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수양딸이 되었습니다 2권
늑대의 수양딸이 되었습니다 2권
늑대의 수양딸이 되었습니다
· 2 ·
© 일리아나함
늑대의 수양딸이 되었습니다 2권
· 차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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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수양딸이 되었습니다 2권
06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지미는 괜찮으려나?
지금쯤 일어났을까?
눈을 비비며 침대에서 일어나 세수를 했다. 오늘은 다 같이 모여 엘로이의 생일 선물을 열어 보며 시간을 함께 보내기로 했기 때문에 아침 식사 전에 지미한테 다녀오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일찍 일어나셨네요?”
케이트가 깨우러 들어왔다가 이미 세수를 마친 날 보며 놀라 물었다.
“웅. 아침 식사 전에 지미한테 다녀오려구.”
“그럼 얼른 준비해 드릴게요.”
“웅. 부타캐.”
얌전히 케이트의 손에 나를 맡겼다. 그녀는 평소보다 빠른 손놀림으로 내 단장을 끝냈다.
“구럼 나 지미한테 갔다가 식당으루 가께. 근데 지미 어딨는지 아라?”
“1층 손님방에 계실 거예요. 식당에서 오른쪽으로 5번째 방이요.”
“웅. 고마어. 참, 나 비스킷 하나만 챙겨 죠.”
“비스킷을 왜요? 지금 드시면 식사 못 하실 텐데…….”
“지미 주려구.”
“아, 여기요.”
케이트는 서랍에서 비스킷을 꺼내 내게 건넸다.
“고마어.”
“뭘요. 다녀오세요.”
“웅.”
비스킷과 엘로이의 생일 선물인 그림을 소중히 챙겨서 지미를 만나기 위해 출발했다. 도착한 손님용 방 앞에 서니 괜히 걱정이 되었다.
자는 거 깨우는 건 아니겠지?
똑똑.
노크하자 안에서 들어오라는 지미의 음성이 들려왔다. 천천히 문을 열며 얼굴을 빼꼼 방 안으로 들이밀었다.
“지미, 일어나써?”
“리아나구나. 들어와.”
지미는 여전히 예쁘게 웃으며 날 맞아 주었다.
“몸 좀 어때? 갠차나? 베누 아저찌가 뭐래?”
“괜찮아. 뼈에는 이상 없고 한동안 안 쓰면 금방 나을 거래. 걱정해 줘서 고마워.”
쏟아지는 내 물음에도 지미는 침착하게 하나하나 대답해 줬다.
지미는 정말 차분한 성격이구나.
“이거 리아나가 좋아하는 비스킷인데 머거 바. 맛있을 거야.”
“좋아하는 건데 나 줘도 돼?”
“웅. 리아나는 또 있으니깐. 이짜나 지미, 미아내 리아나가 갠히 고집부려서 다쳐서…….”
“아니야. 리아나탓 아니니까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그래두…….”
“오히려 덕분에 이렇게 리아나를 볼 수 있어서 좋은걸?”
“정말루?”
“응, 정말로. 남부에 내려가면 한동안 못 볼 테니까.”
“구럼 리아나가 지미 내려가기 전까지 매일매일 오께.”
“그래도 돼?”
“뭐 어때. 칭구보러 오는 건데.”
“아, 다치길 잘한 것 같네.”
“웅? 머라구?”
지미가 갑자기 작게 혼잣말하는 바람에 잘 듣지 못했다.
“아니야, 아무것도.”
“구럼 리아나 가보께. 가족들이랑 아침 먹기로 해서.”
“응. 또 보자.”
“웅!”
손까지 흔들어 주고 나서야 방을 나온 나는 바로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엔 세 남자가 이미 도착해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리아나 늦은 고야? 시간 마춰서 온 거 가튼데.”
“리아나 안 늦었어. 우리가 빨리 온 거야. 어서 앉아.”
니키가 부드럽게 웃어 주며 반겼다.
“빤니 먹자. 리아나 배고파.”
자리에 앉으며 배고프다 말하자 엘로이가 음식을 내오라 명령했고, 기다란 테이블에는 곧 빈틈이 없을 정도의 만찬이 차려졌다.
“아침인데 너무 거한 고 안니야?”
“많이 먹어야 쑥쑥 크지. 자.”
엘로이가 콩고기를 썰어 입에 넣어 주며 말했다.
“리아나가 해두 되는데.”
“그 작은 손으로 나이프를 어떻게 잡겠다고.”
“리아나 칼질 잘해! 콩꼬기두 잘 머글 수 이꾸 거슬리는 놈들은 슥삭 해 버릴 쑤 이써.”
“풉.”
니키가 입을 틀어막으며 웃다가 켁켁거렸다.
왜 웃는 거지? 진짜 잘할 수 있는데.
“리아나, 그런 표현은 어디서 배운 거니?”
루카스가 황당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디서 배웠겠어. 눈앞에 계신 세 남자지.
“우웅, 압빠?”
장난으로 일부러 고개를 갸웃거리며 순진하게 대답했다.
“내가 그런 표현을 썼다고?”
“웅! 압빠 저번에 제타랑 얘기하묜서 구러던데?”
“난 그런 기억 없다.”
“아버지, 리아나 앞에서는 언행에 주의해 주세요.”
“그런 적 없다니까.”
엘로이가 무표정하게 고기를 썰며 짜증을 냈다.
“마쟈. 압빠 구런적 업써. 리아나가 구냥 장난친 고야.”
“시답지 않은 장난을 치는 걸 보니 컨디션은 좋은가 보군.”
엘로이는 픽 웃으며 내 입에 다시 콩고기를 넣어 줬다.
아니, 내가 고기를 좋아한다지만 너무 콩고기만 주시는 거 아니냐고요?
“꼬기 말구 다룬 거.”
“자.”
그러자 엘로이는 샐러드의 양상추와 치커리를 찍어 입에 넣어 줬다.
“아무튼 칼 같은 거 잡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라. 손에 생채기라도 나면 어쩌려고.”
“리아나는 애기가 아니야! 꼬기 먹는 정도는 할 쑤 이써!”
아니, 이 아빠가 자꾸 왜 이래?
갈수록 과보호가 심해지는 것 같단 말이야.
“아니야, 리아나. 아버지 말씀 들어. 그 작은 손으로 왜 그런 걸 하려고 그래. 아버지 안 계실 땐 오빠가 썰어 줄게.”
니키가 옆에서 엘로이를 거들었다.
“고기는 내가 제일 잘 썰지.”
루카스까지.
아니, 이 늑대들이?
아, 됐다고오! 나 혼자 할 수 있다고오!
나 한국에서는 여섯 살 아니, 이제 일곱 살 됐겠지?
유치원에서 일곱 살이면 큰누나라고!
“리아나가 할 쑤 이따니깐?”
“안 된다니까. 힘 빼지 말고 고기 마저 먹어. 잘 먹어야 쑥쑥 크지.”
“이씨.”
짜증이 나서 입을 내밀고 씩씩거렸다.
“리아나가 고집부려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그냥 수긍해.”
눈 하나 깜짝 않고 니키가 부드럽게 강요했다.
너 오빠 이씨. 니키 오빠 너어.
“전부 미오. 애기 취급이나 하구.”
“충분히 애기 맞다. 이 집에 너처럼 작은 늑대는 없어.”
“리아나는 친칠라야!”
“그래, 친칠라지. 그러니까 안 돼.”
“씨이…… 이러케 과보호할 거면 어제 리아나는 왜 소개해써! 구냥 꽁꽁 감춰 두구 살지!”
애기 취급에 화가 나서 소리를 꽥 질렀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예상과 달랐다.
“안 그래도 그럴 걸 하고 후회하는 중이다.”
“그 고양이 새끼들 때문이죠?”
“아, 저도 봤는데 리아나만 엄청 쳐다보던데요. 눈알을 확 다…….”
니키가 말을 하려다 날 보고는 입을 다물었다.
확 다 파 버린다는 말을 하려고 했겠지.
그보다 고양이라니?
“꼬양이? 누가 꼬양인데? 리아나 꼬양이 조아해.”
“안 돼. 고양이는 절대 가까이해서도 말을 나눠서도 안 되는 놈들이야.”
루카스가 표정을 굳혔다.
“왜애? 꼬양이 기엽자나.”
“그 고양이 말고. 서부랑 남부에 사는 고양이 새끼들.”
“어제 봐떤 금발 오빠랑 지미 얘기 하눈 고야?”
“오빠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