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룡전 05권
마룡전 05권
마룡전
05
김강현
마룡전 05권
차례
제47장. 흑웅마군 ? 2
제48장. 오웅방
제49장. 강시
제50장. 진가장의 위기
제51장. 추적
제52장. 혈투
제53장. 철위강
제54장. 강시굴
제55장. 지하호수
제56장. 환영대
제57장. 혼란
제58장. 위지세가
마룡전 05권
제47장. 흑웅마군 ? 2
흑웅마군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막상 문까지 부수고 안에 들어왔는데 너무나 적막했다. 마치 아무도 살지 않는 곳 같았다.
“뭐지?”
흑웅마군은 자신이 잘못 찾아온 줄 알았다. 진가장이 이렇게 조용할 리 없지 않은가. 그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수하들을 쳐다봤다. 흑웅마군보다 그의 수하들이 훨씬 머리가 잘 돌아간다. 흑웅마군이 수하를 모을 때 그런 자들 위주로 뽑았기 때문이다.
“잘못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수하의 말에 흑웅마군은 성큼성큼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내원으로 향하는데도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작정을 하고 장원을 비운 것 같았다.
“설마 전부 도망간 건가?”
흑웅마군이 내원 한가운데 서서 중얼거리자, 그의 수하들이 다가와 주변을 좀 더 면밀히 살폈다. 전각 안을 확인하고 방을 샅샅이 뒤졌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짐도 싹 뺀 것 같습니다.”
가재도구는 물론이고 쌀 한 톨 남아있지 않았다. 진가장은 말 그대로 텅텅 비어 있었다.
흑웅마군은 붉으락푸르락한 얼굴로 바닥을 콱 찍었다.
쿵!
땅이 울렸다. 흑웅마군의 수하들은 입을 꾹 다물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흑웅마군의 눈치를 살폈다. 흑웅마군은 평소에는 아주 좋은 상관이었지만 이렇게 화가 났을 때 잘못 걸리면 죽도록 맞는 경우가 잦았다.
“싹 태워 버려라.”
“존명.”
흑웅마군의 명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수하들이 움직였다. 오십 명이나 되기에 사방으로 흩어져 각자 불을 붙이면 진가장이 아무리 큰 장원이라 해도 순식간에 타오를 것이다.
흑웅마군은 수하들이 흩어지자 일단 진가장에서 나갔다. 어차피 불타 없어질 곳이다. 계속 있을 이유가 없었다. 남아있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죽여 화를 풀 텐데 그조차 없으니 가만히 있으면 짜증만 난다.
진가장 밖으로 나온 흑웅마군은 진가장이 타오르기를 기다리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잠시 고민했다. 혈뇌마군이 한 말을 떠올리면 진가장을 무너뜨리라고 했다. 장원에 불을 질러 없애는 것도 무너뜨리는 건 맞지만, 달랑 그렇게 하고 돌아가면 비웃음만 살 것이다.
“끄응. 이놈들을 어디서 찾지?”
아마 멀리 도망가지는 못했을 것이다. 흑웅마군은 일단 수하들을 동원해 근처를 수소문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흑웅마군은 엄밀히 따져 아직 존마련 소속이 아니었다. 이번 일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에 정식으로 존마련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의 수하들은 흑웅대라는 조직을 새로 만들어 흑웅마군 아래에 배속될 예정이었다.
그래서 흑웅마군은 아직 존마련에 대해 잘 몰랐다. 혈뇌마군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고 말이다. 만일 흑웅마군이 존마련에 대해 조금만 알았어도, 존마련의 정보망을 이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혈뇌마군도 설마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기에 일단 흑웅마군을 남창으로 보내는 데에만 급급했지 다른 지원은 전혀 해주지 않았다.
“그나저나 이놈들은 불 지르는 거 하나 못하고 뭐 하는 거야?”
벌써 반 각이 넘게 지났는데도 연기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흑웅마군은 물론이고 그의 수하들 또한 양강지공(陽强之功)을 익혔다. 그것도 조화가 깨질 정도로 극양을 추구하는 무공이었다. 당연히 맨손으로 불을 붙이는 건 일도 아니었다.
그런데 아직까지 아무도 불을 못 붙였으니 흑웅마군이 화를 내는 건 당연했다.
“이놈들 기강이 무너졌어. 이번 일 끝나면 한 번 빡세게 굴려야지 안 되겠군.”
흑웅마군은 이를 갈며 진가장을 바라봤다. 그렇게 또 반 각이 지나갔다. 그런데도 진가장은 여전히 멀쩡했다. 그쯤 되니 아무리 생각이 없는 흑웅마군이라도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설마!”
흑웅마군은 다급히 다시 진가장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여전히 아무도 없었다. 문제는 정말로 아무도 없다는 점이었다. 수하들의 기척마저도 사라져 버렸다.
“이놈들, 장원 자체에 뭔가 수작을 부려놨군.”
지금까지 너무 대충 봤기에 알아차릴 수 없었다. 기의 흐름이 극히 미묘하게 뒤틀려 있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경우는 몇 가지 없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진(陣)이었다.
“진을 깔아 놨군. 그러니까 사실은 어디 도망가지 않고 다 여기 있다는 뜻이겠지? 몰랐다면 모를까, 일단 내가 눈치챈 이상, 아무도 도망가지 못한다.”
흑웅마군은 사납게 웃으며 두 주먹을 꽉 쥐었다. 그의 주먹에 시커먼 기운이 회오리치며 모여들었다.
흑웅마군의 수하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진가장의 요소 요소에 도착했다. 이런 형태의 장원을 말끔히 태워버리기 위해서는 어디에 불을 놓아야 하는지 그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수많은 경험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지식이었다.
그 중 첫 번째로 흑웅마군의 수하가 되어 사실상 나머지를 이끌고 있는 반추강은 진가장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곳에 서 있는 전각을 향해 다가갔다.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어차피 이곳을 태워버린 뒤에는 정보를 모으기 위해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달려야 할 것이다. 차라리 불을 지르는 동안이라도 조금 쉬는 편이 나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전각에 다가간 반추강은 손에 양강지력을 모았다. 손이 새빨갛게 달아오르며 열기를 뿜어냈다. 반추강은 익숙한 동작으로 전각에서 가장 타기 쉬우면서 중심이 되는 곳을 찾아 그곳에 손바닥을 올렸다.
치이이익!
순식간에 전각의 한 부분이 타들어갔다. 그러더니 이내 화염에 휩싸였다. 반추강은 순간적으로 깜짝 놀랐다. 자신이 예상한 것보다 반응이 훨씬 격했다. 그동안의 경험에 따르면 처음에는 약하게 타들어가다가 여기저기 옮겨 붙으면서 점점 불을 키워가는 것이 보통이었다. 한데 지금은 불이 붙자마자 전각 자체가 불길에 휩싸여 버렸다.
“이상한데? 기름이라도 발라져 있었던 건가?”
그건 아닐 것이다. 만일 그랬다면 그 냄새를 반추강이 못 맡았을 리 없다. 반추강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조금 이상하긴 했지만 어쨌든 임무는 완수했다. 누군가 마련한 함정이라고 해도 상관없었다. 지금 서둘러서 장원을 벗어나면 그만이다.
“설마 날 불태워 죽이려고 판 함정은 아니겠지?”
반추강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피식 웃었다. 흑웅마군의 수하들을 태워죽이려면 보통 불로는 안 된다. 흑웅마군이 일으키는 정도의 극양지력이 필요하다.
막 돌아서 걸어가려던 반추강은 흠칫 놀라며 발을 멈췄다.
“이건 뭐지?”
길이 없었다. 분명히 길을 따라서 여기까지 왔는데, 어느새 길이 사라지고 높은 담장이 서 있었다. 거무튀튀한 색을 가진 담장이었는데, 척 봐도 돌이나 나무로 만든 건 절대 아니었다.
반추강은 담장으로 다가가 위를 쳐다봤다. 정말로 높았다. 단번에 뛰어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하지만 중간쯤에서 한 번 벽을 박차고 오르면 충분했다. 생각은 바로 행동으로 이어졌다. 반추강의 몸이 위로 쭉 올라갔다. 그리고 정확히 담장의 중간 높이에서 발을 벽에 콱 찍었다.
쩡!
“크악!”
반추강은 발에서 느껴지는 격통에 다리에 힘이 풀려 버렸다. 그대로 땅에 떨어져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 발을 보니 피가 흥건했다. 다시 고개를 돌려 담장을 바라봤다. 거무튀튀한 담장이 마치 철벽처럼 보였다.
일단 절뚝거리며 일어난 반추강은 손에 양강지력을 모았다. 그리고 새빨갛게 달궈진 주먹을 그대로 내질렀다.
꽈앙!
주먹이 다치지는 않았다. 하지만 담장도 멀쩡했다. 철벽이라도 반추강의 주먹에 맞으면 우그러질 텐데 멀쩡한 걸 보니 철벽보다 더 단단한 모양이었다.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군.”
반추강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을 때, 누군가 그의 뒤에 유령처럼 솟아났다. 반추강은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소름에 다급히 몸을 돌리며 주먹을 뒤로 휘둘렀다.
빠악!
반추강의 주먹이 어딘가에 부딪쳤다. 하지만 그 순간 반추강의 표정이 시꺼멓게 죽었다. 주먹에 느껴지는 감촉으로 상대가 손바닥으로 자신의 주먹을 막아냈다는 걸 알아차린 것이다. 반추강은 몸을 더 비틀며 다리를 올렸다.
슁! 슁! 슁!
바람을 가르며 반추강의 발길질 세 번이 허공을 휘저었다. 만일 누구든 걸려들었으면 박살이 났을 정도로 위력적인 발차기였다.
“제법인데?”
반추강은 목소리가 들려오는 반대쪽으로 훌쩍 뛰었다. 상대에게서 물러나기 위함이었다. 목소리에 느껴지는 여유를 보건대 자신이 이렇게 몰아붙인다고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흑웅마군과 수련을 하면 어쩔 수 없이 키워지는 능력이었다. 상대의 역량을 빠르게 파악해 대처하는 능력 말이다.
“진가장에 너 같은 고수가 있었나?”
반추강은 살짝 놀랐다. 나타난 사람의 나이가 그리 많아 보이지 않아서였다. 대머리에 뻣뻣한 수염 때문에 산적처럼 보이긴 하지만 결코 산적일 리가 없었다. 산적이 이런 실력을 가졌다면 그건 더 이상 산적이 아니었다.
“그런 건 됐고, 일단 죽어줘야겠다.”
“날 죽이면 진가장이 무사할 것 같으냐!”
육무기가 한쪽 코를 막고 힘을 줘 팽 코를 풀었다. 누런 콧물이 반추강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반추강은 기겁을 하며 그것을 피하려 했다. 하지만 육무기의 콧물은 반추강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빨랐다.
철썩!
“으윽! 이게 무슨 짓이냐!”
“별건 아니고, 네놈이 쓰레기라는 뜻이야.”
반추강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절로 양강지력이 온몸에 일어나 옷가지에 불이 붙어 버렸다. 그걸 본 육무기가 씨익 웃었다.
“어차피 다 태워 버리려고 했으면서 정말 뻔뻔한 놈일세. 뻔뻔한 놈은 몽둥이가 약이지.”
육무기가 품에서 단봉 두 개를 꺼냈다. 검붉은 광택이 흐르는 단봉이었다. 그걸 빙빙 돌리다가 단숨에 반추강을 향해 달려들었다.
빠악!
반추강은 경악했다. 피하고 자시고 할 틈도 없었다. 마지막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틀어 머리가 박살 나는 건 피할 수 있었지만 대신에 어깨가 부서져 버렸다.
“크윽!”
지금까지 스스로의 실력에 대해 의심한 적이 없었다. 항상 흑웅마군의 수련을 받아왔고, 그 정도면 십대고수와 싸워도 죽지는 않을 거라던 흑웅마군의 말을 철썩 같이 믿었다. 한데 난데없이 나타난 산적 같은 놈에게 어깨뼈가 부서졌다. 단 한 방에. 반추강은 다급히 뒤로 더 물러나며 멀쩡한 나머지 팔을 휘둘렀다.
후아아앙!
강력한 장력이 열기를 머금고 날아갔다.
육무기는 단봉을 가볍게 두 번 휘둘러 반추강의 장력을 산산이 흩었다. 그리고 성큼 한 걸음 다가가며 단봉을 또 휘둘렀다.
빠악!
이번에는 반대쪽 어깨가 나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반추강도 그냥 당하지 않았다. 어깨를 맞으며 그 힘을 이용해 뒤로 쭉 물러난 것이다. 일단 여기를 벗어나는 게 중요했다.
‘주군께 알려야 돼!’
그것이 반추강이 한 마지막 생각이었다. 육무기의 속도는 반추강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랐다.
빠악!
반추강의 머리가 터지며 바닥에 처박혔다. 육무기는 시체가 된 반추강을 내려다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거 만만치 않게 시간이 걸리는데? 그놈이 오기 전까지 다 정리할 수 있을라나 모르겠네.”
지금 움직이는 건 육무기 혼자가 아니었다. 구장괴와 관일수도 각자 움직이고 있었다. 관일수의 실력은 구장괴나 육무기보다 약간 아래였지만 그래도 흑웅마군의 수하들을 상대하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나저나 그놈들 잘하고 있겠지? 이거 어디 불안해서 일을 시킬 수가 있나, 원.”
육무기가 걱정하는 마룡대는 사실 가장 큰 활약을 하고 있었다. 마룡대는 막오장과 변왕수가 각자 한 패거리씩 이끌고 적을 하나씩 해치웠다. 그들의 힘은 진가장 안에 있을 때 훨씬 강해진다. 진가장에 펼친 진법과 그들의 검진이 어우러져 특별한 효과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참마검진은 그것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검진이었다. 진가장을 지킬 낭인들이 익히는 검진이었으니 당연했다.
막오장은 열네 명의 마룡대원과 함께 참마검진을 펼쳤다. 그들의 참마검진은 이제 완전히 새로운 경지에 이르렀다. 제대로 진형을 갖추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기운의 교류를 통해 검진이 펼쳐졌다.
지금 막오장의 참마검진에 갇힌 사람은 흑웅마군의 수하 중 하나인 금진웅이었다. 금진웅은 그야말로 미칠 지경이었다. 상대는 자욱한 안개에 가려 보이지도 않았고, 기감이 흐려져 제대로 된 공격을 할 수가 없었다. 동료를 부르기 위해 목이 터져라 외쳤지만 아무도 달려오지 않았다.
“젠장! 나와! 나오란 말이야!”
금진웅은 마구 소리치며 사방으로 주먹을 내질렀다. 그의 주먹에 어린 붉은 기운이 여기저기서 폭발을 일으켰다. 그때마가 안개가 조금씩 흩어졌지만 금세 원래대로 돌아왔다.
흑웅마군의 수하들은 모두 마공을 익인 마인들이다. 마인은 쉽게 흥분하고 또 자제력이 떨어진다. 금진웅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극도로 흥분한 상태에서 마구 날뛰다보니 체력이 뚝뚝 떨어졌다.
그냥 다수 대 다수로 싸우는 거라면 이런 식으로 흥분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광기에 물들어 마구 날뛰는 것만으로도 상대의 전의를 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진에 갇힌 경우에는 차분히 상황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금진웅의 체력과 내공이 빠르게 소모되었다. 막오장은 그 모습을 차분히 지켜봤다. 최대한 빠르게 제압하는 게 좋지만 그렇다고 쉽게 이길 수 있는 싸움을 어렵게 끌어갈 필요는 없었다.
막오장은 이쯤이면 되었다 싶은 순간 한 손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열네 개의 도가 일제히 움직였다.
* * *
파츠츠츠!
강렬한 도기의 그물이 금진웅을 뒤덮었다. 금진웅은 화들짝 놀라 몸을 비틀며 자신을 덮치는 도기를 향해 마구 주먹을 날렸다.
퍼버버벙!
권풍이 도기의 그물을 갈기갈기 찢었다. 허무하게 흩어지는 도기 사이로 날카로운 도강 한 줄기가 날아들었다.
“헉!”
금진웅은 도강(刀?)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피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금진웅의 주먹에서 권강(拳?)이 피어올랐다.
꽈앙!
권강과 도강이 부딪쳐 폭발했다. 사방으로 강기의 파편이 흩날렸다. 금진웅은 온몸으로 강기의 파편을 맞아야 했다. 그리고 안개 속으로 흩어진 것들은 그대로 스러졌다.
“크윽! 쿨럭!”
금진웅을 피를 토하며 주위를 경계했다. 그런 그의 머리 위로 다시 한 번 도기의 그물이 떨어져 내렸다. 금진웅이 아연한 얼굴로 다시 주먹을 내질렀다. 그리고 그 순간 그의 가슴으로 파고든 도 한 자루가 심장을 꿰뚫었다.
퍼버버벙!
도기의 그물이 금진웅의 마지막 권기와 무딪쳐 소멸했다. 금진웅은 그 모습을 보며 허망한 표정으로 쓰러졌다. 쓰러진 금진웅 옆에 어느새 막오장이 서 있었다. 그의 도에서 피가 뚝뚝 떨어졌다. 마지막 일격을 가한 사람이 바로 그였던 것이다.
“다음 목표로 가자. 시간이 없으니 서둘러라.”
막오장의 명령에 마룡대가 소리없이 움직였다. 그들은 다음 목표를 향해 빠르게 이동했다.
그런 식으로 흑웅마군의 수하들은 하나씩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섯 명이 남았을 때, 흑웅마군이 진가장 안으로 들어왔다.
흑웅마군은 진가장 한가운데에 도착했다. 기감을 활짝 열었기에 그곳에 가장 많은 기운이 모여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흑웅마군은 주먹을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