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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암흑 기사의 스트리밍 9권
갈드 게임 판타지 소설
목차
Chapter 1
Chapter 2
Chapter 3
Chapter 4
Chapter 5
1
Chapter 1
검은 바다는 이름 그대로 까만 어둠이 깔린 바다였다.
심해이지만 심해보다 더 짙은 어둠이 먹물처럼 번져 있었고, 어인 의원이 말했던 가장 순수한 물의 가호 덕분인지 그 경계가 꽤나 또렷하게 그어져 있었다.
아마 결계처럼 검은 바다의 어둠이 밀려드는 것을 막아 내는 힘이 작용하는 것이겠지.
‘이건…….’
그 어둠을 응시하며 카루타는 익숙함을 느꼈다.
그것은 분명 암흑 마력이었으니까.
그게 전부는 아닌 듯싶었지만, 적어도 암흑 마력을 품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타락한 몬스터’의 정체에 대해서도 유추할 수 있었다.
‘변이체이려나.’
암흑 마력에 의해 변이된 변이체.
어쩌면 잘게 쪼개진 마족의 신체 따위를 찢어 먹은 탓인지도 모르겠다.
마왕전쟁 당시 마왕이 쓰러지고도 인간계에 남은 마족들을 섬멸했다고는 하나, 바다와 같은 넓은 곳을 모두 뒤져 숨어 있던 모든 마족들을 처리했다고는 믿기 어려웠으니까.
그런 놈들이 남아 있었거나, 그 시체가 바다 어딘가에 표류 또는 잠겨 있다가 내재되어 있던 암흑 마력을 퍼트리고 변이체를 만든 것은 아닌가 추측하는 것은 카루타만이 아니었다.
-암흑 교단일 수도 있겠는데? 마왕전쟁의 잔재라기엔 너무 뜬금없잖아?
-여기서 또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가 튀어나온다고?
-이 정도면 얘 자체가 탐지기고 토템 아니냐? ㄷㄷ
-아모른직다. 설마 메인퀘가 또 뜨겠어? 그것도 바다에서?
-암흑 교단의 본거지라든가 하는 건 아니겠지? 그만한 세력이 아직까지 안 걸린 거 보면 바닷속에 있어도 이상하지 않긴 한데.
시청자들 역시 저마다의 가설과 추측을 쏟아 내고 있었다.
하지만, 당연히 확정 지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어디까지나 참고만 가능할 뿐, 결국 저 안을 조사해 보아야만 무엇이든 알 수 있을 터였다.
“그럼 저는 준비를 해야 해서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돌아오기를 원하시면 저기 계신 분들께 말씀하시면 됩니다.”
그사이 포르세는 카루타에 인사한 뒤, 다시 해왕류를 타고 사라졌다. 카루타는 슬쩍 주변을 살피다가 경계를 지키고 있던 어인들에게 말을 걸었다.
“혹시 지금까지 알아내신 것이 있다면 공유해 주실 수 있을까요?”
“물론이지, 친구.”
다행히 어인들의 친구라는 타이틀을 얻었기 때문인지 그들은 꽤나 살갑게 카루타를 반겨 주었고, 그 덕에 그들을 통해 현재까지의 조사 상황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응 니가 해~
-아따 호구 왔는가.
-하는 시늉만 하면 되는 꿀보직이라고
-한잔해
하나 들어 본즉, 그다지 도움이 되는 정보는 없었다.
그들이 이곳에 파견 나온 것은 벌써 한 달이 넘었지만 조사랍시고 해 둔 것이 그저 검은 바다의 경계 근처를 돌아다니는 타락한 몬스터, 그것도 소형 종 몇 마리를 매일 잡아 해부해 보는 것쯤이었던 것이다.
그마저도 특이점이랄 것은 발견하지 못했고 아예 깊숙이 들어가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그 이유는 역시 암흑 마력이었다.
들어서는 순간부터 몸을 잠식해 오는 암흑 마력 때문에 조사해 보고 싶어도 오래 버틸 수가 없는 것이다.
그나마 검은 바다를 빠져나와 휴식을 취하면 회복하고 암흑 마력을 몰아낼 수 있지만 그 안에서는 힘을 사용할수록 빠르게 잠식당하고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상태 이상이, 그 이상 버티다 보면 정신마저 이상해지는 것이 느껴졌기에 더 깊은 곳까지 조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탓이다.
그러니 당연히 조사에 진척이 없었고, 소형 종에 불과한 타락한 몬스터들은 암흑 마력에 일정 수준 이상으로 잠식당했다는 것만 확인 가능할 뿐 그 원인이나 공통점 따위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흐음,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한번 들어가 보죠.”
그렇기에 이 상황은 마치 카루타를 기다려 온 것만 같이 느껴질 지경이었다.
정말 저 바다에 가득 차 있는 것이 암흑 마력이라면 적어도 자신만큼은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고 돌아다닐 수 있을 테니까.
오히려 암흑 마력의 회복 속도가 상승해서 사냥하기에 더 용이할 테니까.
“조심하게. 문제가 생기면 이걸로 언제든 우리를 부르고.”
“예, 그러죠.”
어쩔 수 없이 카루타가 직접 검은 바다 내부로 들어가 볼 것을 결정하자 어인들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소라껍데기 같은 것을 내밀었다.
포르세가 해왕류를 부를 때 사용한 것과 비슷해 보였는데, 일종의 호루라기 같은 놈인 듯싶었다.
어인들도 잠시 동안은 검은 바다 내부를 돌아다닐 수 있으니 이걸 불면 구출하러 오겠다는 것이겠지.
그 때문에 몬스터를 싹 몰아 놓고 이걸 사용하면 공짜로 몰이사냥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긴 했지만 그 경험치까지 모두 자신에게 들어올지는 알 수 없었기에 일단 최후의 수단쯤으로 미뤄 두었다.
‘가만, 너 왜 조용하냐?’
-왜 또 시비지?
그렇게, 홀로 검은 바다로 뛰어들려던 카루타가 잠시 멈칫거렸다.
문득 무언가 떠올랐기에 발자크를 불러낸 것이다.
‘250레벨을 달성했으면, 새로운 스킬을 줘야 하는 거 아닌가?’
말킨을 처치하고 250레벨을 달성했음에도 신규 스킬을 얻지 못했다는 것이 떠오른 것이다.
보통은 직업 길드를 가서 스킬북을 구매해 배워야 하지만 그가 택한 진 암흑 기사의 직업은 특수한 케이스였기에 모든 스킬이 자동 습득되는 식인데 잠잠하다는 것은 필시 깨어난 발자크의 영혼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맡겨 놨냐? 그건 이 몸의 마음이시다.
‘뭐, 인마?’
-흥, 어디 부탁해 보거라. 그럼 생각해 보지.
‘까고 있네. 잔말 말고 얼른 내놔.’
-정중히 부탁해 보도록.
‘그거 없다고 내가 빌빌댈 것 같냐? 마음대로 해라. 천천히 하지, 뭐.’
그러자 발자크가 기회라 여겼는지 뻗댔으나 그에 굴복할 카루타가 아니었다.
신규 스킬이 무엇일지 모르지만 그게 없어도 당장 무리가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쳇. 나도 깜박했을 뿐이다. 받아라.
결국 먼저 숙인 것은 발자크였다.
카루타의 성장이 느릴수록 답답한 것은 오히려 녀석이었으니 말이다.
[투기 응축][Lv. 1]
암흑 투기를 응축시켜 더 강한 위력을 발휘합니다.
[투쟁 본능][Lv. 1]
자신보다 더 강한 상대와 전투를 치를 때, 모든 능력치가 증가합니다.
상대가 강할수록 투쟁 본능은 더 강해집니다.
-10레벨 이상 격차 시 능력치 10% 상승
-50레벨 이상 격차 시 능력치 20% 상승
-100레벨 이상 격차 시 능력치 30% 상승
[투쟁의 포효][Lv. 1]
포효를 내질러 주변 모든 존재의 투쟁 본능을 일으킵니다.
광역 도발 효과를 얻습니다.
[유성참][Lv. 1]
투기와 암흑 마력이 응집된 기운을 유성처럼 쏘아 냅니다.
[하수인 소환][Lv. 1]
당신의 영혼에 이끌린 하수인을 소환합니다.
하수인은 250, 400, ???레벨에 한 번 씩 최대 셋까지 지정할 수 있습니다.
-현재 보유한 하수인 : 없음.
‘오, 다섯 가지를 한 번에 준 건 처음 아닌가?’
그렇게 별것 아니라는 듯 스킬들을 던져 주었지만, 막상 확인한 신규 스킬들은 꽤나 거창한 것들이었다.
더불어 카루타에게 꼭 필요한 것들이기도 했다.
투기 응축이야 투기를 강화해 주는 효과이니 무조건 이득이고, 투쟁 본능 또한 자신보다 레벨이 높은 상대와 겨루는 것이 일상인 카루타에게 꼭 필요한 힘이었다.
단숨에 그 두 가지만으로도 엄청난 스펙업을 이루었다 할 수 있을 정도였다.
‘확실히 좋군, 300레벨대 스킬이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하나 나머지 스킬들 역시 큰 의미가 있었다.
투쟁의 포효는 그간 투지의 포효로 상대를 위압하고 공포에 빠뜨릴 뿐이던 카루타에게 다른 옵션을 제공했다.
위압과 공포에 빠지면 도망칠 생각만 해 대기에 오히려 잡아 죽이기 어려울 때가 많아 쓰기 꺼려지는 상황들이 있었는데 광역 도발 효과를 가진 투쟁의 포효를 이용하면 이제 그럴 일이 사라질 듯한 것이다.
만약 이 둘이 동시에 혹은 차례로 사용해 각기 적용될 수 있다면 그 또한 굉장한 이점이 되겠지.
‘게다가 공격 스킬까지.’
그것만으로도 만족이지만 이번에는 공격 스킬까지 추가되었다.
검술이 아닌, 방출형의 스킬이라는 게 조금은 아쉬웠지만 한편으로는 오히려 좋을 것도 같았다.
어차피 근접 전투야 자신의 테크닉으로 어떻게든 할 수 있지만 방출형의 공격은 투기 방출과 폭격에 의존하고 있지 않았던가?
방출형 공격의 경우, 견제용으로도 유용하게 쓰였지만 비교적 약한 놈들을 몰살할 때 쓰기 좋은 놈이기도 했기에 압도적인 공격력에 비해 느린 레벨업 속도를 몰이사냥 따위로 커버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것도 같았다.
‘근데 이건 뭐지?’
마지막으로 하수인 소환.
이건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하수인이라는, 일종의 펫 같은 무언가를 소환해 내는 스킬이란 것은 알겠는데 그 효과가 무엇인지 어떤 범주의 존재들이 소환되는 것인지 등은 알 수 없는 것이다.
그 때문에 일단은 써 봐야 감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레벨 제한은 있지만 최대 3마리까지의 하수인을 부릴 수 있다니 바로 써서 확인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건 지금 쓰지 않는 게 좋을 거다.
‘왜지?’
-여기가 어디라고 생각하는 거냐? 소환되는 하수인은 소환자의 정보와 상태에 따라 달라지니 물속에서밖에 쓸 수 없는 놈을 부를 게 아니라면 나중으로 미루는 게 좋겠지.
하나 그것은 발자크가 말렸다.
이곳의 지역 레벨이 높고 그 폭도 넓다지만, 계속해서 물속에서만 생활하고 사냥할 것이 아니라면 확실히 수중형 하수인을 소환하기보다 지상에서 필요한 하수인을 소환하는 편이 좋을 테니까.
카루타도 수긍했고, 하수인 소환은 일단 나중으로 미뤄 두기로 결정했다.
“250레벨 스킬이 이제 생겼네요. 어디 한번 시험해 보러 가 볼까요?”
그사이, 느닷없이 튀어나온 새 스킬들에 시청자들이 한바탕 난리가 나 있었다.
워낙 굵직한 일들이 연속으로 터지다 보니 그들 역시 카루타가 250레벨을 달성했다는 사실을, 신규 스킬을 얻지 않고 지나갔다는 사실을 깜박했다가 갑자기 떠오른 스킬창에 당황하는 중인 것이다.
성능 자체도 미쳤지만 그것을 얻은 사람이 카루타임을 감안하면 다른 이들보다 압도적인 효율을 자랑할 것 같았으니까.
그런 그들의 반응을 재미있다는 듯 훑은 카루타가 가뿐하게 검은 바다로 몸을 던졌다.
그리고 새로운 지역을 또다시 개방했다.
[신규 지역 ‘검은 바다’가 발견되었습니다.]
동시에, 예상했던 메시지가 함께 나타났다.
[암흑 마력에 노출되셨습니다.]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습니다.]
예상대로 검은 바다의 정체는 짙게 녹은 암흑 마력이었다.
다크 미스트와도 비슷해 보이나 시야 확보는 그대로 보다 용이했다.
다크 미스트의 경우 아예 시야를 가렸지만, 검은 바다는 그저 불을 꺼 놓은 듯 어두울 뿐이었고 조금 지나자 눈이 적응하여 대략의 윤곽쯤은 보이는 것이다.
또한 지나다니는 물고기, 해양 몬스터들의 눈알 따위는 밝아서 대략 위치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음? 왜 공격하지 않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