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감독이 EX급 리스트를 얻었다 02권
천만 감독이 EX급 리스트를 얻었다 02권
천만 감독이 EX급 리스트를 얻었다
02
무아
천만 감독이 EX급 리스트를 얻었다 02권
차례
Chapter 01. 강하준 담당 일진
Chapter 02. 제대로 미친 X
Chapter 03. 수련회
Chapter 04. 어른의 방식
Chapter 05. 연기의 제왕
Chapter 06. 아주 유명한 믹서기
Chapter 07. 예고편
Chapter 08. 어쩌면 슬픔의 얼굴은
Chapter 09. 관객과의 대화
Chapter 10. 백상 예술 대상
Chapter 11. 동경의 얼굴
Chapter 12. 빗속의 별
Chapter 13. 이야기의 주인
Chapter 14. 거짓말쟁이
Chapter 15. 홍세나
Chapter 16. 공개
Chapter 17. 세상이 부르는 이름
Chapter 18. 집필
천만 감독이 EX급 리스트를 얻었다 02권
Chapter 01. 강하준 담당 일진
‘…어라? 버근가?’
회의실로 들어오는 수연을 보며 도윤이 맨 처음 한 생각이다.
그리고 따라붙는 것은 의문.
‘사람이 저렇게 생길 수가 있나…?’
그렇게 멍한 채로 잠시 시간이 지나자 결론이 났다.
‘핵슈퍼킹갓 존예다…!’
도윤은 개안을 한 느낌이었다.
과거(바로 조금 전까지) 도윤이 생각하기론, 율제고등학교 여자애 중에 제일 예쁜 건 단연 주아였다.
큼지막하지만 오밀조밀 귀엽게 모여 있는 이목구비, 통통한 볼살, 뽀얀 피부.
거기에 갭 모에로 걸걸한 말버릇과 현피를 마다하지 않는 대담함까지.
그래서 주아를 좋아했다.
그런데.
“오셨어요?”
“네, 감독님. 콘티 해결인가요?”
지금 눈앞에 이 누나(10살은 차이 나겠지만 예쁘면 누나다)는 완전히 다른 장르다.
단발머리, 날카로운 고양이 눈매, 젖살이 빠져 날렵한 턱선, 거기에 조금 피곤한 듯한 표정까지.
완전 일에 지친 어른 여자…! 멋진 누나…!
도윤은 그대로 폴인럽해버렸다.
…사춘기 남학생에게 사랑은 너무 쉬웠다.
사실 처음 이 사무실에 올 때까지만 해도 별생각이 없었다.
매일 게임 좀 끊으라고 잔소리를 듣는 자신이 무언가 주아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이 신기했고,
그게 ‘영화’라는 프로페셔널한 세계의 일이라니 조금 어른이 된 기분이었다.
주아는 신이 나서 자신을 잡아끌었고, 어른(하준)에게 칭찬받을 생각을 하니 좀 설레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나 회의실에 들어와 마주한 하준은…
재수가 없었다.
일단 너무 잘생겼다.
얄미울 만큼.
그래서 삐딱한 태도를 유지했다.
남자가 가오가 있는 거 아니겠는가.
하지만.
“감독님, 그럼 이제 연출부 꾸려야죠? 조연출 후보부터 얘기해볼까요?”
“아, 네.”
시크하게 생긴 수연이 하준에게 너무나 친절한 거다.
그러니 자연스레 드는 생각.
‘…감독이 되면 저런 걸까?’
생각해보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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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주아 = 하준 좋아함.
예쁜 수연 = 하준에게 친절함.
하준 = 영화감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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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3단 논법이 도윤의 머리에서 도출됐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만약 그렇다면,
‘영화감독…! 되고 싶다…!’
꿈이 정해져 버렸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사춘기 남학생에게 사랑은 너무 쉬웠다.
결론이 나자 머리가 더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감독이라는 거, 어떻게 되는 걸까.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이야기들과 봤던 기사가 도윤의 머릿속에 떠다니기 시작했다.
‘조연출… 감독이 되기 위한 첫걸음?!’
그렇다면 이 기회를 잡아야만 했다.
게임에서만 가능했던 ‘예쁜 여자 하렘 천국’을 위해선 영화감독이 되어야 했다!
“……저, 저! 저 조연출 그거 해도 됨요?!”
그래서 급발진처럼 한마디가 튀어나왔고,
이내 돌아온 대답은…….
“안 돼.”
하준의 거절이었다.
“…왜, 왜요?”
“영화 관심 없다며. 주아 도와준 건 고마운데, 조연출이라는 게 뭐 장난처럼 할 수 있는 건 아냐.”
“…….”
장난 아닌데.
나 진짜 하렘 왕국 건설이 목푠데.
방금 생긴 꿈이 한순간에 좌절됐다.
자신의 꿈을 뭉개버린 하준은 태연하게 수연(누나)과의 대화를 이어갔다.
“수연 대표님, 후보 목록을 봤는데요. 확 꽂히는 사람은 없어서요. 아무래도 면접 볼 때 테스트도 같이 진행하는 게 좋겠어요.”
“네? 테스트요? 무슨 테스트?”
“연출 쪽으로 레퍼런스는 얼마나 쌓았는지, 연출 방향에 대한 이해는 얼마나 깊은지, 몇 가지 간단한 테스트해 보는 게 좋을 거 같아서요.”
그 대화를 듣고 있던 도윤의 눈에 생기가 돌았다.
어어…? 그깟 테스트가 문제라면…!
자신도 받아보면 되는 거 아닌가…!
“저, 저도 하겠음요!”
“…응?”
“테스트받을게요! 조연출 테스트받고 싶음요!”
수연 누나를 위해서라면 어떻게든 통과할 자신이 있었다.
*
도윤의 집.
“네가 먼저 도와줬으니까, 나도 도와주는 거당? 평소에 나한테 잘해야 한다는 뜻이징.”
“응! 진짜 땡큐임!”
책상 위엔 영화 촬영 자료를 펼쳐놓은 채 도윤과 주아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
조연출 테스트를 위한 특별 과외였다.
도움도 받았겠다, 답지 않게 의욕적인 겜돌이 친구를 위해 주아가 나서기로 했다.
며칠을 불태운다고 해서 도윤이 테스트에 붙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래도 노력은 해봐야 하는 게 아니겠는가.
주아가 두 팔을 걷어붙였다.
똑똑똑 -
그때.
도윤의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엄마?”
“도윤아, 주아야. 이거 먹으면서 해~”
“앗! 어머닝, 감사합니당…!”
“그래… 아이구 참 예쁘다, 우리 주아.”
“아하핫! 감사해영!”
도윤의 어머니는 책상 위에 과일 접시를 내려놓았다.
주아를 보며 환하게 웃는 채였다.
게임 폐인 아들내미의 유일한 여자 사람 친구가 예뻐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도윤은 그런 어머니를 보며 생각했다.
‘엄마! 나는 노선 틀었어…! 나는 수연 누나가 좋아!’
물론 말로 뱉었다면 등짝을 맞았을 발언이다.
그러나 도윤은 이미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었고, 손주 이름도 정해놓은 상태였다.
“…엄마, 이제 나가! 우리 할 거 많아!”
“알았어 이 놈아. 주아는 배고프면 말하고~?”
“히힣, 넹! 감사합니당!”
방문이 닫히고 다시 두 사람은 펼쳐놓은 자료들로 시선을 옮겼다.
“우리한텐 일주일이 있엉. 오늘은 기본적인 촬영 이론이랑 샷들 위주로 빠르게 훑을 건데, 나 가고나면 내일까지 다 외워놔야 됑. 오케?”
“아, 오케! 근데… 조연출이 왜 촬영을 공부함?”
“감독은 원래 다 알고 있어야 됑. 촬영, 조명, 미술, 그리고 그 외 여러 가지 전부.”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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