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진실한 사랑의 키스를
당신에게, 진실한 사랑의 키스를
당신에게, 진실한 사랑의 키스를 [3권]

지은이 자몽
발행일 2025년 7월 23일

펴낸곳 (주)테라핀
홈페이지 http://www.copinnovel.com
전자우편 easycontents@terapinstudios.co.kr
등록번호 제 25100-2019-000007호

ⓒ 자몽,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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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3,700원
ISBN 979-11-7461-120-8 [05810]
당신에게, 진실한 사랑의 키스를
Chapter 3-2.
밖에 피워 놓은 커다란 모닥불 곁에서 저녁을 먹은 뒤에 리아스와 라인더르스 후작은 천막으로 돌아갔다. 두 사람이 머무는 것을 생각해 아랫사람들이 임시로 간이침대를 더 가져다 놓았지만 그들은 한자리에 눕기로 했다. 임시로 사용하는 좁은 침대가 두 사람을 감당할 수 있을지 리아스가 걱정하자 라인더르스 후작이 이미 한차례 정사도 치렀으니 멀쩡할 거라고 말했다.
다소 뻔뻔한 말에 괜히 민망해하며 그를 쳐다보자, 마찬가지로 말해 놓고 민망한지 어색한 눈길을 보내는 후작의 얼굴에 리아스는 웃었다. 그와 나란히 한자리에 누워 마주 본 채로 눈을 감았다가 아침이 오자 다시 본영을 떠날 준비를 했다.
“짐마차에 필요한 건 다 실었습니다.”
“짐마차를 병사들에게만 맡기지 말고, 기사들에게도 분담시켜라. 어제는 길이 조용했지만 오늘은 어떨지 모른다.”
“예, 각하.”
차분하게 리카드에게 지시를 내린 라인더르스 후작이 말에게 사과를 먹이는 리아스를 돌아보았다.
“기분은 어떻지? 괜찮은가?”
“네, 푹 자고 일어났는걸요.”
말에게 사과를 먹인 손을 털어 내며 리아스는 라인더르스 후작을 바라보곤, 그의 뒤로 시선을 던졌다. 일정이 긴 탓에 일행도 전보다 많았고, 이번에는 시그르드도 함께 움직이게 돼 뒤에서 짐을 확인하는 그의 모습이 보였다. 잠시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까닥여 인사를 하는 그에게 마주 인사를 한 리아스는 다른 일행들을 눈에 담았다. 전날 본 모텐슨 후작과 비탈리 공작도 각자 준비하느라 바빠 보였고, 그들의 뒤로 붉은 천을 매단 창을 든 기사들과 은색으로 빛나는 갑주를 입은 이들, 그리고 신성회의 기사들도 눈에 띄었다.
“숫자가 많네요.”
“그래도 최소한으로 꾸렸어. 나흘이나 되는 일정을 생각하면 좀 더 데려가도 괜찮겠지만, 본영에 황태자께서 남아 계시니까.”
라인더르스 후작의 설명에 리아스는 최대로 맞춰서 사람들을 모았다면 얼마나 더 일행이 많았을지 궁금해졌다. 그러는 동안 뒤쪽에서 누군가 작은 호루라기를 부는 소리가 들렸다. 조금 날카롭지만 곳곳으로 충분히 퍼질 만큼의 소리에 리아스가 고개를 들었다.
“출발 신호예요?”
“곧 출발한다는 신호야. 뒤처지는 사람이 없도록 미리 신호를 보내는 거지.”
라인더르스 후작이 설명하면서 리아스가 탈 말의 갈기를 쓰다듬었다.
“전장에서나 함대들은 저런 식으로 신호를 하거든. 이번에 자주 듣게 될 테니 구분할 수 있게 그것도 가르쳐 주겠다.”
“그럼 좋죠.”
옅은 미소를 띠며 대답한 리아스는 출발 준비를 거의 마친 듯 차분해지는 분위기를 느꼈다. 잠시 후 뒤쪽에서 짐마차에 마부들이 전부 오르자 라인더르스 후작이 리아스에게 말했다.
“출발하겠군. 말에 올라.”
고개를 끄덕이면서 리아스는 등자를 딛고 말 위에 올라탔다. 리아스가 말에 오르는 것을 확인하며 뒤따라 라인더르스 후작이 말에 올랐을 때, 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리암이 혼자 다가왔다.
“안색은 좋아 보이시는군요.”
“네, 잘 쉬었어요.”
“뒤따르겠습니다.”
리암에게 고개만 끄덕이고 눈을 들자 곧장 호루라기 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무로 만든 본영의 출입구가 열리고 조사지로 향하는 무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황실은 물론이고 마법사 의회와 신성회에서 각각 찾아낸 지역을 전부 돌아보고 되돌아오는 긴 일정의 시작이었다.
첫 번째 목적지까지는 반나절가량의 시간이 걸렸다. 비교적 길이 순탄한 편이라 큰 문제 없이 도착한 장소를 리아스는 둘러보았다. 구불구불하게 흘러가는 샛강이 있고, 강 건너편에 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란 숲이 보이는 장소였다. 특이하게도 누군가 일부러 그렇게 해 놓은 것처럼 일정한 간격을 두고 누워 있는 기다란 바위들이 눈에 띄었다.
“뭘 보고 있지?”
금세 자신의 주의가 다른 곳에 있음을 눈치챈 라인더르스 후작이 물어 왔다.
“저쪽의 바위가 눈에 띄어서요.”
“마법사 의회에서 지목한 장소 중 하나입니다.”
어느새 다가온 시그르드를 돌아보자 그가 자신이 눈길을 준 기다란 바위를 바라보며 이어 말했다.
“바위에 룬 문자들이 적혀 있습니다. 비바람에 거의 다 지워져서 겨우 흔적만 남아 있지만요.”
“여기에 지하 도시로 가는 입구가 있을 것 같나요?”
“마법사 의회가 기대하는 건 정보입니다. 룬 문자를 해석해 내면 지하 도시의 위치를 더 손쉽게 알아낼 거라 기대하고 있죠.”
“아하…….”
시그르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리아스는 라인더르스 후작을 돌아보았다.
“바로 시작하진 않겠죠.”
“그럴 것 같군. 이번에는 사람도 많고, 정리할 것도 많으니 말이야.”
상황을 살피며 말에서 내리는 후작을 따라 리아스도 말에서 내려 땅을 디뎠다.
“저쪽에 가 볼 수 있을까요?”
“누구도 제지하지는 않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주변을 둘러본 시그르드가 말하자, 라인더르스 후작이 자연스럽게 리아스의 옆으로 다가왔다.
“그럼 잠시 살펴보러 가지.”
“좋아요.”
당연하게 자신의 곁에 서는 라인더르스 후작과 함께 리아스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누워 있는 바위로 가까이 다가갔다.
“확실히 사람의 손을 탄 것처럼 보이긴 하는군.”
바위에 가까이 다가선 라인더르스 후작의 말에 동의를 담아 고개를 끄덕이며 리아스는 바위 표면이 깎여 나간 흔적을 눈에 담았다.
“잘 보이지 않지만 룬은 맞네요.”
“찾을 수 있는 기록 중에 가장 오래된 기록에서도 글자들이 분명하진 않았다고 나오니 상상하는 것보다 오래됐을지도 모릅니다.”
마찬가지로 바위에 새겨진 룬 문자를 눈에 담느라 구부정하게 허리를 구부린 채 시그르드가 말했다.
“글자가 분명한 순간을 확인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시그르드의 질문에 리아스는 룬에서 눈을 돌려 그와 라인더르스 후작을 번갈아 살폈다.
“확신할 순 없어요. 알맞은 시간을 찾는 건 거의 직감에 따라서 하고 있으니까요.”
리아스의 설명에 룬 문자에 집중하고 있던 시그르드가 고개를 들어 리아스를 바라보았다.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하시는 겁니까?”
“빛으로 만들어진 실이 겹쳐져 주위를 둘러싼 형태로 보여요. 씨실과 날실처럼요. 건드리면 희미하게 소리가 들리고요.”
“그것참…….”
“곤란하겠다고요?”
“예, 그것도 포함입니다.”
시그르드의 말에 리아스가 맥없이 웃음을 흘리자,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라인더르스 후작이 말했다.
“직감에 기대야 한다면 너무 비효율적이긴 하군. 마력을 소모하는 그대에겐 힘든 일일 테고.”
“전날 조사에서는 어떻게 알맞은 시간을 찾아내셨습니까?”
“많이는 아니지만 경험에 따르면 오래된 시간들은 좀 희미하긴 해요. 최근일수록 빛이 강하고, 더러는 색이 두드러지는 경우도 있고요.”
리아스의 말에 잠시 골똘하게 생각하던 시그르드가 답답함에 눈을 약간 찡그렸다.
“그래도 모호하군요. 희미한 게 한두 개도 아닐 테고요.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이 있으면 좋을 텐데요.”
“의회에 리아스와 비슷한 사람들에 관한 기록 같은 건 없나?”
라인더르스 후작의 물음에 리아스도 시그르드의 답을 궁금해하며 그를 보았다.
“애석하게도 그런 기록에 접근하려면 의회의 승인이 있어야 합니다. 신성회도 비슷할 테고요.”
“이 원정을 효율적으로 빨리 끝마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의회도 신성회도 도와야 할 테지.”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리아스는 원정을 빨리 끝내야 한다는 후작의 말에 자신의 발을 바라보았다.
“일리가 있으시군요. 요청을 해 본다 해서 손해는 아니겠지요.”
“마수도 망령도 이미 이 나라뿐만 아니라 온 대륙의 재정과 인적 자원을 지나치게 소모하고 있어. 서두르지 않으면 더는 정말 손쓸 수 없게 될 테니, 꽉 막힌 규율을 들먹이면서 시간을 허비하진 않겠지.”
걱정과 약간의 지긋지긋함이 뒤섞인 라인더르스 후작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리아스는 가만히 숨을 골랐다.
“본격적으로 뭘 하기 전에 잠시 어디라도 앉아 있을래요.”
“그대의 이야기를 들으니 조금이라도 체력을 더 온존하는 게 좋겠어.”
선뜻 자신에게 손을 내미는 라인더르스 후작의 모습에 리아스는 어깨를 움츠리며 웃었다. 자신을 조심스럽게 대하려는 그의 손을 리아스는 기꺼이 붙잡았다. 그의 서늘한 체온을 감싸듯 손을 잡자, 리아스를 향해 후작도 미소를 건네며 앉아 쉴 만한 자리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여기 있었군.”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을 만한 적당한 자리를 찾기도 전에 모텐슨 후작이 두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정다운 시간을 보내는 것 같던데.”
라인더르스 후작과 자신을 오가는 모텐슨 후작의 시선에 리아스는 자그마하게 숨을 억눌렀다.
“어제는 정신이 없기도 했고, 직후엔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 겨우 인사만 나눴었지.”
“예.”
자신에게 말을 붙이는 모텐슨 후작에게 리아스는 조심스러운 동작으로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인사를 받는 모텐슨 후작의 시선이 라인더르스 후작과 맞잡은 손으로 옮겨 가자 리아스는 작게 손을 꼼지락거렸다. 별것 아닌 손동작에서 무언가라도 느낀 것처럼 라인더르스 후작이 손에 가볍게 힘을 주는 게 느껴졌다.
“본격적으로 살펴보기 전에 잠시 쉬게 하려던 참이었습니다.”
“잠시 앉아서 포도주라도 한잔하는 게 어떤가? 아랫사람들이 준비하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으니 말이야.”
정중하지만 어딘지 거절하기 어려운 권유에 리아스는 라인더르스 후작의 눈치를 살피듯 눈을 들었다. 그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모텐슨 후작과 벌써 그럴싸하게 자리를 갖춘 그늘막 쪽을 바라보았다. 모두가 분주한 가운데 그늘막을 세워 만든 자리를 본 라인더르스 후작의 손이 가볍게 움찔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를 살피자, 여전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표정만 눈에 들어왔다. 어쩐지 냉랭한, 혹은 조소에 가까운 것처럼 느껴지는 라인더르스 후작의 얼굴을 리아스는 조심스레 바라봤다. 리아스가 느끼기엔 어딘지 내키지 않아 하는 기색이었지만 그의 얼굴에 표정이 없어서 분명하게 알기는 어려웠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서 있는 리아스의 얼굴을 곁눈질하듯 살핀 라인더르스 후작이 부러 보여 주는 것처럼 싱긋 미소를 띠면서 모텐슨 후작에게 대답했다.
“어차피 쉴 곳을 찾던 중이니, 거절하지 않겠습니다.”
어울리겠다는 라인더르스 후작의 대답에 화색을 띠며 모텐슨 후작이 그늘막 쪽으로 직접 두 사람을 이끌었다. 자리로 다가가자 로히르가 비탈리 공작은 물론이고 귀족들과 한자리에 앉아 있어서 리아스는 뜻밖이라는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오셨군요. 안색이 좋아 보이셔서 다행입니다.”
수더분한 미소를 건네는 로히르에게 리아스도 미소를 건네면서 한 테이블에 앉아 있는 이들을 보았다. 몇 안 되는 귀족들 사이에 기사와 의회에서 온 마법사들이 어울리듯이 앉아 있는 어색한 자리였다.
“비탈리 공작이 가져온 포도주를 내 드려라.”
모텐슨 후작이 말하자 한쪽에 있던 견습 기사들이 포도주를 가져와 리아스와 라인더르스 후작의 잔을 채웠다. 리아스와 나란히 앉은 라인더르스 후작은 말없이 술을 따르는 견습들의 행동을 시선으로 쫓았다.
“황실의 견습 기사들이라 그런지, 몸가짐이 바르군요.”
“장차 황실을 보호할 인재들이니 당연히 몸가짐이 발라야지.”
인망 높은 사람처럼 웃는 모텐슨 후작의 말에 리아스는 반사적으로 앉은 기사들의 안색을 살폈다. 미동도 없이 매끈한 표정을 짓고 있는 로히르와 달리, 은빛 갑주를 입은 황실의 기사와 비탈리 공작가 기사의 표정에는 딱딱한 구석이 있었다.
“포도주를 좀 드시죠.”
불편한 자리에서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던 리아스는 비탈리 공작의 말에 정신을 가다듬었다. 앞에 놓인 와인을 권하는 비탈리 공작의 눈짓에 리아스는 잔으로 내키지 않는 손을 가져갔다. 예의를 차리느라 겨우 입술만 적실 정도로 술을 마셨지만 풍부한 향이 입과 코를 가득 메웠다. 리아스는 자신이 마신 것이 라인더르스 후작과 함께 축제에서 마셨던 그 포도주임을 깨달았다.
“이건… 황실과 비탈리 공작가에 납품되던 포도주인 거 같네요.”
말끝에 라인더르스 후작을 바라보자 제대로 맞혔다는 듯 그가 리아스에게 눈짓했다.
“마셔 본 적이 있나 보오.”
뜻밖이라는 듯 모텐슨 후작이 말하자 리아스는 잔을 내려놓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황상께서 썩 괜찮은 사람을 고르셨다고 한 솔버그 백작의 말이 맞았군.”
호방한 웃음이 섞인 모텐슨 후작의 말에 리아스는 라인더르스 후작이 무릎 위에 얹은 손을 움켜쥐는 것을 발견했다. 모텐슨 후작의 말이 단순한 칭찬이 아니라는 것을 자신도 느끼고 있었지만 내색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그의 손등을 감쌌다. 어색한 분위기를 어떻게 모면해야 할지 고민하는 동안 내내 말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던 로히르가 주변을 둘러보며 말문을 열었다.
“그런데 리암 경이 안 보이는군요. 이번 원정에서 리아스 님을 호위하는 것이 리암 경의 일인데.”
“멀지 않은 곳에 있어요. 후작님과 함께 바위를 먼저 좀 살펴보고 싶었거든요.”
내심 다른 주제를 꺼내 든 로히르에게 감사하면서 근처를 돌아보자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리암의 모습이 보였다.
“저쪽에 있네요.”
“리암 경을 늘 가까이 두십시오. 맡은 일은 반드시 해내는 사람이라 만일의 사태에는 리아스 님의 충실한 검이 되어 줄 겁니다.”
매끄러운 몸짓으로 포도주를 입가로 가져가는 로히르를 지켜보는 리아스의 곁에서, 라인더르스 후작이 술잔을 바깥으로 밀어 냈다.
“이후에도 계획한 일정이 있으니 포도주는 너무 많이 마시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이제는 부쩍 해가 짧아지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아쉽지만 후작 각하의 말씀이 옳으십니다.”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던 마법사가 동조하듯 말하자 모텐슨 후작이 마뜩잖은 듯 작게 혀를 찼다. 사람들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가 잔을 한 번에 털어 포도주를 마시더니 견습 기사에게 손가락을 까딱였다. 하인을 부리듯 견습 기사를 부리는 모습에 리아스도 표정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기어코 새롭게 포도주로 가득 채운 잔을 전부 비운 모텐슨 후작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렇다니 조사를 서두르라 해.”
“알겠습니다.”
모텐슨 후작의 말에 가까운 곳에 서 있던 기사가 사람들을 재촉하려 자리를 벗어났다. 어정쩡하게 자리가 파하자 라인더르스 후작과 다른 사람들이 기다렸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중 유일하게 아쉬워하는 기색을 내비치는 사람은 비탈리 공작뿐인 것을 리아스는 눈치챘다.
라인더르스 후작과 함께 그늘막을 벗어난 리아스의 눈에 조사를 나선 사람들의 모습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한 가지 목적을 좇고 있었지만 다들 따르는 이들이 제각각이었고, 나아가 조사대의 책임자는 그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그다지 호의를 얻지 못한 게 분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