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용병의 슬기로운 빙의 생활 05권
전직 용병의 슬기로운 빙의 생활 05권
전직 용병의 슬기로운 빙의 생활
05
화가많은
전직 용병의 슬기로운 빙의 생활 05권
차례
Chapter 01. 복수의 끝과 시작
Chapter 02. Terminal List
Chapter 03. 마이아 보던
Chapter 04. 복귀
Chapter 05. 테러 - 1
전직 용병의 슬기로운 빙의 생활 05권
Chapter 01. 복수의 끝과 시작
서쪽 주둔지의 건물구조는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간소했다.
제일 먼저 나무로 만들어진 감시탑 세 개가 보였고 다음으로는 병사들이 머물 수 있는 퀀셋 막사 여섯 개와 용도를 알 수 없는 막사 하나가 보였다.
그리고 그 중심엔 상황실 겸 간부 시설로 추측되는 2층 콘크리트 건물이 있었는데….
여기서 우리는 각자 다른 방향과 타이밍으로 주둔지에 진입했다.
인원이 제일 많았던 데브그루는 입구와 가까운 곳에서 선두로.
다음으로 많은 나는 입구 좌측에서 두 번째 순서로.
인원이 제일 적은 그레고리 쪽은 입구 우측에서 마지막 순서였다.
이미 북쪽 주둔지에 떨어진 헬파이어 때문인지 주둔지 내부는 긴장감으로 가득 찬 상태였다.
물론 그것이 문제가 되진 않았다.
집을 털어먹으려 문을 두드린 강도가 하필 아주 잘 훈련된, 인간 병기와도 같은 자들이었기에.
타다다다닥!!!
감시탑 경계병들을 우선적으로 처리하며 빠르게 진입했다.
―엄호할게.
트럭 뒤에 몸을 숨긴 그레이스는 트렁크 옆으로 저격총을 거치시켰다.
타―앙!!!
저격총의 맑은 총성 뒤로, 하터와 산체스, 디에고는 그레이스를 보호하듯 주변으로 퍼져 게릴라전을 이어나갔다.
“우리는 퀀셋 막사로 붙는다.”
반면 나와 데이븐, 카터, 차이량은 제일 가까운 곳에 있던 퀀셋 막사의 벽면으로 붙었다.
“CH(차이량), KT(카터)는 막사 외부에서 지원해.”
“그러지.”
“잘 부탁해, 덩치.”
퀀셋 막사에서 좌측으로 이동한 카터와 차이량은 견제 사격을 이어나갔고 나와 데이븐은 퀀셋 막사 입구로 붙었다.
“옛날 생각나네.”
“지금 그런 거 생각할 때야?”
“깐깐하긴…. 그만큼 고대하던 순간이라는 거지.”
이내 씨익 웃어 보인 데이븐이 섬광탄의 핀을 뽑았다.
문고리에 난사를 끝낸 나는 문을 걷어차 주었고 벌컥 열린 문 안으로 데이븐이 섬광탄을 집어넣었다.
데구르르….
곧이어 막사 내부로 굴러간 섬광탄이 터지며 굉음과 함께 창문이 터져 나갔다.
꽈광―!! 콰장창!!!
동시에 내부로 뛰어 들어가며 사격을 시작했다.
타닥! 타다다! 타다다다!!!
교대 인원이 남아 있었는지 간이침대에서 총알 세례를 맞는 놈도 있었고 뒤늦게 무장을 하던 놈도 총알을 피해 갈 순 없었다.
“대장! 우측 창문 외부!”
순간 뒤따라 들어온 데이븐의 브리핑에 곧장 땅을 박찬 나는 슬라이딩하듯 우측 창문으로 붙었다.
이내 창밖으로 총을 내밀자 콘크리트 건물에서 달려오는 적들이 보였다.
타다다다다!!!!
―G(그레이스) 감시탑 점령 완료.
타―앙! 탕탕!!
“KT(카터), 외부 상황은?”
―병력이 생각보다 적다. 막사 클리어나 건물 클리어에 조금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아.
“브라보는 남은 막사 클리어하면서 석조 건물로 이동한다. G는 계속 엄호해.”
―확인.
이후 데이븐과 함께 퀀셋 막사를 나간 뒤 주둔지 중앙에 있는 석조 건물로 향했다.
“찰리, 델타 상황 보고.”
―찰리, 석조 건물로 이동 중.
―델타, 우측 퀀셋 막사 클리어 중.
각자의 자리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중인지 주둔지 습격의 진행도도 상당히 빠른 상태.
그렇게 석조 건물로 붙은 우리는 창가와 입구 옆으로 자리를 잡았다.
타―앙! 탕!!
약 3m 높이의 감시탑에선 계속해서 그레이스가 엄호 사격을 해주는 중이었는데….
“G, 얼마나 보여?”
―병력 자체는 많지 않은 것 같아.
카터와 마찬가지의 답변이 들려왔다.
뒤이어 다른 방향에서 달려온 찰리와 델타가 석조 건물 외벽으로 붙었다.
“델타는 외벽 돌면서 창가 클리어하고 찰리는 다른 진입로 확인해 봐. 브라보랑 같이 진입할 수 있게.”
―확인.
타다다다! 콰장창창! 탕! 탕탕―!
델타가 창가를 확인하는 사이 나는 주변을 확인했다.
불에 타고 있는 막사와 이미 움직임을 멈춘 시체들.
주둔지 외부에 있는 나무 사이로, 새빨간 안광을 빛내고 있는 실험체들.
하지만 주둔지에도 주파수가 작동 중인지 정작 들어오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
―1층 창가 클리어.
―반대편 출입구 찾았다.
“전부 진입해.”
이내 견착을 타이트하게 고쳐 잡으며 선두로 진입했다.
동시에 제일 먼저 우리를 반긴 건 다름 아닌 복도에 널브러져 있는 놈들의 시체였다.
델타가 외벽을 돌며 창가를 클리어할 때 죽은 놈들인 것 같았는데…. 클리어 환경이 달라진 만큼 진입하는 쪽 역시 작전을 변경해야 했다.
“CQB로 전환한다. 혹시 모르니 생포할 수 있는 상황이 생기면 생포해.”
이후 도어 브리칭과 함께 방을 클리어하는 노가다 작업이 이어졌다.
중간중간 총성이 들려오긴 했으나 아군이 당했다는 보고는 들려오지 않았으며 1층에 있는 상황실을 발견했을 때, 상황은 더욱 단순해졌다.
주둔지 내부 시설을 비추고 있는 CCTV 모니터가 있었으니까.
“델타는 1층 클리어 계속 진행하고 찰리는 2층으로 올라가. 계단 우측 라인에 놈들이 숨어 있으니까 조심하고.”
지시를 내린 내 시선이 CCTV 모니터 한 곳을 향했다.
아무런 물건도 없는 공간, 그곳엔 지하로 내려가게끔 파여 있는 거대한 구멍이 전부였다.
“생포한 놈들이 말했던 곳이 여기인 건가…?”
“여기 말고는 없어. 델타, 들려?”
―어. 왜?
“1층에 지하로 내려갈 수 있는 곳이 있어. 수색해 봐.”
―알겠어.
“G, 적 안 보이면 너도 그만 합류해. 찰리는 2층 클리어 끝나는 대로 상황실로 돌아오고.”
그렇게 얼마나 기다렸을까.
2층의 클리어 소식이 들려오고 그레이스가 합류했을 때, 델타에게서 무전이 들려왔다.
―지하로 내려가는 곳 맞는 것 같아. 가까이에서 보니까 지하 터널인데?
“거기로 갈게.”
―1층 좌측으로 오면 철문이 있을 거야. 거기로 들어오면 돼.
그렇게 델타가 말해주는 곳으로 향하자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듯한 내리막길이 보였다.
벽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형광등이 달려 있었고 흙바닥에는 바퀴 자국과 발자국이 어지럽게 찍혀 있었다.
컨테이너 차량도 들어갈 정도의 폭과 높이.
진한 흙냄새 사이로 섞여 있는 시체 냄새가 유독 기분을 찝찝하게 만들었다.
“더럽게 들어가기 싫은 분위기네.”
“…그러게.”
“2분간 재정비하고 들어가자.”
이후 짧은 재정비를 하는 사이, 알파에게서 무전이 왔다.
―여기는 알파. 현장 들립니까?
“네. 무슨 일이에요?”
―방금 우간다 인민 방위군의 움직임이 포착되었습니다.
그 말에 재정비하던 인원들이 움직임이 멈췄다.
군대가 움직인다는 건 상황이 또 다른 난관에 봉착한다는 것과 같았으니까.
“여기로 오는 겁니까?”
―첩보에 의하면 집결지가 전부 빅토리아 호 근처라고 하더군요. 저희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고요.
“하르펜이 손을 썼다는 거네요.”
―예. 안 그래도 버배케 섬이 공격받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희도 방위군의 움직임이 너무 갑작스럽게 이루어져서 조금은 극단적인 내용의 공문을 보내게 되었지만…. 다행히 효과는 있었어요. 우간다 정부에서도 방위군을 투입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아 놓았고요.
“극단적인걸, 우간다 정부에서 받아들였다고요?”
―예.
조금은 의아하기도 했으나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었다.
하르펜이 무엇을 약속했든, 그를 도우려면 미국과 한국을 상대해야 했으니.
애초에 우간다 측에선 한국과 미국, 둘 중 한 나라를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벅찰 터였다.
“…어쨌든, 다행이긴 하네요.”
―예. 대신, 그쪽에서도 병력 투입을 자제하라고 요청했어요. 더 밀어붙였다간 국제적인 문제로 끌고 갈 것 같아서 일단은 받아들인 상태고요.
“요약하자면 섬에 있는 놈들끼리 죽을 때까지 치고받고 싸우라는 거네요.”
―…아예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상황이 안 좋아지면 강제적으로라도 병력을 투입시킬 예정입니다. 이미 증거도 어느 정도 확보한 상태니까요.
하나 그땐 방위군도 움직일 것이다.
결국 우리는 하르펜을 죽이더라도 탈출구가 막히거나 방위군한테 붙잡힐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었다.
“오히려 잘 됐어요. 어차피 저희도 방해꾼이 없는 게 편하기도 하고. 그러니까 하르펜 도주만 확실하게 차단해 줘요.”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지금부턴 지하로 들어가서 무전이 안 될 수도 있어요.”
―알겠습니다. 모두 몸조심하세요.
이내 무전을 끝낸 우리는 지하 터널로 진입을 시작했다.
* * *
지하 터널 진입한 지도 10분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