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머리 검은얼굴 미국의사 06권
검은머리 검은얼굴 미국의사 06권
검은머리 검은얼굴 미국의사
06
세상밖으로
검은머리 검은얼굴 미국의사 06권
차례
Chapter 01.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Chapter 02. Nigga’ on Tigga
Chapter 03. Next War
Chapter 04. 칼을 쟁기로
Chapter 05. 제오해운동
Chapter 06. 양대륙의 남작들
Chapter 07. Viva Cuba Libre
Chapter 08. 선린 외교
검은머리 검은얼굴 미국의사 06권
Chapter 01.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미친 방화광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 주를 지킬 젊은이들은 어디에 있는가?>
<’그랜트의 넥타이’ ― 경제적 손실의 규모는?>
“…쩝. 내가 이런 소리나 들으려고… 에휴.”
“헤헤. 두목님. 그래도 유명해지시니까 좋은 거 아닙니까? 나중에 정치를 하셔도 될 텐데요?”
“아서라. 됐다. 난 애초에 군인이든, 정치든 할 사람이 아냐. 어쩌다 보니까 여기까지 온 거지. 괜히 몸에도 맞지 않는 정치 하겠다고 꺼드럭거리다가 총 맞고 죽겠다!”
분명히 스스로 느끼기에 재능은 있지만, 그 재능이 천성과 너무나도 맞지 않는 것도 일종의 불행이다. 그랜트는 훌륭한 야전 지휘관이었지만, 전쟁의 비명소리와 피가 너무도 싫었다. 그 혐오는 날이 갈수록 더할 뿐이었고.
‘VnG의 재무이사는… 할 수 있을까?’
원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리처드 개틀링 선생은 이제 최고기술책임자(CTO) 보직을 겸하며 너무 바쁘게 살고 있었다. 경리장교 출신에다 육사도 졸업했고, 인맥도 있고 하니 그 자리를 노려볼까, 그랜트는 그렇게 생각했다. 앤드류 카네기라는 유력한 경쟁자가 있는 건 모르고.
이젠 두목이라고 부르는 걸 제지하지도 않게 된 부하들은 진짜 도적떼, 약탈단처럼 환호하며 주변 농가들에서 ‘징발’ 해온 소와 돼지, 닭, 칠면조와 양을 잡고 불에 굽기 시작했다.
“이봐! 너희들도 먹으라고!”
“예? 이, 이걸 정말 먹어도 된다굽쇼?”
“그럼! 안 될 거 뭐 있나? 고기가 이렇게 많은데?”
얼마 전까지는 삼시세끼에 매번 열량이 과할 정도로 많이 나와서 살이 찐다고 푸념하던 병사들은 차라리 고기만 먹다보니 물려서 살이 덜 찌는 것 같다며 푸념아닌 푸념을 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징발’ 된, 노예 출신의 유색인들은 제일 좋은 부위를 큼지막하게 썰어서 나누어 주자 차마 손을 대지 못하고 눈치만 보다가 한 입씩 크게 베어 물었다.
“여기 후추도 치고, 케이준 양념도 있군. 자식들, 아주 창고마다 바리바리 쌓아놨더만. 이건 상당히 맛이 좋은데?”
“저… 한 그릇만 더 먹어도 되겠습니까?”
처음엔 눈치만 보다가, 구워진 등심 한 덩이를 게 눈 감추듯 해치운 노예가 그릇을 내밀며 묻자, 큰 칼을 들고 고기를 썰어서 배식하던 백인 장교가 눈을 부라리더니, 퍽! 빙글빙글 돌아가던 소의 허리 부분에 소리 나게 칼을 꽂았다.
“뭐? 한 그릇 더 먹겠다고? 자네 제정신인가?”
“히익!!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 제발 채찍질만은…!”
“한 그릇만 더 먹겠다니, 안 될 말일세. 두 그릇은 더 먹게나. 이번엔 등심 말고 어느 부위를 썰어줄까? 갈비? 브리스킷? 척아이롤?”
“!?!?! 저, 혹시 그럼 갈비 한 토막만….”
“여기 있네! 맛있게 먹게나!”
손수 가져온 후추와 소금까지 야무지게 갈아서 갈빗덩이 위에 뿌려 준 배식관은 인자하게 웃으며 다음 사람에게 손짓했다. 그 뒤에는 이미 꽤 기다란 줄이 서 있었으니까.
미시시피와 앨라배마를 평정하면서, 수만 단위에 이르는 노예를 끌고 다니게 된 그랜트군은 주변을 돌며 물자를 박박 긁어모으고, 그걸 운송하는 수고를 덜기 위해서 이 엄청난 병력들에게 최대한 많이 식사를 시켰다.
이렇게 든든히 배불리 먹여둬야, 무거운 화기와 탄약류를 수송할 수 있지 않겠는가? 유사시에는 전력으로 동원도 할 수 있을 테고.
남군은 소수의 지역 게릴라 습격을 제외한다면 정규군은 슬금슬금 후퇴하면서 내선의 이점을 취하려는 듯 했다. 그랜트가 보급 연결을 포기하고 달려들고 있는 걸 그들도 모를 리가 없었으니.
그리고 북쪽 테네시 방면에서 몇 번의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남하하는 브라운 군 역시도 주력군이 견제해야 했으니 후퇴하는 건 나쁜 전략이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군사적으로는.
“이 자식들이 슬슬 애가 타나 봅니다. 신문 기사들을 보니 논조가 계속 과격해지고 있어요.”
“흐음… 분위기들도 그런 것 같더군.”
다만 민간인들은 자기네 철도를 다 뜯어내 버리고, 생산시설들을 불태우고, 가옥과 식량과 가축과 노예를 징발하는 미친 양키 도적 떼들에게 학을 떼면서 제발 뭣 좀 해달라고 난리를 피우고 있을 뿐이지.
전쟁통에도 입을 다물지 않고 끝없이 떠들어대는 지역 신문사들이 남기고 간 며칠 전 날짜의 신문들이 그런 추측을 방증했다.
거기에, 소문이 퍼지며 군의 진격로 상에서 피난을 가는 민간인들도 꽤 많아지기도 했다. 부피도 큰 식량을 다 바리바리 싸 들고 갈 수 없으니, 창고를 뜯어내 버리고 가져오면서 알게 된 사실이었다만.
“모빌로 남하하는 것보다는, 브라운 분견군과 합류하는 게… 낫겠지?”
“예. 저희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애틀랜타 쪽에서 적군의 후방을 야전에서 강타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운이 따라줄 거라 생각하진 않았다. 롱스트리트 기병군까지 잃어버린 존스턴은 지극히 신중한 자세를 취하며,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사용해 브라운에게 소모를 강요하며 계속 애틀랜타 방향을 가로막으며 후퇴하고 있다고 하였다.
90만에 이르는 노예들이 거주하고 있던 미시시피와 앨라배마, 양 주를 휩쓸며 해방시켜 징발한 노예만 수만 명이니 적 야전군보다 빠르게 행군에 그들의 꽁무니를 잡는 건 언감생심이다.
다만 공성전에 들어갈 때 활용할 노동력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나 기대해 볼만 할까?
사실 이 작전에서 그들이 남부연합의 서쪽 주들을 휩쓸며 시선을 끌고 있기는 하여도, 애틀랜타 공략에서의 주공은 엄연히 브라운 군이었다. 그들은, 자꾸 어디선가 마술사처럼 새로운 장난감을 꺼내다 주는 VnG의 최신예 병기로 무장하고 있었으니까.
“아저씨는 어디쯤 오셨으려나….”
* * *
“저기, 10마일만 더 가면 애틀랜타입니다!”
“호오, 그런가? 자!! 고지가 머지 않았다!! 제군들!!”
“우와아아!! 싸움이다!!”
“Kill! Kill!! Kill!!!”
적지를 행군하고 싸움을 한다면 분명히 소모가 되어야 하는데, 브라운 군은 기묘하게도 싸우면 싸울수록 사기가 오르는 것 같았다.
반란군 놈들은 정면대결을 회피하며 후퇴해 애틀랜타로 숨어들려고 깔짝거리는 지연전만 펴기도 했고, 북부로 직결된 철도를 타고 계속 증원군과 물자가 도착하기도 했다. 계속 충원되는 병력으로 숫자가 늘어나 이제 4만 명에 이르는 대군이 되었으니 사기가 충천할 만도 했다.
그리고 그들의 선두에는 경애하는 지도자 존 브라운이 있다. 손에는 최신예 무기가 쥐어져 있고, 보급은 늘 넉넉하다. 지나가는 마을마다 붉은 셔츠와 연방기를 본 딕시 노예주들은 겁먹고 도망치고, 족쇄 차고 있던 노예들이 찬송가를 부르며 뛰어나오니 어찌 사기가 낮을까?
“장군, 그런데… 괜찮겠습니까?”
“왜 또 그러나?”
“만약, 민간인 피해가 너무 크다면….”
사실 처음부터 의용군들은 좀 과격한 집단이기는 했지만, 개중에선 가장 조심스러운 참모조차 승리를 의심치 않을 정도가 되었다.
“뭐, 어쩌겠나? 일단 전령부터 보내 보아야지. 놈들이 살고 싶다면 퇴거할 것이고, 끝끝내 저항한다면… 소돔과 고모라를 불태웠듯 만들어 주어야 하지 않겠나?”
“…알겠습니다.”
존 브라운은 스스로가 사명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신대륙의 청정한 땅에 뿌리 내린 사악한 노예제도를 뿌리째 뽑아내라는 신의 명령을!
그의 눈에 노예제를 지탱하기 위해 물자를 뽑아내고 악한 무리들을 연결하는 중심지가 되는 애틀랜타는 성서에 나오는 소돔과 고모라 같은 도시나 다름없었다. 의인이 있을까? 아마 없을 테다. 그런 자들은 대부분 극단적 정치폭력을 피해서 탈출해 연방군에 합류했으니까.
하여 존 브라운은, 저 도시의 시민들에게 ‘세례’를 내리는 일을 기꺼이 자처했다.
“반란군 놈들은 항복을 거부한다고 합니다. 애틀랜타 역시 무저항 도시를 선언하길 거부했습니다. 시민들에게 알려, 퇴거할 사람은 퇴거하도록 하겠다고 합니다만… 얼마나 나갈지는 미지수입니다.”
“어떤 식의 피해에 노출될 지 우리도 모른다고 전달했나?”
“예. 똑똑히 그렇게 전달했고, 이렇게 확인했음을 알리는 서명 역시 받아왔습니다.”
남군 서부군의 사령관 겸 조지아 민병대의 총지휘관을 겸하게 된 존스턴이 떨떠름하게 확인 서명을 요청하는 북군 장교를 바라보다가 내키지 않아하면서 적어주었더랬다.
대체 저 미치광이 양키들이 무엇을 저지를까 두려워하며.
존 브라운은 풍성한 수염을 푸륵거리며 떨고는 일갈했다.
“기구를 띄우고, 로켓을 준비하자!!”
“예이!!”
“으하하하!! 불장난 시간이다!!”
그랜트가 빅스버그에서 저지른 성대한 불장난을, 존 브라운 역시 좀 더 큰 규모로 저지를 셈이었다. 소돔과 고모라를 야훼께서 불과 유황으로 벌했듯, 그는 애틀랜타를 불과 화약으로 세례(洗禮)를 주리라.
VnG의 킴 박사가 내준 이 쌔끈한 신형 로켓을 가지고. 빅스버그는 작은 도시인데다가, 이걸 미처 전달해 줄 수가 없어서 정찰용으로 띄운 기구에서 기름통을 아래에 던졌다고 하는데… 애틀랜타는 워낙 크고, 방어군이 거리를 둔 채로 있어서 그런 방법으로는 안 될 것 같았다.
떨어지는 좌표가 정확한지 정찰할 기구를 올려보내며, 병사들은 로켓 발사대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철도 차량에서 ‘미카엘 로켓’을 하역하여 발사대에 거치한 그들은 기구에서 보내오는 풍향과 속도 정보에 따라 애틀랜타 방향으로 조준을 하고 신관에 불을 붙였다.
“자… 가자!!”
“전탄 발사! 무제한으로, 쏟아낼 수 있는 화력은 모두 쏟아내라!!”
식량은 주변에서 징발해 온 것으로 충분하다. 그랜트 군이 합류 예정임을 알려와, 수적으로도 딱히 불리하지 않아 증원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남는 철도 보급 여력을 로켓 수송에 몰아 투자했으니, 그야말로 산더미 같은 로켓의 산이 발사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을 위하여.
쾅! 휘유우우우― 쾅! 쾅―!!
다이너마이트 화약을 45파운드… 가 아니라 20킬로그램씩 쟁여넣었다던가? 전체 중량의 절반 가까이를 화약으로 꽉꽉 채우고, 나머지 공간은 추진체로 가득 채운 육중한 로켓들이 불을 뿜으며 날아가기 시작했다.
“!!!!”
자기 머리 위를 넘어서 도시를 향해 쏟아지는 불벼락을 보며, 방어를 위해 도시 외곽에 주둔하고 있던 남군 병사들은 눈이 빠지도록 크게 뜨고 말을 더듬거렸다.
“저, 저, 저…!”
“로켓이다! 저놈들이 로켓을 도시에다가…!”
저래서 놈들이 도시에 항복할 기회를 주었던 것일까? 이미 50여년 전 미영전쟁 시절부터 로켓 포화를 뒤집어쓰며 영국군과 싸워본 미국인들은 로켓이 무엇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표적지가 거대한 도시인 애틀랜타인만큼, 대부분의 로켓은 시가지, 혹은 최소한 그 외곽 방향으로 떨어졌다. 때마침 불기 시작한 바람으로 도시 곳곳에서 타오르기 시작한 불길이 사방으로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천벌인가? 존 브라운은 환호하는 병사들에게 외쳤다.
“애틀랜타를 불바다로 만들어버려라!!”
* * *
“그때 주님께서 당신이 계신 곳 하늘에서 소돔과 고모라에 유황과 불을 퍼부으셨다. 그리하여 그 성읍들과 온 들판과 그 성읍의 모든 주민, 그리고 땅 위에 자란 것들을….”
“장군님! 장군님!”
아늑한 막사 안쪽. 스탠다드―램프의 기름불빛 밑에서 안경을 끼고 날로 침침해져 가는 눈을 비비며 성경을 읽던 존 브라운은 밖에서 부르는 소리에 안경을 벗고 고함쳤다.
“왜, 무슨 일인가?”
“저놈들이 공격을 시작합니다!”
“그으래? 하하하하!! 제놈들의 죽을 곳으로 기어들어 오는구나!!”
참호, 철조망, 기관총이 조합되어 ‘참호전’이라는 개념이 셔먼과 그랜트의 손에서 탄생한 이후, 남북을 막론하고 모든 장교들은 저 지리하고 끔찍한 참호전을 어떻게 타파해야 할 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상대가 방어선을 파고 눌러앉은 채 지키기만 한다면 대체 어찌해야 할까?
이에 대한 한 가지 대답이 드넓은 서부를 다 틀어막을 수 없으니 기병을 동원한 우회로 보급선 자르기였다. 롱스트리트는 비록 실패하긴 했지만, 꼭 모두가 실패하란 법은 없었다. 우월한 무장과 사전 정보를 알고 대비하고 있었기에 그랬을 뿐.
그리고 다른 해결책으로 나온 것이 바로 이것. 장거리 로켓 폭격이다.
적군이 지키고자 하는 도시를 4~5 마일은 떨어진 먼 거리에서도 두들겨 패며 불바다로 만들어버리고 있으니, 놈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꼴이 되었다.
며칠은 우왕좌왕했지만, 계속 로켓폭격이 이어지는 걸 보고 뛰쳐나올 정도로.
하지만 그들은 이미 늦어 있었다.
공격한다면 로켓 폭격이 시작되자마자 바로 공격했어야 하고, 아예 애틀랜타마저 버리고 퇴각해 병력을 보전하는 게 나았을지도 모른다. 거치대에 로켓을 올려놓고 쏘는 간단한 작업을 소수 병사들이 하는 동안, 나머지는 짧게나마 방어선을 구축하는 데 노동력을 투입했으니 공격할 최적의 시간대는 지나버렸다.
“저 로켓포대라도 어떻게 불을 질러버려! 다 태워버려야 한다!!”
“돌격! 돌겨어억!!”
“멍청한 딕시 놈들! 쏴 버려!!”
당연히 북군이 바보는 아니라서, 로켓 발사위치로 선정한 애틀랜타 인근의 양지바른 언덕은 가장 잘 방어되어 있었다. 철도로 실어나른 물자의 하치장이기도 했고, 남군이 공격하여 제일 파괴하고 싶을 로켓이 여기에 가득 쌓여 있으니.
연료와 화약으로 가득 찬 쇠파이프나 다름없는 ‘미카엘’ 로켓은 잘못 불똥이라도 튀기면 다같이 폭발해버릴 위험성이 있었다.
그걸 아느니만큼 자살돌격에 가까운 남군 돌격대가 들러붙지 못하도록 겹겹히 방어선을 쳐 놓았고.
“어떻게든, 저길… 으윽!”
“쏴! 쏴 버려! 총이라도 한번 쏘면…!”
야속하게도 닿지 않는 총알들. 기관총과 철조망과 참호 구덩이가 조합되어 도저히 보병으로는 뚫을 수 없는 진지들 앞에서 무익하게 허우적대던 남군 돌격대는 결국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장렬하게 산화하고 말았다. 어디까지나 그들의 관점에선 그럴 터였다.
북군이 보기에는 사악한 제도를 지키기 위한 개죽음에 불과했지만.
“존스턴 군이 이것밖에 없지는 않을 텐데? 고작 두어 개 연대 병력밖에 안 되지 않나?”
“그, 그런 것 같습니다만….”
“나머지는 아직 저 안에 있나 보군. 아니면 신께서 내린 천벌이 저 빌어먹을 지옥불에 처박힐 것들을 태워버리셨거나.”
그런것 치고는 적 돌격대의 편제는 멀쩡해 보였다만, 애틀랜타 곳곳에서 피어오르는 시커먼 연기때문에 이제 저쪽을 망원경으로 보려 하여도 연기에 가려 시계가 불량해져 있었다.
“계획한 대로 쏟아부으세나. 애틀랜타가 불바다가 된다면 저놈들도 백기를 들겠지.”
“예! 알겠습니다!”
열차는 계속 도착하고, 백기는 오르지 않았다. 존 브라운은 특유의 고집으로 계속 폭격을 명령했고, 사상자가 나오는 것보다는 멀리서 일방적으로 두들겨 패는 게 즐거운 병사들 역시 휘파람을 불며 명령을 수행했다.
그렇게, 애틀랜타는 바람과 함께 사라져 갔다.
며칠 후.
“어우, 뭐가 어떻게 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