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환자는 참지 않아! 07권
귀환자는 참지 않아! 07권
귀환자는 참지 않아!
07
열뚜시
귀환자는 참지 않아! 07권
차례
Chapter 01. 알테인의 제안
Chapter 02. 완벽에 가까운 종
Chapter 03. 누군가를 지키는 힘
Chapter 04. 알테인의 변심
Chapter 05. 시원 스쿨
Chapter 06. 정권 지르기의 극의
Chapter 07. 과거로의 여정
Chapter 08. 과거와 현재, 그 모든 게 나다
Chapter 09. 너는 나의, 나는 너의…숙적이다
Chapter 10. 세계 각성자 협회
Chapter 11. 미지를 향해
Chapter 12. 탑의 폭주
Chapter 13. 60층 관리자
Chapter 14. 탑의 기원
Chapter 15. 인류를 믿는다
귀환자는 참지 않아! 07권
Chapter 01. 알테인의 제안
대한민국의 숨겨진 전력이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지에 나타났다.
사실 레온이 설명했던 것과 달리 그 목적이라는 건 마족의 강화를 막기 위함이었다.
현재 세계에 퍼진 진화의 물약이 가장 많은 나라가 바로 앞서 언급한 국가였다.
그렇기에 마족은 그들을 침공했고, 진화와 전력 강화를 위해 진화의 물약이 된 각성자들을 먹어 치웠다.
지금이야 그리 많지 않은 수가 먹혔고, 진화된 개체도 적지만, 그것을 그냥 내버려둔다면 상황은 역전될 것이 분명했다.
그 강함은 기존의 마족을 아득히 압도하는 것.
그렇기에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나를, 대한민국을 적대한 국가를 돕기로 말이다.
물론 표면적인 이유는 레온이 말했던 것처럼 인류를 돕기 위한 것.
이러한 목적을 위해 가장 많은 마족군이 참전한 미국에 레온이 파견되었다.
그리고 각각의 나라에 내 가르침을 받은, 문하생들이 퍼져 나갔다.
비록 레온만큼의 수준은 아니지만, 그들도 검사라 불릴 정도의 영역에는 도달해 있었다.
게다가 내가 전수한 검진, 서로의 힘을 증폭시키는 검진이라면 웬만한 존재(네파스나 알테인, 혹은 고위 마족)가 아니라면 그것을 견뎌낼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열세에도 불구하고 아스란 왕국이 갈라스 제국을 무너뜨릴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검진의 영향이었으니까.
마치 과거를 재현하는 것처럼 압도적인 전력의 마족군을 소수의 정예 병력으로 압박했다.
만약 내가 참전했다면 양상은 또 바뀌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마족군의 침공에 대항하고 있지 않았다.
저벅―
현재 내가 걸어가고 있는 곳.
그곳은 아일랜드였다.
마족의 침공으로 가장 먼저 멸망에 이른 비운의 국가.
그리고 그곳은 네파스가 마족의 영토로 인정해 달라고 한 지역이기도 하다.
당연하게도 그곳에 인간이 찾아왔다는 건.
쿵, 쿠웅!
주변, 엄청난 수의 마물이 몰려드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키르륵!」
「캬아아―」
영토를 지키는 마물.
하지만 보통의 마물들과는 다르게 당장 달려들지 않는다.
하긴.
‘아직 군단장의 흔적이 남아 있을 테니.’
비록 마기를 발산하고 있지는 않지만, 내게는 여전히 불사 군단장의 잔재가 남아 있었다.
본능적으로 그 잔재를 맡은 놈들이 접근하는 것을 꺼리고 있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선이 있는 것처럼 감히 그 안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그 무엇보다 강력한 본능이 놈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었던 것.
덕분에.
척척.
나는 놈들과 기묘한 동행을 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이 정도면 대충 알려졌을 테지.’
그렇게 나아가던 중.
“어서 오십시오.”
“….”
나는 마침내 이곳에 방문한 목적을 볼 수 있었다.
정면, 금발의 미남자가 서 있다.
어떻게 보면 레온과도 무척 닮았다고 할 수 있는 외형.
그 모습을 통해 네파스가 꿈꾸는 완전한 종의 외형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수 있다.
“알테인?”
내 물음에.
“그렇습니다.”
“…그렇군.”
짧은 대화.
하지만 그것을 통해 나는 많은 걸 파악할 수 있었다.
‘네파스가 나오지 않고, 놈이 나왔다는 것. 그건 지금까지 내가 생각한 그 모든 가설이 맞다는 거겠지.’
알테인의 당당한 기세.
그건 어딜 봐도 손님을 맞이하는 주인의 태도였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곳의 주인은 그가 아니라 네파스였다.
그런데도 주인을 자처하고 있다는 건, 놈이 새롭게 이곳의 주인이 되었다는 걸 의미하는 것.
게다가.
스으으으―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뿜어져 나오는 기세.
그것에서.
‘네파스의 것이 섞여 있다.’
오랜 시간 동안 네파스를 보아왔기에 확실히 알 수 있다.
지금 알테인의 안에는 네파스의 존재가 포함되어 있었다.
‘놈 또한 네파스와 같이 대상을 흡수할 힘이 있는 건가?’
슬라임 태생인 네파스.
그리고 놈의 고유 권능이라고 한다면 상대를 흡수하여 그 능력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
본래는 가져오는 능력이 미약할 수밖에 없지만, 시간 여행을 통해 같은 대상을 여러 번 흡수하여 그 힘을, 그 능력을 온전히 흡수할 수 있었다.
그런데 놈은, 알테인은.
‘설령 슬라임의 유전자가 있다고 해도 어떻게 이런?’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레 뿜어져 나오는 기세에서 이렇게 강렬한 네파스의 흔적이 남아 있다니.
시간 여행이 가능한 네파스만이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던가?
“그에게서 들었습니다.”
무감각한 말투.
마치 과거의 나를 보는 듯한 사라진 감정.
“무엇을?”
놈이 그라고 지칭한 이가 네파스라는 건 분명했다.
“당신은 파악하기 힘든 존재라고.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종에 가깝다고. 실제로 당신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완전한 종에 가까워질 수 있을 거라고.”
네파스에게 있어서 나는 꿈이었다.
완전한 종에 가장 가까운 존재.
그리고 그러한 나를 본 알테인의 감상은.
“확실히 그가 그토록 관심을 보인, 집착을 보였던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름의 긍정이었다.
물론 나는 놈의 평가가 중요하지 않기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네파스를 끝장낸 것 같군.”
“….”
별다른 말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침묵은 곧 긍정이기에.
“설마 네파스가 당할 줄은 몰랐군. 물론 그 하나가 놈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네파스는 당했다.
정확히는 이곳에 있는, 하나의 네파스가 당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놈은 자신의 생명을 분리하여 여러 곳에 퍼뜨려 놓았다.
그렇기에 당장 이곳의 네파스가 죽었다고 해서 놈의 소멸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네파스의 일부라고 해도 놈을 끝장낼 수 있는 게 나 이외의 다른 존재가 있을 줄은 몰랐다.
그렇기에 새삼스럽다는 눈으로 알테인을 응시했다.
그런데.
‘이건…?’
심안을 통해 고도로 발달하게 된 통찰력이 말해주고 있었다.
“잉그램과 군단장, 그리고 벨몬드…?”
놀랍게도 내가 아는 인물들의 기운이 느껴지고 있었다.
그건 단 한 번, 일생을 통틀어서 오직 한 명에게만 느꼈던 기운이었다.
네파스.
시간 여행이 가능한 놈만이 다양한 시간대를 옮겨가며 다양한 존재를 흡수했기에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이었다.
그런데 지금, 눈앞의 알테인은 네파스와 같은 힘과 기운을 뿜어대고 있었다.
그것도 노골적으로.
마치 자신의 존재를 알아달라는 듯이.
“과연!”
알테인이 감탄했다는 듯 손뼉을 쳤다.
“단번에 제 존재의 깊숙한 곳까지 바라볼 수 있다니. 과연 그가 선택한 자다운 통찰력이로군요.”
“…어떻게 그게 가능한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