다보다 그 옆에 신을 벗고 안으로 들어섰다.'“다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