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 너튜버 in 구한말 09권
300만 너튜버 in 구한말 09권
300만 너튜버 in 구한말
09
차우렌즈
300만 너튜버 in 구한말 09권
차례
Chapter 01. 공군 창설
Chapter 02. 첩보전
Chapter 03. 블라디보스토크의 재앙
Chapter 04. 일본 침공
Chapter 05. 교토
Chapter 06. 무조건 항복
Chapter 07. 에필로그 : 뒤바뀐 세상
300만 너튜버 in 구한말 09권
Chapter 01. 공군 창설
내가 대통령이 되면서 내 거처도 궁궐로 옮기게 되었다.
광무제가 머무는 창덕궁은 그대로 광무제가 쓸 수 있게 조치를 해두었다.
그래도 임금에 대해 예우를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그날 밤.
북악산이 보이는 경복궁 한 쪽에 앉아 설계도를 그리고 있었다.
현대사회에서 쓰이는 많은 물건들, 시설들을 하나하나 만들어 나가는 건 정말 보통 번거로운 일이 아니었다.
물론 그만큼 내 두뇌도 점점 더 좋아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아니. 왜 저한테는 아무 자리도 없는 겁니까? 홍 장군님. 아니, 홍 장군님은 그렇다 쳐도 쪽바리인 타로까지 한자리 꿰찼는데!”
그때 한쪽에서 해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이번 행정부를 구성할 때 해주를 안 넣긴 했지.
워낙 다혈질이고 왁왁하는 성격이라 행정 쪽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이 되었거든.
대신 군 관련 보직을 구상하고 있기는 한데―
현재 육군과 해군만 있는 상태라 구체적인 그림을 그린 건 아니지만, 합동참모본부를 맡길 생각도 했었다.
여기까지는 다른 참모들한테도 말해두지 않아 아마 해주도 모르고 있을 것이다.
“각하께서 널 일부러 빼놓으셨겠느냐. 다 뜻이 있으실 게다.”
달래주는 신황의 목소리도 들렸다.
둘이 뭐라고 하는지 가만히 들어보았다.
“그래도 함께해 온 세월이 있는데!”
“어허. 해주야. 철봉이도 이름은 올라가지 않았지만 철저한 측근으로서 각하 옆에 머물게 되지 않았느냐.”
“그야 철봉이 원했던 거 아닙니까.”
“각하께서 필히 한자리 주실 것이니 너무 서운해 말거라.”
“모르겠습니다. 참!”
해주는 정말 서운한 모양이었다.
좀 달래줘야 할 타이밍인 것 같다.
나는 연습장을 허리에 끼고 소리가 난 곳으로 걸어갔다.
날 발견한 해주가 흠칫 놀라며 머리를 조아렸다.
신황도 날 보고 바로 허리 숙여 인사를 했다.
“시간이 늦었는데 침소에 들지 않으셨습니까.”
신황이 물었다.
“아시잖아요. 저녁때면 이것저것 설계도 만드는 거.”
내가 허리에 차고 있던 연습장을 보여주며 대답했다.
신황은 다시 한번 허리를 숙이며 예를 표했다.
다만 해주는 서운한 티를 팍팍 내면서 고개를 돌렸다.
“보니까 해주 아저씨께서 서운하신 게 많으신 거 같아요. 이번 인사 발령을 두고.”
내 말에 신황이 인상을 쓰며 해주를 쏘아보았다.
하지만 해주는 개의치 않고 나에게 따지듯 말했다.
“아니, 솔직한 말로 도련님하고 제가 보통 사이입니까. 난병들한테 쫓겨서 산속에 숨어 있을 때부터 말입니다. 대판 형님하고 신황 형님한테는 한 자리씩 다 주더니. 저는 어찌 아무것도 없는 겁니까?”
“어허!”
해주가 따지자 신황이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했다.
나는 괜찮다는 눈짓을 보낸 후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네. 서운하실 수 있죠. 그런 기분을 들게 해서 죄송합니다.”
내가 바로 인정하자 해주는 할 말이 없는지 입을 다물었다.
“허나 제가 아저씨를 잊고 있던 건 아닙니다. 조금― 아직 자리 잡지 않아서 나중에 말씀드리려고 한 건데요. 현재 저희가 육군과 해군이 있잖아요.”
“그렇죠.”
“이후에는 ‘공군’이라는 부대도 창설할 생각인데요. 그 부분은 나중에 설명하고. 아무튼 각 부대별로 사령관들이 있을 거고요.”
“네, 맞습니다.”
“그 사령관들을 모두 지휘하는 ‘합동참모본부’라는 걸 만들 예정입니다.”
“합동참모본부요?”
“네. 줄여서 ‘합참’이라고도 하는데요. 합참은 각 군대를 총괄 통솔하는 임무를 맡게 될 거고, 그 대표인 ‘합참의장’은 국방부 장관만큼이나 굉장히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거예요.”
“음.”
해주와 신황 모두 처음 들어보는 기관인지라 혼란스러워하는 눈치였다.
“저는 해주 아저씨께 합참의장 자리를 내드리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군 통솔에 있어서 국방부 장관이 정치적인 쪽은 담당한다면, 합참의장은 보다 실무적인, 군사적인 쪽을 담당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오호. 근데 왜 미리 말씀해 주시지 않은 겁니까?”
“아직 구상단계에 있어서요. 조만간 공식적으로 말씀드릴 테니 너무 서운해 말고 기다려주세요.”
내가 해주의 거친 손을 꼭 잡아주며 말했다.
해주는 감격과 혼란이 섞인 표정으로 날 바라보며 멋쩍게 미소를 지었다.
“그럼 전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제 나도 들어가서 쉬어야겠다.
나는 경복궁에 마련된 내 거처로 걸음을 옮겼다.
* * *
다음 날 아침.
오늘은 공군 창설에 대한 구상을 본격적으로 좀 해봐야겠다.
다른 할 일도 무지하게 많긴 하지만― 우리가 공군을 먼저 체계화시킨다면 핵무기만큼이나 압도적인 군사력을 투사할 수 있게 될 것이었다.
우리나라 국방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야 할 일 중 하나였다.
공군.
가장 선행되어야 할 건 비행기 제작.
1903년, 라이트 형제가 세계 최초로 동력 비행기를 발명한 이후로 시대는 급변했다.
사람을 수송하는 역할도 하지만 가장 빛을 발한 건 역시 전장에서였다.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적의 위치와 규모를 찾아내는 정찰 능력.
비행기는 하늘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뛰어난 정찰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비행기가 개발된 초창기에는 정찰 용도로만 사용이 되었다.
허나 누군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정찰을 나간 저 비행기가 하늘에서 못이나 폭탄, 수류탄을 직접 떨어트리면?
이게 항공기 공습의 유래였다.
그래서 세계 1차대전, 복엽기를 타고 도그파이팅을 하기 전에 비행기 위에서 직접 포탄을 떨어트리는 사진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시대가 발전하면서 비행기 날개에 기관총이 달리고, 폭탄을 달 수 있게 되며, 엔진 출력도 높아지면서 세계 2차대전의 공중전 양상이 펼쳐지게 된다.
이런 와중에 제트엔진이 개발되면서 더욱 먼 거리를 빠르게 움직일 수 있게 되고―
현대에 들어서는 무려 수백km 너머에 있는 표적을 맞힐 수 있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걸 우리가 빠르게 개발하여 선점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엄청난 힘이 되어줄 것이다.
제트엔진을 개발하기는 당장 어려울 것 같고.
세계 2차대전 때 쓰인 프로펠러 형태의 전투기 정도는 개발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거로도 전투기, 정찰기, 전략폭격기 등등 많은 걸 만들 수 있으니 말이다.
나는 첫 국무회의에 나가면서 공군 창설에 대한 청사진을 대략 만든 뒤 회의 장소에 들어갔다.
국무회의는 예전 상참이나 조참 때와 같은 분위기가 아닌, 테이블을 놓고 모두 공평하게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형태로 진행하였다.
회의가 시작되자 각 장관들 모두 각자 자신들이 진행할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한 바퀴 쭉 돌면서 많은 안건들을 접수받았다.
구시대적인 조선의 행정 시스템부터 도시 인프라까지.
모든 것을 뜯어고치기 위한 첫걸음이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눈 뒤, 회의 막바지에 이르러 공군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여러분. 이건 군사 분야기는 한데요. 현재 저희 대한민국에는 육군과 해군이 있잖습니까.”
운을 떼자 신황과 홍동명이 먼저 나에게 시선을 모았다.
“이번에 ‘공군’을 창설할까 합니다.”
그 말에 정대평이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공군이 뭡니까?”
“공군. 육군은 땅을 걷는 군대고 해군은 바다를 건너는 군대죠. 공군은 하늘을 나는 군대라고 보면 됩니다.”
“하늘을 난다는 말씀이십니까? 하늘이요?”
정대평이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다른 장관들의 반응 역시 같았다.
홍동명 역시 이해가 안 된다는 얼굴이었다.
내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덧붙여 말했다.
“네. 군인이 하늘을 날 수 있다면 정찰이나 기습에 굉장히 유리하겠죠. 안 그렇습니까?”
“상상이 되지는 않습니다. 새들을 훈련시킨다는 말씀이신 건지.”
그러자 서재필이 물었다.
“아뇨. ‘비행기’를 만들 겁니다.”
“비행기는 무엇입니까?”
“하늘을 나는 차량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게 가능하다는 말씀이신가요?”
“제가 처음 차량을 만들었을 때도 놀랍지 않으셨습니까?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하늘을 나는 기계.”
내가 검지를 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솔직히 자재만 있다면 비행기를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것도 프로펠러 형태라면 더더욱.
이야기를 듣던 신황이 말했다.
“각하께서 신묘한 물건을 워낙 잘 만드시니 ‘비행기’라는 물건을 만드는 것 역시 불가능은 아니겠습니다만, 그 기계를 전장에서 어찌 활용하신다는 것인지 쉬이 떠오르진 않사옵니다.”
본 적도 없으니 상상할 수도 없겠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앞에 적들이 방어선을 치고 우리를 막고 있어요. 방어선이 얼마나 견고한지 조금만 접근해도 아군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지는 상황이지요. 그런데 우리가 하늘로 날아 방어선 후방에 폭탄을 떨굴 수 있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내 말에 신황과 홍동명의 미간이 조금씩 펴졌다.
“여러분께서 미심쩍어하시는 부분도 이해합니다. 조만간 제가 비행기를 직접 만들어서 보여드릴 터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그리고 홍 장관님께서는 공군 부대 창설을 위한 편제를 구상해 주시기 바랍니다. 모르시는 부분은 물어봐 주시고요.”
“아, 네, 네.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