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사인 심바 5
§ 차례 §
뼈아픈 방심의 대가
닭 쫓던 개
울란바토르 시장
사람 짜증 나게 하네
단독 플레이
이런 망할
도로 위 난동
대사관 테러
너, D질래?
국밥집 회동
없을 리가 없잖아?
제덕 아저씨
중국의 꿍꿍이?
눈치 깠어
대가 지불
박형일의 죽음
의문사
살인자에 대한 호기심
NIS 감찰실
못 먹어도 고
돌발적인 저격
한 성격 하는 이해인
산다는 것은 고차원적인 것이다
죽음의 눈동자
교활한 년
뼈아픈 방심의 대가
푸욱.
쓰싼의 목.
목과 가슴이 만나는, 움푹 들어간 부위를 향해 칼로 찌르는 것처럼 관수 찌르기를 내질렀다.
퍼어억.
당한 쓰싼이 고통스러워했다.
“커어억.”
이어.
오른 팔꿈치를 접으며 손목을 위로 밀어 올렸다.
휘이익.
중지의 바라크의 이빨.
여전히 붙어 있었다.
짐승의 송곳니처럼 휘어진 바라크의 이빨 끝부분이 쓰싼의 목을 꿰뚫기 직전이다.
그런데…….
망각했다.
메타 휴먼은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쓰싼이 그 와중에 날 공격했다.
양손의 열 손가락.
내 좌우 옆구리 바로 위에 있는 휘어진 늑골.
뼈와 뼈 사이를 쓰싼의 손가락들이 나이프로 찌르는 것처럼 깊이 파고들었다.
꽈아아아악.
단숨에 늑골의 뼈들을 움켜쥔 쓰싼이다.
꽈, 꽈악.
양손의 열 손가락에 힘주었다.
단숨에 내 늑골들을 부러뜨리려는 쓰싼이다.
“으아아아아악.”
고통에 턱을 들며 마구 비명을 질렀다.
더럽게 아프다.
지독하다.
고통 때문에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그저 고통에 겨워 비명을 지를 뿐이다.
힘이 장난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가 심하다.
비명을 지르며 고통에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떨고 싶어서 떠는 것이 아니다.
나도 모르게 그렇게 고통에 몸이 반응하는 것이다.
‘아, 안 돼에에에.’
비명을 지르며 마음속으로 고함쳤다.
지금 상태로는 안 된다.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대로는 중상을 면키 어렵다.
늑골이 부러졌다고 죽지는 않겠지만.
몸을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의 중상을 입는 것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
결국 쓰싼에게 내가 죽임을 당할 것이다.
죽고 싶은 생각은 일절 없다.
꽈, 꽈악.
양손으로 쓰싼의 양어깨를 움켜쥐었다.
관절.
팔과 어깨가 맞닿은 부위를 혼신의 힘을 다해 압박했다.
그럼으로써 내 늑골을 지금 압박하는 쓰싼의 양 손가락의 힘을 빼려 했다.
하지만 상황은 내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내가 움켜쥐며 쓰싼의 양어깨에 주는 압박과 고통에 쓰싼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18!
누가 고통을 못 느끼는 놈이라는 걸 부정하기라도 할까?
더럽게 날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쓰싼이다.
위험해!!
머리로 쓰싼의 얼굴을 힘껏 내리찍었다.
콰, 콰, 콰, 콰, 쾅.
반복적인 박치기.
적잖은 충격이 쓰싼의 얼굴을 직격했다. 충격으로 쓰싼의 골이 크게 울릴 것이다.
그 와중에도 쓰싼이 내 늑골을 압박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도리어 더 힘을 쥐어짜 내어 내 늑골을 단숨에 부러뜨리려 한다.
“으아아아아악.”
내 의사와 무관하게.
입에서 마구 비명이 터져 나온다.
떨고 싶지 않은데, 내 마음과 달리.
부들부들.
경련하는 것처럼 몸이 마구 떨린다.
‘아, 안 돼…….’
내가 감당하기에 벅찬 고통일까?
갑자기 의식이 급격히 흐려지며 머릿속에서 몇몇 환청이 들린다.
[야아아. 시커먼 놈. 넌, 나중에 나서.]
[크르…….]
[야아아. 이번에는 좀 내가 나서자. 엉.]
[크릉.]
[마아아. 저번에 나선 건……. 야아아아. 시커먼 놈. 그건 반칙이야. 인마아아아.]
내 의식이 흐려지는 것이 고통 때문인지.
아니면.
내 속에 있는 다른 두 존재 때문인지.
모르겠다.
* * *
‘엉?’
쓰싼은 당혹스러운 작은 눈빛을 띠었다.
양 손가락으로 좌우 늑골을 붙잡으며 번쩍 들어 올린 박민우.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는데.
갑자기 전신이 뭘 어떻게 할 겨를도 없이.
무서운 속도로 검게 변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두 눈동자가 검은 그 무엇에 잠식당하는 것처럼 삽시간에 검게 물들었다.
흑안!
그런 한편으로 등 뒤 척추에서 다수의 촉수가 바깥으로 뻗어 나오더니.
허공이 무슨 물이라도 되는 양 이리저리 흐느적거리기 시작했다.
돌연한 박민우의 변화.
의아한 쓰싼이었다.
그 의아함은 삽시간에 증폭되었다.
부러뜨리려는 늑골에서 알 수 없는 힘이 일더니.
자신의 양 손가락을 바깥으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그 힘에 대항하여 계속 늑골을 부러뜨리려고 했는데 여의치가 않다.
자신의 힘을 상회하는 박민우의 내부의 힘이다.
그리고.
……우, 우두둑.
양어깨를 옥죄듯이 압박하는 박민우의 양 손가락.
실린 힘이 갑자기 엄청 강해졌다. 그 바람에 급격히 양팔에서 힘이 빠진다.
* * *
일순간.
부, 부우욱.
뭐라 말할 수 없이 압도적인 힘의 검은 형체.
뉴 타입이 쓰싼의 양어깨에서 양팔을 뜯어내더니.
손에 쥔 양팔을 옆으로 아무렇게나 집어 던지는 박민우였다.
고통을 느끼지는 못하지만 감각마저 없는 것은 아니다.
허전한 양어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