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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제귀환 6권
유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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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제귀환 6권
지은이/ 유우산
발행인/ (주) 삼양씨앤씨
책임편집/ 편집부
펴낸 곳/ (주) 삼양씨앤씨 - 드림북스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봉은사로114길 28, 광성빌딩 7층
대표전화/ 02-980-2116
블로그/ blog.naver.com/dreambookss
신고번호/ 제2017-000030호 신고일자/ 2017년 12월 19일
등록번호/ 831-88-01041 등록일자/ 2017년 12월 20일
ISBN 979-11-7306-581-1 (0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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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제1장 사천당가
제2장 정사대전
제3장 이허조
제4장 강소행
제5장 연운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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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사천당가
쿵! 쿵! 쿵!
평온한 얼굴로 손녀딸의 품에 쓰러진 놈의 몸이 박동한다.
외관은 멀끔했다. 직전까지 당가 태상가주와 손을 나누었다는 게 믿기 힘들 정도로.
문제는 놈의 몸속에서 퍼져 나오는 저 기파였다.
쿵! 쿵! 쿵!
“지, 진짜 환자란 말이더냐?”
사천무림에서 적수를 찾기 힘들다는 고수의 목소리에 당황이 서렸다.
수십 년의 세월 동안 제 뜻대로 되지 않은 일이 더 적었던 당요명이었다.
이처럼 첫 만남부터 그의 예상을 벗어나는 놈은 생전 처음이었다.
자신 앞에서 뻔뻔하게 손녀에 대한 친애를 입에 담는 모습도, 제 출수를 가볍게 받아내는 모습도.
그러다 갑자기 픽하고 쓰러지는 모습까지도.
모든 게 그의 예상을 벗어나는 행보였다.
“설마 제가 보낸 서신을 보지 않으신 건 아니죠?”
“……네 아비가 읽어주었다만.”
“할아버지!”
웬만해선 벗지 않는 복면까지 내던지고 청년을 살피는 당소율의 모습에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당요명이 축 늘어진 진천의 팔을 낚아채 맥을 짚었다.
쿠웅―! 쿠웅!
청년을 중심으로 퍼지는 기파는 깜짝 놀랄 만큼 맑았고, 소름 돋을 정도로 서늘했다.
그로서도 처음 접하는 유형의 진기였다.
“어디 졸부집 아들이더냐? 몸 상태만 보면 그냥 무식하게 영약만 주워 먹은 꼴인데. 허나 단순히 그런 문제였다면 네가 환자라 하지 않았겠지.”
쿠웅!!!
당소율이 뭐라 답할 틈도 없이 진천을 휘감은 내기의 기질이 급변했다.
혹사한 심장처럼 박동하는 것은 여전했으나, 그 방향이 달라졌다.
내부에서 밖으로 넘쳐흐르던 것이 역전되었다.
슈화아악!
“흡! 뒤로 물러나거라!”
급히 당소율을 밀친 당요명이 경악했다.
맥을 짚기 위해 뻗었던 손이 떨어지지 않았다.
강력한 흡착력이 청년의 전신에서 발휘되고 있었다.
그 힘은 단순히 물리적인 것에 한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보다 더 강하게 끌어당기고 있는 것이 바로 기(氣)였다.
그리고 그와 가장 가까이 있던 것은 당요명의 내공.
맞닿은 손목에서 그의 내공을 갈취하려는 움직임이 부산했다.
“허! 이놈 봐라? 어찌 이리 간악한 기예를 익혔을꼬?”
“간악하지 않아요! 아잇! 서신으로 다 말씀드렸는데……!”
“크흠! 네 애비가 전혀 말해주지 않았대도!”
상황 파악이 정확하게 되진 않았지만, 아직은 제 아들의 탓으로 돌릴 만큼 여유가 있었다.
불길하게 퍼져 나가던 기파는 제어하기 힘들었지만, 이렇게 주변을 끌어당기는 것 정도는 당요명의 막대한 진기로 억제할 수 있었다.
그가 내심 한숨 돌렸다고 여기는 사이, 가문 내부에서 다가오는 기척이 여럿 있었다.
“진 대주!”
“소율아! 괜찮으냐!”
본가 내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가문 최고 어른인 저를 부르는 이는 없었다.
이 또한 참신한 경험이라 여기며 가장 먼저 당도한 이에게 인사를 건넸다.
“오랜만이오, 무애검. 잘 지내셨는가?”
“허어. 백음(白陰) 선배께서 진 대주를 보살펴주고 계셨군요. 저는 탈 없이 지냈습니다만, 이게 다 무슨 일인지……?”
“소율아!!”
“제가 말씀드릴게요. ……가만히 좀 있으세요, 아버지!”
정신 사납게 오가는 당가주를 붙잡은 당소율이 다급히 물었다.
“아버지께선 제가 보낸 서신 읽으셨죠? 사위니 뭐니 그런 소리 할 시간 없으니, 바로 답해주세요.”
분명 당소율이 가문으로 보낸 서신에는 진천에게 들었던 그의 몸 상태와 그에 대한 그녀의 추측, 덧붙여 치료를 위해 요청한 여러 물품이 적혀있었을 터.
사위란 소리에 펄쩍 뛰었던 당가주는 당소율뿐만 아니라 당여명의 얼굴에도 서려 있는 심각함에 순순히 답했다.
“……네가 남자를 데려오겠다는 것만 읽었다.”
“하아.”
한숨을 내쉰 당소율이 자기 얼굴을 쓸어내렸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이상을 눈치채고 함께 자리한 허성과 제갈운, 그리고 백경을 볼 면목이 없었다.
“어? 백경?”
“예?”
“……언제?”
심각한 표정으로 진천의 옆에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은 분명 백경이었다.
그는 당여명의 의아한 시선을 한몸에 받으면서도 꿋꿋이 진천을 살피고 있었다.
백경의 실력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나, 아주 잠깐 퍼진 기파를 눈치채고 올 수준은 아니었다.
허나 놀랄 일은 이제 시작이었다.
“진 대주의 몸을 지키던 기운이 사라졌군요. 간신히 유지되던 균형이 무너졌습니다.”
기대도 하지 않았던 백경이 무언가 알고 있는 듯한 말을 내뱉었다.
“당장은 태상가주 어르신께서 틀어막고 계신다 한들, 대자연의 기에 끝이 있을 리가 없지요. 언제고 한계는 찾아올 겁니다.”
“……크흠. 난 끄떡없네만?”
“백경, 방법이 있는 거야? 당장만 넘기면 할아버지께서 방안을 찾으실 거야.”
“음? 그게 무슨 말이더냐, 소율아?”
당소율은 상당히 간절해 보였다.
언제고 들었던, 진천의 향이 그녀에게 꽤 소중하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하지만 그녀는 알까? 이곳의 그 누구보다 심장을 졸이고 있는 것이 바로 백경이란 사실을.
매화검선이 제게 남긴 매정을 거침없이 꺼내 들 만큼.
우웅―
“음? 이 기운은……?”
“허, 어찌 이리 신묘한…….”
허성과 당요명조차 백경의 손아귀에 메마른 나뭇가지가 쥐어지는 순간을 보지 못했다.
마치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갑자기 자라난 나뭇가지를, 백경이 역수로 쥐었다.
“잠깐의 시간은 벌 수 있을 겁니다.”
“자, 잠깐, 백경! 지금 뭐 하려는―”
푸욱!
그 메마른 나뭇가지가 진천의 가슴 한복판에 내리꽂혔다.
* * *
“……미리 말을 해줘야 할 것 아니야?”
“죄송합니다. 저도 그것에 대해선 아는 바가 그리 많지 않아서.”
“그런 사람이 다짜고짜 대주의 가슴팍에 그걸 찔러넣어?”
현장은 당소율의 입을 빌려 진행하는 청문회나 다름없었다.
그녀의 뒤에 자리한 당가주와 태상가주, 허성과 제갈운 모두 백경을 바라보는 표정이 그리 좋진 않았다.
허나 그럼에도 백경은 덤덤하게 소신을 밝혔다.
“그게 유일한 방안임을 확신했습니다. 애초에 한 뿌리에서 나뉜 것들이니까요.”
“하아…… 화산에서 진천과 무슨 일이 있었다는 건 알아. 둘만의 일이라 여기고 굳이 묻진 않았지만, 이렇게 되면 나도 알아야 할 것 같은데.”
평소 길게 말하는 것을 즐기지 않는 당소율이었다.
피곤하다는 기색이 그녀의 얼굴에 역력히 드러났다.
그럼에도 직접 나서서 백경을 몰아붙이는 이유는 뻔했다.
“되었다. 그리 애쓰지 않아도 된다, 율아. 가문을 나선 지 얼마나 되었다고 제법 그럴싸한 동료애도 생긴 모양이구나.”
“그건……!”
곧바로 당소율의 심중을 꿰뚫어 본 당요명이 손을 내저었다.
오히려 기특하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는 모습에 당소율이 역으로 시선을 피했다.
“네가 그러지 않아도 그를 몰아붙일 생각은 없다. 그렇지 않소, 무애검?”
“그렇지요. 애초에 진 대주의 가슴팍에 닿자마자 빛 무리로 화했으니까요.”
부드러운 미소로 고개를 끄덕이는 허성의 말을 제갈운이 받았다.
“참으로 상서로운 기운이었지요. 그 정체가 궁금하긴 합니다. 혹 화산에 누가 되는 게 아니라면, 훗날에라도 알려줄 수 있겠나?”
“진 대주가 깨어나면 물어보고 알려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