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천재가 타격의 신이 됨 08권
수비 천재가 타격의 신이 됨 08권
수비 천재가 타격의 신이 됨
08
리비에르
수비 천재가 타격의 신이 됨 08권
차례
Chapter 01. 압도적인 힘으로
Chapter 02. 2번째 시즌 종료
Chapter 03. 2년 후
Chapter 04. 2038 WBC
Chapter 05. 5번째 시즌
Chapter 06. 정점에서
Chapter 07. 이어지는 왕좌
수비 천재가 타격의 신이 됨 08권
Chapter 01. 압도적인 힘으로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두었을때만 해도 레인저스 선수들은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그렇기에 2, 3차전의 결과는 꽤나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한번 쉬어간 것인가? 1패 이후 다시 2연승을 거두며 유리한 고지에 오른 타이탄즈.]
[믿었던 선발진이 흔들린 레인저스. 타이탄즈에게 리드를 내준 가운데 4차전은 어떻게 될 것인가?]
[극심한 집중 견제를 받고 있는 김유신. 그런 와중에도 놀라운 성적을 기록하다.]
1차전 승리까지만 해도 좋은 분위기였던 레인저스였지만 4차전을 앞둔 지금은 이번 시즌 중 가장 안 좋은 분위기에 빠져 있었다.
“지금 상황은 확실히 안 좋기는 하군.”
“그래도 여기까지는 예견한 일이에요. 타이탄즈의 기세를 보고 2패 정도는 다들 염두에 두고 있었잖아요? 이제부터 이기면 되는 거예요.”
“그건 그렇지만.”
“타이탄즈 녀석들 분명 체력적인 문제로 힘겨워하는 모습이 보였어. 그런데도 우리보다 더 타격이 좋더라고.”
“그건 애초에 저 녀석들이 자꾸 절 걸러버렸으니까요.”
“그렇기는 하지.”
유신은 선수들의 분위기를 올리기 위해 계속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레인저스 선수들은 2, 3차전의 연패에서 뭔가를 느낀 듯 미묘한 분위기였다.
‘대체 뭐 때문에 이렇게 분위기가 가라앉은 거지?’
[저도 모르겠네요. 단체로 아프기라도 한 건지.]
결국 유신은 고개를 저으며 먼저 준비를 마치고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던 젊은 투수도 선수단을 잠시 살피다가 밖으로 나섰다.
“김유신.”
“왜?”
“다들 뭔가에 쫄기라도 한거 같은데 왜 저러는 거야?”
“그걸 알면 내가 이렇게 답답하지도 않지. 작년에 우승한 선수들이 왜 저렇게 쫄고 있는 건지.”
“만화 같은 데서 나오는 말대로면 타이탄즈의 기세에 밀렸다고 봐야 할려나.”
“그렇다면 웃긴 이야기지. 3패까지 몰린 것도 아닌데 기세에 밀렸다니.”
유신은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저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선수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오늘 경기는 나한테 맡겨라. 넌 어떻게든 1점만 뽑아내주고.”
“지금 화력이 올라온 타이탄즈 타선을 상대로 어떻게 할려고?”
“옛말에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는 말이 있지. 난 영웅이 되고 싶을 뿐이야.”
“영웅이라… 누굴 위해?”
“그걸 하나하나 말하기에는 부끄러우니 넘길게.”
그렇게 말하며 선수는 천천히 오늘 경기의 준비를 위해 그라운드로 나섰다.
유신은 그의 등에 박혀있는 남지후라는 이름을 보고는 이내 자신도 경기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1점만 뽑아내란 말이지? 쉬운 부탁을 하네.”
* * *
[1차전 레인저스의 승리. 2, 3차전 타이탄즈의 승리. 타이탄즈가 2승 1패로 리드를 잡은 가운데 이제 한국시리즈 4차전이 이어집니다.]
[예상외의 전개라고 해야 할까요? 타이탄즈가 리드를 잡고 있네요.]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여러 예상이 있었는데 그중에 4경기 만에 스윕으로 끝날 거라는 예상도 있었죠. 이미 틀렸지만요.]
[그렇죠. 아무튼 오늘 레인저스는 남지후 선수가 나오고 타이탄즈는 이성우 선수가 나옵니다.]
중계진의 말과 동시에 자료가 화면에 나왔다.
포스트시즌 첫 경기가 한국시리즈가 된 남지후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2경기 동안 10이닝 3실점을 기록한 이성우의 대결.
[앞선 3경기에 비하면 투수간의 격차가 가장 크지 않나라는 생각이 드는 매치인데요.]
[확실히 시즌 기록을 보면 그렇죠.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선 이성우 선수도 괜찮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죠.]
[네, 그러면 앞선 3경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셨나요?]
[선발 매치만 놓고 따지면 사실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매치이기는 했습니다. 다만 타이탄즈의 체력적인 문제와 레인저스의 타선을 고려해서 레인저스의 우세를 예상했는데….]
[막상 나온 결과는 타이탄즈의 우세라는 거군요.]
[그렇죠.]
그래도 한국시리즈는 4승을 먼저 거두어야 우승을 거둘 수 있기에 레인저스에게도 2번의 기회가 더 남아 있는 상태였다.
[사실 가장 우려가 되는 것은 그겁니다. 남지후 선수가 한국시리즈의 압박을 어떻게 버텨낼 것인지.]
[그것도 사직의 이 많은 타이탄즈 팬들 사이에서 말이죠.]
[네, 3차전에 나선 이진우 선수도 타이탄즈 팬들의 위압감 때문인지 평소보다는 조금 무딘 느낌이 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코칭스태프 사이에선 4차전 선발을 그대로 가도 될까라는 의문이 나오기도 했었다.
하지만 변동은 없었다.
이 시점에 대체 선발을 낸다고 하면 로테이션에서 떨어져 불펜으로 들어간 최성욱이나 1차전에 나선 라투스를 땡겨 써야 했기 때문이었다.
“정해둔 답으로 밀고 간다.”
박영호 감독의 최종 결정으로 한국시리즈의 중간지점인 4차전의 선발 투수는 사전에 정해진 대로 남지후로 유지되었다.
그리고 4차전이 시작되었다.
* * *
한국시리즈 4차전.
유신은 이 시점에서 2승 1패나 아예 3승을 기대했었다.
팀 전력만 놓고 보면 그게 정배였으니까.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그래서 유신은 조금 더 치열하게 경기를 치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딱!
마침 오늘 타이탄즈의 선발 투수는 이전 경기의 투수들보단 상대하기 쉬운 투수였다.
최준호가 시작부터 안타를 쳐낸 거만 봐도 잘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선두 타자 안타를 허용하는 타이탄즈.]
[이러면 무사 1루 상황에서 김유신 선수가 타석에 들어서게 되는데요.]
[이번 시리즈에서 김유신 선수에게 무려 6개의 볼넷을 주면서 최대한 승부를 피했던 타이탄즈인데요. 과연 여기서 승부를 볼 것인지.]
김유신이라는 무지막지한 타자를 맞이하게 된 이성우는 바로 포수와 벤치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포수와 벤치에서 나온 사인은 간단했다.
‘걸러라.’
주자 2명을 출루시키는 상황을 감수해서라도 유신과는 승부를 해서는 안 된다.
그런 강한 의지가 실린 사인이었다.
마침 최준호가 안타를 치고 나갔기에 유신은 도루도 불가능하다.
그래서 유신은 4차전에도 고의사구로 출루를 하게 되었다.
언제쯤 타격의 기회가 찾아올까.
그런 생각을 하며 유신은 1루로 향했다.
그래도 무사 1, 2루의 찬스라면 1점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은 기회였다.
그렇기에 시선은 3번 타자인 박민성에게 돌아갔다.
유신이 상당수 타석에서 걸러지는 사이 박민성은 그걸 해결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 횟수가 많지 않았기에 유신에 대한 집중 견제가 풀리는 수준까지는 가지 못했다.
└ 칠 때는 확실히 잘 치는데 그 치는 빈도가 낮음.
└ 작년에도 그랬지만 포시에서 못 치는 유형이기는 함.
└ 올해는 좀 나아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정규시즌에 비하면 부족하기는 하지.
박민성도 자신이 포스트시즌에서 비교적 부진하고 있다는 점과 지금이 중요한 상황이라는 점은 잘 인식하고 있었다.
딱!
“파울!”
사실 그 자신도 억울한 느낌은 있었다.
컨디션이 나쁜 건 아니다.
하지만 평소와 달리 묘하게 공이 안 맞는다.
방금의 파울도 시즌 중이었다면 충분한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아쉬운 생각을 해도 바뀌는 것은 없다.
‘어떻게든 내야를 넘긴다.’
지금 출루한 두 사람의 주력이라면 내야를 확실히 넘기기만 해도 점수가 나올 수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박민성은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빠르게 날아오는 공을 가볍게 건드렸다.
딱!
투수의 키를 넘긴 타구는 빠르게 2루 베이스까지 날아갔다.
급히 2루수가 몸을 날리려고 했으나 타구는 순식간에 2루 베이스 옆을 찍고 외야로 튕겨나갔다.
그것을 보며 타이탄즈의 유격수가 급히 움직였지만 튕겨나간 타구는 빠르게 외야로 넘어갔다.
그러는 사이 2루 주자는 3루를 돌아 홈으로 향했고 1루의 유신도 3루까지 달렸다.
[주자 3루에서 세이프! 선취점을 가져오는 박민성의 적시타!]
[김유신 선수가 견제받는 상황에선 박민성 선수가 해줘야 한다고 했는데 지난 경기는 아쉬웠지만 오늘은 또 해결을 해주고 있네요.]
[그렇습니다. 정규시즌과 비교한다면 여전히 아쉽다는 소리가 나오기는 하지만 그래도 오늘은 좋은 스타트를 보여주었네요.]
딱!
“아웃!”
“세이프!”
이어진 타석에서 희생 플라이가 나오며 유신도 홈에 들어올 수 있었다.
그리고 홈에 들어온 유신은 바로 남지후 옆으로 가서 말했다.
“2점이면 충분하냐?”
“어, 충분해.”
유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남지후는 천천히 마운드에 오를 준비를 했다.
1회부터 나온 점수 덕분에 기세가 오른 레인저스 선수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적극적인 타격을 한다는 말은 그만큼 승부가 빨리 난다는 의미였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서 1회 초가 마무리되었다.
적극적인 타격에도 불구하고 추가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점수는 2대0.
“주인공이 되기에 충분한 점수네.”
그 말과 함께 남지후는 천천히 마운드에 올랐다.
[2034 드래프트 1라운드로 레인저스에 지명받은 프로 2년차의 젊다 못해 어린 투수인 남지후가 마운드에 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