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그라운드 크리처 6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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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물샘
발행처 : 도서출판 윤송 / 도서출판 윤송
등록일 : 2016년 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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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7258-362-0
정 가 2,600원
6권 - 2부
자폭.
트라우마.
이이제이.
경찰 특공대.
자폭.
하수구에 진입한 직후, 최주성이 선두에 섰고 바로 뒤는 오지훈 대위, 이어서 화염 방사기를 멘 고민준이 뒤를 따랐다.
크레모아를 매달고 있는 정수는 후방 담당이었다. 지훈이 정수에게 수신호로 철저한 후방 감시를 부탁했다.
보통의 소총과는 그 쓰임새가 달라 보이는 지훈의 총은 러시아에서 보내온 바이러스 주입을 위해 특수 제작된 마취 총이었다.
스스스스슥! 스스스슥!
흔들리는 랜턴 불빛은 음산함을 더욱 배가시켰다. 때문에 최주성은 소름 돋은 피부를 문지르며 불안감을 애써 외면했다. 하수가 흐르지는 않았지만, 고여 있는 물에 딛는 군화 소리가 생각보다 커, 발을 질질 끌며 걸었고, 숨소리도 최대한 죽였다.
러시아에서 특수 제작한 자외선 조끼는 이전에 착용했던 것에 비해 나름 성능이 우수해 보였지만 사용이 처음인지라 그 효과는 미지수였다.
스스스스슥! 스스스스슥!
돌연변이를 찾는 것이 급선무였지만, 차라리 돌연변이가 나타나지 않기를 지훈은 바랐다.
랜턴은 한계가 있었고, 불빛이 흔들릴 때마다 마치 돌연변이가 달려오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하아… 하아… 하아….”
들리는 소리라고는 발소리와 숨소리뿐이었다.
‘씨발, 겁나 쫄리네.’
언제나 그랬듯 가장 두려움을 주는 요인은 어둠이었다. 순간순간마다 머리카락이 쭈뼛 섰고, 썰렁했지만 연신 식은땀이 흘렀다. 명령이고 뭐고 도망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하아… 하아… 하아… 하아….”
나름 용맹하기로 소문난 주성이었지만, 다리의 후들거림은 숨길 수 없었고, 심장은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호들갑스럽게 뛰고 있었다.
정수는 크레모아를 마치 애완견 쓰다듬듯 어루만지며, 애써 안정을 찾으려 했다.
크레모아를 가슴에 달아 놓는 객기를 부렸지만, 그걸 쓸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그때.
주성이 가던 걸음을 멈추고는 한참을 말없이 서 있었지만 그 누구도 상황을 물을 수는 없었다.
잠시 후, 뒤를 돌아보고는 아니라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불안한 환경은 작은 소리에도 민감한 반응을 일으켰다.
“주성아,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움직여!”
지훈이 조용히 속삭였다.
“자꾸 뭔가 나타날 것만 같습니다. 여기 더 있다가는 정신병에 걸릴 거 같습니다.”
“정신병 운운하는 거 보니 아직 정상이야. 그러니까, 안심하고 전진해라!”
다시 가던 길을 이어갔다.
그때.
민준이 다시 한번 발걸음을 멈추고는 손가락으로 전방을 찔렀다.
‘전방에’
그리고 손가락 3개.
‘세 마리.’
이어 자신의 목을 쳤다.
‘수면 중이다.’
상황을 파악한 지훈이 정수에게 신호를 보내 보지만, 후방 감시에 여념이 없었다.
“��!”
그 소리에 비로소 고개를 돌렸다.
‘후방 감시 철저.’
이어서 지훈의 신호를 받은 고민준이 가스의 밸브를 살포시 열었다.
치이이이이이이이!
그 소리에 모두가 긴장했다. 생각보다 가스 새는 소리가 컸지만, 다행인 숙면 중인 돌연변이에게서의 반응은 없었다.
이어서.
화르르르르르르륵!
라이터 불을 가스에 대기가 무섭게 불이 뿜어져 나왔다. 이제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어마어마한 화염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지훈이 앞서가던 주성과 자리를 바꿔 전진했고, 고민준이 그 뒤를 따랐다.
앞장선 지훈은 이전보다 더욱 신중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바로 뒤에서는 민준이 대책 없이 떨리는 손가락을 방아쇠에 얹은 채 여차하면 모두 쓸어버리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
총소리가 들리면 안 되었기에, 마취가 실패할 경우를 대비한 화염 방사기였다.
고민준은 그것을 사용할 일이 없기를 바라고 또 바랐다.
자고 있는 돌연변이가 사정거리 안에 들어왔고, 이윽고 마취 총을 수면 중인 돌연변이에게 발사했지만,
팟팟팟팟팟팟팟팟팟!

청각을 자극하고 있는 돌연변이 달려오는 소리에 놀라 결국 오발되었다.
“씨발, 들켰나보다. 주성아, 정수하고 후방을 맡아라, 그리고 민준 너는 자고 있는 놈들, 그냥 녹여버려!”
“바이러스는 어떻게 합니까?”
“바이러스고 뭐고, 어차피 저놈들 일어나면 죽도 밥도 안 돼. 그러니까 그냥 쓸어버려!”
달려오는 소리는 후방에서 들렸지만, 그 소리에 곧 깨어날 돌연변이들 제압이 우선이었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악!”
역시나 후방에서 달려오던 돌연변이가 어느새 나타나 정수에게 그대로 달려들었다.
“으아악!”
탕 탕 탕 탕!
돌연변이를 제압한 건 정수 바로 뒤에 있던 주성이었다. 그렇게 재빠르게 돌연변이를 제압했지만, 자고 있던 돌연변이들이 그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었다.
“민준아, 빨리!”
화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화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역시 화염 방사기의 위력은 대단했다. 세 마리의 돌연변이가 손 한번 쓰지 못하고 산화되는 광경은 장관 그 자체였다.
그런데 이 화염 방사기는 사용시간이 길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었다. 짧은 시간에 이내 연료가 소진되어 민준이 방사기를 재빨리 벗어던졌다.
“젠장!”
문제는 총소리를 듣고 달려오는 또 다른 돌연변이들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출처를 알 수 없는 돌연변이의 발소리가 하수관 전체를 메아리쳐 진동했다.
팟팟팟팟팟! 팟팟팟팟팟!
“철수! 모두 철수한다.”
지훈이 외쳤지만, 달려오는 지점을 알 수 없는 탓에 우왕좌왕하고 있는 오합지졸일 뿐이었다.
그때.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악!”
탕탕탕탕탕탕탕!
또다시 정수에게 달려드는 돌연변이의 머리를 주성이 정확히 날려 가까스로 쓰러뜨렸지만,
“아아아아아악!”
달려들던 속도를 제어하지 못한 채 주성이 죽은 돌연변이에게 그대로 깔렸다.
팟팟팟팟팟팟팟팟팟팟!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으니, 미친 듯 달려오는 돌연변이의 수는 짐작조차 불가능했다.
“정수야, 일어나라! 여길 피해야 해!”
주성이 급하게 덮친 돌연변이에게서 정수를 끄집어냈지만,
“아아아아아아아아악!”
정수의 입에서 나오는 비명이 왠지 불길했다.
일어나지 못하는 정수의 겨드랑이를 잡고 일으켜 보려 했지만, 이내 힘없이 쓰러지며 고통을 호소했다.
“아아아악!”
“왜 그래?”
“일어나지를 못하겠습니다.”
“다쳤냐?”
“다리에 힘을 줄 수 없습니다.”
허리가 부러졌다.
“젠장! 정수야, 부축할 테니까. 조금만 힘….”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악!”
“위험합니다.”
갑자기 달려드는 돌연변이를 느끼고는 정수가 주성을 그대로 밀쳤다.
“아아아아아악!”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돌연변이의 공격을 맨몸으로 받아낸 정수의 다리가 엿가락처럼 휘어져 너덜너덜해져 버렸다. 뼈까지 밖으로 튀어나온 것이, 심각한 중상이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상황은 더욱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주성아, 너, 크레모아 설치할 수 있지? 정수가 차고 있는 거 벗겨서 빨리 설치해!”
역시나 마지막 필살기는 크레모아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걸 언제 설치하겠는가.
정수의 몸에 붙어 있는 크레모아를 떼어 내려 하자 정수가 주성의 손을 붙잡았다.
“제가 하겠습니다.”
다다다! 다다다다다! 다다다다다다!
“할 수 있겠어?”
“크레모아 전문 아닙니까?”
하지만 크레모아를 떼어 낼 생각은 전혀 하지 않은 채, 격발기의 전선을 묶여 있는 본체에 바로 꽂았다.
“뭐 하는 거야?”
“어차피 저, 여기서 못 나갑니다.”
“뭔 소리야?”
“저, 구하려다 다 죽습니다.”
난감했다. 자외선 조끼를 입긴 했지만, 달려오는 속도가 그것을 무력화했다. 게다가 돌연변이가 무식하게 달려든다면 정수 꼴 나지 말란 법도 없었다.
“이대로 나가봤자 수술 같은 거 못합니다. 평생 장애를 입고 살아가야 할 바에야 큰일 한번 하고 멋지게 가겠습니다.”
그러더니.
크레모아의 격발 장치를 머리 위로 번쩍 들었다.
“딱 다섯을 세겠습니다. 지금 안 가시면, 저승길 동행하겠다는 뜻으로 알겠습니다.”
“안 돼, 정수야!”
“하나!”
“우리 그러지 말고,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지훈이 소리쳤지만.
“둘!”
“씨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