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당한 천재 투수가 너무 잘 던짐 04권
방출당한 천재 투수가 너무 잘 던짐 04권
방출당한 천재 투수가 너무 잘 던짐
04
정예
방출당한 천재 투수가 너무 잘 던짐 04권
차례
Chapter 01. 숙명의 한일전
Chapter 02. KBO에서의 마지막
Chapter 03. 역대 최고의 포스팅
Chapter 04. 새로운 팀으로의 합류
Chapter 05. 역대급 데뷔전
Chapter 06. 서브웨이 시리즈
Chapter 07. 제국의 에이스
Chapter 08. 제국의 부활 - 1
방출당한 천재 투수가 너무 잘 던짐 04권
Chapter 01. 숙명의 한일전
―개막전 도미니카 상대로 8점 차 완승 거둔 대표팀, 슈퍼 라운드 진출 희망적….
― 국대 에이스 김선호. 7이닝 무실점으로 팬들에게 완벽한 경기력 선사!
― 돌아온 ‘파란 도깨비’ 국제 무대 약체에서 다시 강호로.
김선호가 나왔던 개막전, 대표팀의 승전보는 국내 말고도 해외에서도 확실하게 언급됐다.
국제 무대에서 미국과 일본 다음인 3위 자리가 항상 애매했던 상황에서 한국이 치고 올라오고 있었으니까.
이번 대회를 발판 삼아 이제는 다크호스를 넘어서 다시 강호로 발돋움하려는 한국의 움직임을 신경 쓰는 나라들은 여럿 있었다.
가장 먼저 미국의 외신들은 곤잘레스와 김선호의 맞대결을 비교했다.
장타를 신고했던 곤잘레스와 그 이후의 타석에서 압도했던 김선호.
3타수 1안타이기에 타자가 더 잘한 것 아니냐는 말을 바로 꺼내기에는 그 이후 타석에서 투수의 임팩트도 대단했기에.
잠시 판단을 보류하고 전문가들은 MLB에서 두 명의 투수와 타자가 만날 순간을 기다렸다.
동시에 보스턴에서 같은 팀으로 만나게 된다면 로저 에드워즈까지 세 명의 재능이 만나서 황금 세대가 만들어질 거라는 흥미로운 기사까지.
미국은 한국 대표팀의 부활을 이끌어가는 김선호의 재능에 언제나처럼 주목했고, 동시에 일본 역시 비슷했다.
A조의 첫 경기에서 푸에르토리코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일본은 자국 대표팀만큼이나 김선호의 피칭에 집중했다.
―괴물, 여전히 160이 넘는 강속구를 자유자재로….
―멈추지 않는 숙적의 진화… 새로운 구종에 대한 분석은?
―반드시 금메달과 함께 돌아와야 하는 사무라이 재팬!
미국은 이번 대회에 힘을 빼고 왔기에 우승권으로 평가받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
그렇기에… 자연스레 일본의 신문사들은 벌써 예측되는 결승 매치를 천천히 다루기 시작했다.
앞으로 김선호가 MLB에 진출한다면 프리미어 12와 올림픽에서는 마주치지 않겠으나, WBC에서는 여전히 만나게 될 터.
그렇기에 일본 본토에서는 이번 기회에 어떻게든 한국 에이스의 기를 꺾어놔야 한다는 의견이 팽배했다.
하지만 일본 대표팀의 분위기는 기대가 넘치는 열도와는 다르게 엄청나게 무거웠다.
김선호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공들에 대한 분석만 몇 달에 걸쳐서 진행했는데 새로운 구종을 장착해 오다니.
막막한 마음과는 별개로 어떻게든 일본 코치진들은 자신들과 만나기 전에 김선호가 투심을 던져주길 바랬다.
세트 포지션, 투구 폼, 릴리스 포인트. 하나하나 다른 게 있는지 약점이라도 있을지 어떻게든 추가로 간절하게 분석하려고 했다.
국제무대에서 한 명의 투수에게 다시 무릎 꿇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그리고 개막전 이후, 한국 대표팀은 대회 우승권으로 뽑히는 팀으로서 전혀 모자라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2차전 상대인 쿠바를 상대로는 10:3으로 다시 대승을 가져갔고, 3차전 상대인 멕시코를 상대로도 8:2로 확실한 격차를 드러냈다.
3승 0패의 기분 좋은 상태로 치르는 파나마와의 4차전.
오늘 경기를 이긴다면 대만과의 경기와는 별개로 승자승까지 따져서 B조 1위가 확정되는 순간.
빠르게 승리를 취하고 휴식을 챙길 생각으로 이 경기에 이선용 감독은 김선호를 제외한 대표팀의 모든 핵심 전력을 모두 가동했다.
백업 선수들은 5차전인 대만과의 경기에서 기회를 준다는 마음가짐으로 치른 경기.
[여기서 제대로 받아쳤습니다! 타구 우측 향해서 강하게 날아갑니다! 담장 넘어갑니다! 배지훈의 쓰리런 홈런! 이제 스코어는 5:1입니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나는 방금 나온 지훈 선배의 홈런과 함께 이번 대회에서 남아있던 걱정마저 지워냈다.
‘이 정도면 슈퍼 라운드까지 충분하겠네.’
A조와 B조의 1, 2위가 참가하는 슈퍼 라운드는 각각 3게임씩 치르고 상위 2팀은 결승전으로, 하위 2팀은 동메달 결정전으로 향했다.
그렇기에 슈퍼 라운드에서 결승으로 향하려면 3경기 중 최소한 2경기는 이길 생각으로 올라가야 하는 것.
현재 타선의 타격감과 다른 선발투수의 감각도 좋아 보였기에 내가 승리를 만든다면…남은 2경기 중 한 경기만 승리해도 결승 진출은 충분했다.
“이 정도면 오늘 경기는 끝난 것 같은데요… ?”
옆에서 함께 경기를 지켜보던 민상현이 홈런 타구를 보고 중얼거렸다.
나도 다르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6회에 4점 차라면 국제무대에서 어지간하면 엎어질 일은 없었으니까.
“그렇겠지. 이제 우리는 슈퍼 라운드랑 결승전만 생각하면 돼.”
“이번에는 금메달이랑 함께 돌아가야죠.”
“그래. 무조건 우승해야지.”
WBC와 올림픽, 그리고 프리미어12에서 한국은 2015년 이후로 한국은 금메달을 가져온 적이 없었다.
그리고 겉으로 티 내지는 않았지만, 저번 올림픽에서 은메달이 아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었다.
그렇기에 이번 대회에서는 반드시 우승을 차지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슬라이더에 배트 헛돌면서 타자 삼진! 오늘 선발로 나섰던 지현우 선수가 6이닝 1실점의 좋은 성적과 함께 마운드에서 내려갑니다.]
4차전까지 나를 제외하고도 다른 선발투수들 모두 최소 6이닝을 소화하면서도 3실점 이상 한 경기가 없었다.
타자들도 매 경기 최소 5점 이상씩은 뽑아내는 순간.
나뿐만이 아닌 모두 국가대표라는 이름에 부족하지 않은 피칭을 보여줬기에.
앞으로 남은 경기들도… 절대 방심할 생각은 없었다.
* * *
[K! K! K! 김선호 선수가 첫 이닝부터 세 타자 모두 삼진으로 처리합니다!]
[역시 대한민국 대표팀의 에이스다운 화끈한 피칭입니다!]
한국 대표팀이 B조 1위로 슈퍼 라운드에 진출해서 홈 어드밴티지와 함께 A조 2위 베네수엘라와의 일본에서의 첫 경기.
김선호는 첫 이닝부터 패스트볼 위주로 호투를 이어가고 있었고, 타자들도 빠르게 타격감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따아악――!
[좌측에 안타! 이번 이닝 선두 타자로 나선 배지훈 선수가 상대 3루수를 꿰뚫는 강한 타구와 함께 2루까지 출루에 성공합니다!]
[2번째로 돌아가는 타순이니까요. 이제 타자들의 감각이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4회 말, 스코어 0 : 0 무사 2루.
선발은 김선호였기에, 번트로 1점씩 낼 점수를 내는 스몰볼 야구를 한다면 거의 승리는 확정적이었다.
그렇지만 이선용 감독은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
여기서 1점 정도로는 선호를 빨리 내려서 메달 결정전에 대비한 휴식을 주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이제 중심 타순으로 이어졌기에 4번 타자로 들어선 김영범에게 강공을 지시했다.
팡!
팡!
순식간에 카운트는 투 스트라이크.
그렇지만 김영범은 3구째에 날아오는 공을 강하게 응시했고 동시에 정확하게 배트를 휘둘렀다.
따아아악――!!
맞은 순간 모두가 알 수 있는 빨랫줄 같은 타구.
[아! 타구 순식간에 넘어갔습니다!! 김영범 선수의 선제 투런 홈런! 선취점과 함께 팀에 리드를 안겨주는 점수입니다!]
“나이스 영범!”
“좋았어!”
깔끔하게 우측 담장을 넘긴 타구에 덕아웃의 선수들 모두 박수를 보냈다.
“……불펜 준비시켜.”
베네수엘라의 감독은 한발 빠르게 투수 교체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불리한 카운트에 아웃 코스에 제대로 떨어뜨린 커브였지만 그걸 걷어 올려서 홈런.
4회에 2점 차였기에 절대 포기할 순간이 아니었지만, 한국 타선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딱!
따아아악―――!
[또 담장 넘어갑니다! 바뀐 투수에게 안타 이후에 손현승 선수의 홈런! 이번 이닝에만 멀티 홈런을 만들어 내면서 대한민국이 4 : 0으로 격차를 벌립니다!]
배트를 던지고 웃으면서 그라운드를 도는 상대 타자와 환호성을 지르는 한국 팬들.
동시에 무너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상대 투수까지.
“……하아.”
이러한 상황에 감독은 머리를 감싸 쥘 수밖에 없었다.
현재 한국과의 격차가 분명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기에.
* * *
스코어 9 : 1, 한국과 베네수엘라와의 경기는 한국의 승리로 끝났다.
김선호는 결승전에 대비해서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마무리 짓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타선은 하위타순은 밥상을 깔았고 상위타순은 받아먹으면서 모두 골고루 제 몫을 다했다.
그리고 다음 날, B조 2위 쿠바와의 경기도 백지원이 나가서 5:2로 승리.
그렇게 마지막 남은 맞대결은 일본과의 매치였지만 서로 2승을 챙기고 이미 한일전으로 결승전이 확정이 난 순간이었기에.
[아…… 선발로 나선 모리우라 선수가 여기서 아쉽게 무너지네요.]
[괜찮습니다. 진짜 중요한 건 결승전 아니겠습니까? 그걸 위해서 오늘 라인업도 벤치 멤버 위주로 구성했고요.]
[맞습니다. 결승전에서 승리한다면! 그게 정말 가치 있는 일 아니겠습니까!]
서로 벤치 멤버 위주로 라인업을 짜서 경기를 치렀고 1점 차 일본의 석패로 경기 마무리.
그리고 일본 4대 일간지와 지상파인 재경 텔레비전 6사 모두 오늘 열린 경기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듯 행동했다.
정말 중요한 건 결승전이 아니겠냐는 것. 동시에 대부분의 일본 국민들은 저 주장에 동의했다.
어찌 되었든 자신들에게 치욕을 안겨준 투수를 결승에서 꺾는다면… 오늘의 패배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
그리고 사흘 뒤, 프리미어12 결승전이 열리는 도쿄 돔.
경기장 주변부터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까지 제대로 발 디딜 공간이 없었다.
일본인들에게는 자국에서 열리는 결승전인 동시에 현재 일본의 최고 스타인 이치하라 료스케의 포스팅 전 마지막 무대.
오늘 경기를 보러 온 팬들과 한일 양국을 넘어서 다른 나라의 외신들로 경기장을 가득 찼다.
“이번에는 다를 겁니다. 분명히.”
“홈그라운드에서 얻는 이점이 얼마나 큰지 알지 않습니까. 이 분위기를 못 버틸걸요?”
“이치하라가 두 번 당하는 투수가 아닙니다. 절대로…….”
경기를 보러온 일본 팬들은 강한 어조로 인터뷰를 이어갔다.
자신들을 상대로 1년 전 노히트 노런의 치욕을 안겨줬던 투수였고, 동시에 올림픽 결승전의 기회를 앗아간 투수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일본 선수들은 경기 전 치르는 인터뷰도 생략한 채 무거운 분위기로 라커룸에 모두 모였다.
“다들 알고 있겠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순간적으로 좋아 보이는 공이라도 평소보다 한 번 더 생각하고 배트를 내. 초구에 쉽게 죽지 말라고.”
목을 긁으면서 모두에게 으르렁거리는 듯이 말하는 일본 대표팀 주장 후지와라 유우야.
부상 때문에 올림픽에 차출되지 못했던 4시즌 연속 NPB의 홈런왕이었고, 김선호를 상대해 보지 못한 베테랑이었다.
“알겠습니다!”
“좋아…!”
모두의 강한 대답을 듣자 유우야는 주먹을 불끈 쥐면서 하늘로 뻗었다.
“자! 다들 3시간만 집중하자! 구호!”
“나가자! 싸우자! 이기자!”
“우리가 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