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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장
2장
3장
4장
5장
1장


곧장 집으로 돌아온 나는 문턱을 넘자마자 거실 바닥에 몸을 던졌다.
무거운 눈꺼풀이 저절로 내려앉으며, 뼈마디마다 쌓인 피로가 몰려왔다.
“아~ 움직이기 싫다.”
중얼거리며 나는 무기력하게 천장을 바라봤다.
그러고 있으니 해태가 다가와 내 뺨을 핥아 주었다.
해태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말했다.
“별일 없었어?”
“꾸앙!”
해태는 우렁차게 대답하더니 베란다 쪽을 가리켰다.
언제부터 와 있었는지, 펀치가 난관에 걸터앉아 있었다.
펀치가 아무런 일도 없이 저리 가만히 앉아 있을 리는 없고, 용무를 물었다.
“무슨 일이야?”
“가아악!”
펀치는 그동안 있었던 일을 얘기해 주었다.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침입자가 있었다.
침입자가 한둘이 아니었지만 펀치가 강조해서 말한 놈이 있었다.
어떤 남자 한 명이 거대한 늑대를 끌고 왔다고 한다.
한꺼번에 가디언 여럿이 달려들었지만 결국 제압하지 못하고 놓쳤다고 했다.
그리고. 그 남자가 남긴 물건을 나에게 건네주었다.
“이건…….”
늑대 문양이 각인된 동전은 낯이 익었다.
유일한 게임 경쟁자던 울프가 사용하던 증표였다. 이것을 그 남자가 남겼다면 울프임이 틀림없었다.
거기다가 데리고 온 소환수가 늑대라고 했으니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누가 봐도 선전 포고네.”
울프와 언젠가는 부딪힐 줄 알았지만 설마 이렇게 빨리 마주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어쩌면 잘된 일일지도 모른다.
나중에 더욱 피곤한 상대가 될지도 모르는데, 밭을 일구기 전에 싹을 잘라 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상대가 울프라면 단단히 대비해야 했다.
그는 내 뒤를 쫓아 신 난이도에 도전했던 플레이어.
절대 우습게 볼 수 없는 전력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폰급과 나이트급 가디언을 상대로 유유히 빠져나갔으니, 간접적으로나마 그의 전력을 알 수 있었다.
“2급 랜드마크는 당연히 소유하고 있을 거고, 1급을 앞두고 있겠지.”
예상을 뛰어넘어 1급 랜드마크를 보유했을 수도 있다.
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펀치.”
“가아악!”
“그 남자가 등장했던 구역에 빈틈은 없나 샅샅이 확인해. 그리고 감시를 늘려서 특이 사항이 발견되면 곧바로 보고하고.”
“가악!”
펀치가 물러나고, 나는 생각에 잠겼다.
“가디언 수를 빨리 늘려야겠어.”
이내 블루가 다가와 머리를 비볐다.

[블루가 자신이 도울 것이 있으면 말하라고 합니다.]

“지금은 괜찮아. 블루, 고생 많았어. 피곤했을 텐데 쉬어.”
먼저 집에 와 있던 레드와 블루는 상태가 양호했다.
그렇게 격전을 치렀는데 멀쩡한 걸 보면 호리호리하게 생긴 것과 다르게 꽤나 터프한 모양이다.
“가아악!”
떨어져서 쉬고 있던 레드가 울부짖자, 나는 고개를 돌려 레드에게도 수고했다는 말을 해 주었다.
그러자 레드는 만족한 얼굴로 자기 털을 고르며 다시 휴식을 취했다.
블루도 조금은 지쳤었는지, 바닥에 풀썩 주저앉았다. 그 모습이 마치 사람과 비슷했다.
꼬르륵.
배에서 아우성치는 소리가 들렸다.
이벤트에 참가했을 때도 배가 허기졌는데, 한바탕 뛰고 왔더니 뱃가죽이 달라붙은 기분이다.
급하게 냉장고 문을 열어 먹을 것을 욱여넣었다.
그리고 뒤늦게 보상으로 얻은 석양의 에메랄드를 꺼냈다.
그것을 구속의 벨트에 있는 빈 홈에 끼워 넣자, 본래 한 몸이었던 것처럼 동화되기 시작했다.
이내 보석에서 광휘가 몰아치더니, 벨트가 주황빛으로 물들어갔다.

[구속의 벨트에 잠재되어 있던 능력이 해방됩니다.]
[해방된 벨트의 이름이 ‘황혼의 벨트’로 변경됩니다.]

빛이 사그라들자, 벨트는 검은색으로 변질했다. 그러나 은은하게 주황빛을 띠는 것이 석양을 떠오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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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황혼의 벨트
분류: 장신구
등급: 레전더리
설명: 영혼의 힘이 깃든 보석의 영향을 받아 벨트에 잠재되어 있던 힘이 해방되었다.
효과: 황혼 시간대에 일시적으로 소유자의 신체 능력이 두 배로 상승한다.
스킬: [황혼의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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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트의 효과와 스킬을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효과에 시간이라는 제약이 따랐지만 스킬의 경우 내가 쓰고 싶을 때 언제든지 쓸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 벨트를 얻고자 한 이유는 스킬의 영향이 컸다.
황혼의 언덕.
강제로 황혼으로 물든 시간대의 공간을 만들어 일시적으로 신체 능력을 상승시킬 수 있었다.
즉 시간의 제약 없이 효과 발동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다만 한번 사용하고 나면 하루 동안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쓸 때 신중을 기해야 했다.
그러고는, 지금 당장 사용할 일이 없는 이벤트 시계를 주머니 속에 넣었다.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확인하기 위해 상태창을 호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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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치>
힘: 88
민첩: 81
체력: 80
영력: 232
정신력: 100
문화력: 60

<스킬>
[유일무이]
[기사회생]
[한계초월]
[문책강타]
[문화유대]
[문화해방]
[문화소멸]
[보호]
[가디언의 결속]
[반사의 구]
[전기 보호막]
[가속]
[운명의 개척자]
[황혼의 언덕]

<히든 스킬>
[게임 동기화]

<도전과제>
10/129
[‘흡수합병을 하지 않은…….’ 도전 과제가 달성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영체를 소멸시킨…….’ 도전 과제가 달성되었습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이겨 낸’ 도전 과제가 달성되었습니다.]
[‘영력을 지배한 자’ 도전 과제가 달성되었습니다.]
[‘가디언들을 압도하는’ 도전 과제가 달성되었습니다.]
[‘최초로 1등급을 달성한…….’ 도전과제가 달성되었습니다.]
[‘압도적인 사냥꾼’ 도전 과제가 달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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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치의 상승뿐만 아니라 새로운 스킬들이 추가된 것을 확인했다.
‘아, 그렇지. 이 스킬이 있었지.’
운명의 개척자, 그 중요한 스킬을 얻고도 정신없는 일정에 밀려 잠시 잊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