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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물의 망겜 생존기 5권
박준호 게임 판타지 장편소설
목차
#Chapter 1
#Chapter 2
#Chapter 3
#Chapter 4
#Chapter 5
1
#Chapter 1
모든 메탈 비숍에게 사용할 수 있는 기믹.
평범한 탐사대원들은 거의 알지 못하는 꼼수다.
그야 그들은 엘리트 메탈 비숍을 마주치면 도망칠 뿐이고.
평범한 메탈 비숍은 몸이 약하다는 약점을 이용해 흔히 말하는 ‘딜찍누’를 하니까.
아무튼, 그 기믹이라는 것은 아주 평이한 사고방식에서 깨닫는 법이다.
태양 빛이 있는 곳에서 강한 손전등 빛을 쏴도 강하다고 느끼지 못하지만.
태양 빛이 가려진 그림자에서 약한 손전등을 키면 잘 보이는 그런 거.
이걸 메탈 비숍의 공격인 레이저에 사용하면 어떨까?
라는 게 내 생각이었고.
그것은 놀라운 결과를 낳았다.
지이이이잉-!
나와 비슷한 덩치의 메탈 비숍이 붉은 안광을 번뜩이며 레이저를 발사했고.
그 굵기는 내 머리통보다 훨씬 굵었다.
‘엘리트라, 이거지?’
타닥-!
나는 평소 평범한 메탈 비숍을 상대할 때보다 두 걸음은 더 움직여 레이저를 피하며 접근했고.
나풀-.
놈은 유려한 움직임으로 나와의 거리를 벌렸다.
괴물답지 않게 매우 침착한 선택이었다.
당연하게도 나는 근접 무기인 검.
놈은 원거리 공격인 레이저 발사가 주를 이루니까.
스으윽-.
저 멀리 망자의 기둥에서 길게 늘어선 그림자가 태양의 움직임에 맞춰 더욱더 길어졌다.
그리고 그 그림자가 내 몸을 덮은 순간.
지이이이잉-!
또다시 놈은 레이저를 쏘아 대기 시작했다.
탓-타닷-.
가벼운 스텝으로 피할 수는 있었지만.
“후우…….”
그저 피하기만 했기에, 계속해서 내 체력만 끊임없이 소모되었다.
‘귀찮게 하네.’
슥-.
나는 조심스레 허리춤으로 손을 옮겼고, 당장이라도 튀어 나갈 준비를 마쳤다.
“일단 우리 근접전으로 할까?”
철컥-!
허리춤에 자리 잡은 플레어건을 잡은 나는.
“피유웅.”
타앙-!
플레어건의 총구를 하늘로 향해 겨누고 발사했다.
화아아아악-!
어마어마한 밝기의 빛이 주변의 그림자를 밀어내며 자신만의 독자적인 공간을 창출해 냈다.
그리고 그 공간 안에 있는 나와 내 동료들은.
“카라 씨!”
“네, 유노 님!”
곧장 틈을 발견하고 각자 맡은 놈을 향해 재빠르게 쇄도했다.
타다닥-!
나도 이에 질세라 내가 맡은 놈에게 달려들었다.
“까르륵!”
놈은 괴상한 비명을 지르며 내 접근을 막기 위해 레이저를 사방으로 난사했지만.
카앙-!
조명탄 덕분에 약해진 위력의 광선은 검은 괴물의 기운을 품은 내 검으로도 충분히 튕겨 낼 수 있었다.
‘나노머신!’
[신경 가속 및 생체 전기 증폭을 가동합니다.]
지잉-! 지이잉-!
십자포화를 이루며 공백없이 날아들기 시작한 광선의 탄막들.
신경 가속 덕분에 훨씬 느리게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매우 빠른 속도였다.
카앙-!
겨우 타이밍 맞춰 튕겨 내는 정도에 그쳤고.
각도를 맞춰 놈에게 레이저를 되돌려주기엔 역부족이었다.
“크윽-!”
캉-!
손이 얼얼해질 정도로 받아친 광선.
정확히 세진 못했지만, 약 30번이 넘는 끝에야.
“까아악!”
콱-!
놈의 복부에 본인의 광선 공격이 박혀 들어갔다.
‘칫.’
하나, 큰 타격은 주지 못했다.
그 광선은 조명탄으로 한껏 약화시킨 위력이었으니까.
스르르륵-.
놈은 피해를 입자마자 광학 혼란을 이용해 모습을 감췄고.
지이잉-!
나와 멀지 않은 곳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다시 레이저를 발사했다.
“어디 보는…….”
하지만 그 공격의 각도는 나를 향하지 않았다.
‘젠장!’
자신의 공격을 제한하는 조명탄.
낙하산에 묶여 밝은 빛을 발하는 조명탄이 있는 하늘로 발사한 것이었다.
꽈아악-!
다리 근육에 힘을 줘 튀어오를 준비를 했지만.
퍽-.
순식간에 날아든 광선은 가볍게 조명탄을 꿰뚫고 지나갔다.
“…….”
우리를 환히 비추던 조명탄의 빛은 사그라들었고.
한순간의 적막과 함께 어둠이 찾아왔다.
그 말인즉슨.
차례가 넘어간 것이다.
놈에게로.
지이이잉-!
다시 두꺼운 레이저를 발사하기 시작한 놈.
그것이 전부였다면 처음과 똑같았겠지만.
흐릿-.
광학 혼란까지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여기저기서 놈이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마치 분신이라도 쓰는 것 같은 모습.
지이이이잉-!
레이저 하나하나가 내 머리통을 뚫어 버릴 기세를 품고 연신 날아들었다.
쉽사리 쳐 낼 수도 없는 위력을 가졌기에.
타닷-.
수비적으로 피하는 수밖에 없었다.
[나름 고전하는군?]
[부분 강림을 써라.]
[도와주지.]
내 고전을 보다 못한 괴물이 달콤한 속삭임으로 제안을 건넸다.
하지만 나는 거절했다.
‘고전은 뭔 개소리야.’
탓-.
나는 지금 즐거웠다.
드디어 본격적인 진짜 괴물과의 승부를 할 수 있었으니까.
저 거친 광선에 닿으면 죽을 수도 있었지만.
슥-.
내 목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가는 광선에 묘한 스릴과 쾌감이 느껴졌다.
후우우-.
여름 기운을 물씬 품은 뜨거운 바람이 내 땀을 식혀 주기 위해 불어왔다.
그에 반해, 내 몸은 계속해서 뜨겁게 달궈지며 아드레날린을 미친 듯이 뿜어 댔다.
휙-휘익-.
생과 사의 틈.
그 틈에서 줄타기를 하며 공격을 피하던 나는.
“……찾았다.”
단 한 번 놈을 쑤실 수 있는 기회.
절호의 찬스를 찾아냈다.
스르륵-.
그걸 느끼지 못한 놈은 다시 한번 광학 혼란을 이용해 모습을 감췄고.
지이잉-.
늘 그렇듯 광학 혼란을 해제하며 공격을 감행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