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용병의 슬기로운 빙의 생활 08권
전직 용병의 슬기로운 빙의 생활 08권
전직 용병의 슬기로운 빙의 생활
08
화가많은
전직 용병의 슬기로운 빙의 생활 08권
차례
Chapter 01. Fxxk them all - 2
Chapter 02. 원점 타격
Chapter 03. 남극
Chapter 04. 집으로
Chapter 05. 전투가 끝나고
Chapter 06. 기약 없는 약속
전직 용병의 슬기로운 빙의 생활 08권
Chapter 01. Fxxk them all - 2
선두로 계단을 내려간 나는 호텔 후문 인근에 있던 콘크리트 기둥 뒤에서 걸음을 멈췄다.
주변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
지원 사격은 이곳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점이 그 이유였다.
타다다다다!!! 탕탕! 탕!
그런 우리를 확인한 존 보던은 버스의 앞 유리를 깨부수기 시작했다.
조금 여유가 생겼으니 안에 있는 사람들을 구하겠다는 판단 같은데….
“데이븐, 지금 붙자.”
“알았어!”
실험체들의 숫자가 줄어든 틈을 이용해 나와 데이븐은 버스로 달려갔다.
“어떻게 된 거야?”
대답은 그레고리에게서 니왔다.
“안에 마이아 보던이 있어!”
“알고 온 거야?”
“아니! 가능성에 걸어본 거지 뭐!”
이 정도면 점점 최악으로 치닿는 상황 속에서 그나마 운이 따라준다고 할 수 있다.
과정이야 어쨌든 가더 제퍼슨과 마이아 보던 둘 다 만날 수 있었으니.
하지만 그래서 더욱 불안했다.
불행에도 끝이 있듯, 운에도 끝이 있기 마련이니까.
언제까지고 운이 따라 줄 것은 아니기에 앞으로 일어날 최악의 상황 속에서 우리는 최선의 선택을 이어가야만 했다.
―키에에에에!!!
탕탕! 탕!!
“대장! 한 시!”
데이븐의 말에 고개를 돌리자 목구멍이 부풀고 있는 실험체 한 마리가 보였다.
―푸웨에엑!!!
탕!!
곧장 놈의 머리통으로 총알을 박아 넣자 놈이 뱉어내던 토사물이 주변을 적시며 타들어 갔다.
―크아아아!!
―크에에에엑!!!
철컥! 철컥!
“재장전!”
“엄호!”
넉넉할 거라 생각했던 탄도 어느덧 눈에 띄게 줄어들어 걱정해야 하는 상황.
“존! 아직 멀었어?!”
“거의 다 됐다! 멘데즈! 카터! 나간 사람들부터 우선 호텔로 피신시켜!”
“카터! 내가 엄호할게!”
내 말에 카터는 아이 한 명을 품에 안고서 호텔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데브그루 부팀장 멘데즈는 사람들을 뒤따라 이동했으며 곧이어 버스 안에서는 꽤나 반가운 얼굴이 모습을 드러냈다.
“영감! 고맙다는 말은 됐어요!”
“관짝 알아볼 나이에 이게 뭔 개짓거리인지!”
“총은요?!”
“있으면 좀 줘봐!”
나는 허리춤에 있던 권총과 탄창을 던져주었고 허공에서 낚아챈 마이아 보던은 탄창을 확인하고서 사격을 시작했다.
“끝났어!”
“이동하자.”
그렇게 말을 내뱉던 순간, 달려드는 실험체 사이에 우두커니 서 있는 남자를 보았다.
처음엔 염력을 사용하는 놈인 줄 알았으나 그 녀석과는 다른 점이 있었다.
염력을 사용하는 놈이 검은 코트에 검은 생머리를 가지고 있었다면, 이놈은 몸 전체가 검은색이었으니.
흑인의 피부와는 전혀 다른 질감 탓인지 흡사 전신 갑옷을 입은 느낌마저 들었다.
“다섯 시! 능력자다!”
나와 영감이 있던 쪽이었기에 둘 다 총구를 돌려 사격에 나섰다.
한데 뭘까.
팅! 티디디디디딩! 팅팅!
이 기분 나쁜 소리는.
‘…쇠?’
“이 새끼 총알이 안 먹히는 것 같은데?! 몸에서 무슨 저런 소리가 나는 거야!”
“나도 들었어요!”
능력자라고 해서 전지전능한 존재가 아니다.
지금까지의 경험에 의하면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릴 뿐 무조건 약점은 존재했으니까.
따라서 나는 놈의 눈을 조준했다.
팅―!
하지만 놈의 안광 역시 피부와 같이 어두운색이었다.
“아가리에 수류탄 한 번 처넣어 보고 싶네! 우선 호텔로 들어갑시다!”
그렇게 작전을 바꾸며 우리는 호텔로 발길을 돌렸다.
―크에에!!!
“어디서 자꾸 기어 나오는 거야! 이 개 같은 괴물 새끼들은!”
“영감! 뒤쪽에!”
탕탕! 타―앙!!
“카터! 멘데즈랑 사람들 데리고 먼저 올라가! 존! 데이븐! 그레고리가 입구에서 경계한다!”
“알았어!”
그렇게 동료들이 입구 경계를 해주는 사이 내 눈은 온몸이 검은색이었던 남자, 일명 깡통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입구 쪽에 도달했을 때 우리를 응시하던 놈이 땅을 박차며 달려오기 시작했다.
“온다!”
놈에게로 총구를 돌리며 방아쇠를 당겼다.
타다다다다다!!! 티디디딩!! 팅!
‘약점은 있어! 지금 알아내야 돼!’
건물에 틀어박히는 걸로는 아무런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다.
그저 도망치고 또 도망치면서 연명하는 것뿐.
그런 상황에서 헬기가 온다고 뭐가 달라질까?
‘절대 아니지.’
탈출하려면 좋든 싫든 놈들을 무력화시켜야 한다.
“뭐라도 알아내야 해요! 들러붙는 실험체만 처리해줘요!”
“제기랄!”
탕탕! 타다다다! 탕! 철컥!!
그렇게 다가오는 놈을 보며 한 탄창을 전부 비워냈다.
‘타격은 없어.’
하나의 정보를 머릿속에 입력하며 HK416을 등 뒤로 돌려 맸다.
그리곤 나이프를 꺼내자 때마침 주먹을 내지르는 녀석.
카―앙!! 카가가가각!!!
나이프로 주먹을 빗겨내자 팔과 날 사이에서 불꽃이 튀겼고 놈의 옆구리에 발차기를 꽂아 넣었다.
터―엉…!
힘껏 때렸으면 정강이가 부러졌을 법한 충격.
씨익 웃던 녀석은 내 관자놀이를 향해 훅을 휘둘렀고 다급히 상체를 숙이며 피한 나는 놈의 오금을 걷어찼다.
터―엉!!!
발목에 통증은 있었지만 흐트러지는 녀석의 중심.
그 찰나에 입 속으로 나이프를 꽂아 넣었다.
카강!!
이내 베어내듯 뽑아냈지만, 날에는 어떠한 혈흔도 묻어 있지 않았고 오히려 부러져 있었다.
―키에에에에!!!
―크르으으!!
타―앙!!! 탕탕! 타다다다!!
그나마 동료들이 실험체를 막아주고 있을 때 방법을 찾아야만 하는데….
“머리 굴러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걸?”
“…….”
“더 해볼 건, 없고?”
‘피지컬은 체구에 비해 조금 위협적인 정도고…. 문제는 데미지를 입히는 건데….’
부러진 나이프를 들고 있던 나는 천천히 다가오는 놈을 향해 집어 던졌다.
캉―….
놈은 관심 없다는 듯 나이프를 피하지도 않았으며, 다가오는 나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휙!”
싸움을 할 줄 모르는 건가 싶은 정도로 엉성한 주먹 지르기와 입소리.
분명 그것은 모욕이자 능욕이며 오만과 자만이었다.
터―억….
그러든가 말든가 주먹을 피해낸 나는 놈의 허리춤을 잡아 뒤로 돌아갔다.
“흐읍!”
그리곤 번쩍 들어 올리며 허리를 젖혔다.
콰―앙!!!
정수리가 콘크리트에 매다 꽂히며 들려오는 이질적인 파괴음.
일반인이라면 목이나 두개골 둘 중 하나는 부서졌을 법했으나, 왜일까.
오히려 머리카락이 서며 머리에 경종이 울리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