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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암흑 기사의 스트리밍 6권
갈드 게임 판타지 소설
목차
Chapter 1
Chapter 2
Chapter 3
Chapter 4
Chapter 5
1
Chapter 1
‘완전체가 될 시간이 가까워진 건가?’
완전체.
그것이 어떤 것인지, 어떤 모습과 힘을 가졌는지는 알지 못했다. 그러나 이전에 격파했던 죽음의 심장부를 차지한 보스들, 즉 ‘불완전한’ 시리즈의 놈들이 가지는 이름으로 미루어 생각할 뿐이다.
불완전한이라는 것은, 완전한 버전이 따로 존재한다는 뜻이고 그 둘 간의 격차는 무척이나 클 것이 당연했으니까.
그렇기에 한편으로는 기대가 되기도 했다.
불완전한 상태인 지금도 자신 이외의 동 레벨대 플레이어들에게는 버거울 만큼 강력한 존재들인데 완전한 힘을 갖추게 되면 얼마나 강해질까?
또 얼마나 싸울 맛이 날까?
그 때문에 시간을 주고 싶다는 생각마저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놈들과 제대로 겨루어 보기 위해, 어차피 이미 죽음의 기운을 필요한 만큼 모두 확보해 흡수했으니 거리낄 것도 없었다.
‘기대되는군.’
하지만 지금 눈앞의 이놈을 묵혀 잡아먹는 것은 무리다.
지금까지 쏟아부은 노력이 아까운 것도 있지만, 혼자였다면 포기하는 척 물러설 수도 있겠으나 이미 너무 많은 이들이 달라붙은 것이다.
결국 카루타가 나서지 않는다면, 죽음의 심장부에 진입해 정수를 취하지 않는다면 이들도 다시 물러나야 할 테지만 여기까지 온 마당에 혼자 발을 빼는 것은 어려웠다.
그런 이유로 카루타는 일단 눈앞의 문제부터 적극적으로 나서 해결했다.
어차피 죽음의 심장부는, 죽음의 정수는 이곳 하나만 남은 것이 아니었으니까.
플레이어들과 합세하여 사체의 산을 해체하기 시작했고, 그럼에도 오랜 시간이 걸려 밤이 늦고서야 죽음의 심장부로 들어설 수 있는 입구를 발견하고 말았지만 그 안으로 들어가 죽음의 정수를 취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그 고된 여정을 마치고, 푸념하듯 선언했다.
“일단 중간 정산을 해야 할 것 같네요.”
중간 정산.
퀘스트 완료부터 하겠다고.
그러지 않는다면 다행이지만, 또 다른 곳에서도 이 같은 행위가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또다시 엄청난 시간을 허비하게 될지 몰랐다.
신전 측에서 나서줬다면 한결 수월했겠지만, 엉덩이 무거운 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주리라 기대하긴 어려웠으니 일단 한 차례 퀘스트 완료를 하고, 다시 같은 퀘스트를 받든 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그게 정론이다.
이미 진작에 했어야 할 일인지도 몰랐다.
죽음의 홀만으로 좀비화 저주 해제법을 연구하고 답을 내놓을 수 있다 자신하던 드메록이 아니던가?
그렇다면 더한 죽음의 기운을 품은 죽음의 정수를 가졌을 때 훨씬 더 나은 방법 또는 더 빠르게 답을 내놓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어쩌면 그 다음 단계로 연계되는 연계 퀘스트를 얻을 수 있는지도 몰랐고 말이다.
더 이상 죽음의 정수를 붙들고 씨름할 필요가 없어진 카루타이기도 했기에 그것들을 가져다주고 먼저 퀘스트를 완료하기로 마음먹었다.
곧장 드메록에게 이동했고, 새로 얻은 죽음의 정수까지 도합 5개를 내주며 퀘스트 완료를 부탁했다.
[히든 퀘스트 ‘죽음의 근원’을 대성공하셨습니다.]
결과는 당연히 대성공이다.
어쩌면 하나만 가져왔어도 성공 또는 대성공을 했을지 모르는데 무려 5개나 가져왔으니까.
물론 그중 4개는 카루타가 흡수한 죽음의 정수에 대부분의 기운을 빼앗긴 상태였지만 숫자로라도 부족분을 충당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고, 뜻대로 이루어진 것이다.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
[5,000골드를 획득하셨습니다.]
[명성이 10,000만큼 상승했습니다.]
[공헌도가 100,000만큼 상승했습니다.]
[수호단 포인트가 10,000만큼 상승했습니다.]
그 덕분에 엄청난 보상이 쏟아졌다.
레벨 업은 기본이고 5천 골드도 보상으로 획득하는 금액치고는 큰 편이었다.
당장 300레벨 대의 퀘스트에서도 이만한 골드를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것은 드물었으니까.
하물며 명성과 공헌도도 크게 상승했다.
명성의 경우 어느 정도 큰 것인지 감도 잡히지 않을 지경이었고 공헌도는 그 자체로 무려 명예 남작의 지위를 단번에 구입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대충 따져 봤을 때 죽음의 정수 하나당 2만이나 되는 공헌도를 준 듯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호단 포인트까지.
모르긴 몰라도 고작 1천의 수호단 포인트로 선임 수호단원의 지위를 얻었던 것을 생각했을 때, 그 또한 엄청난 수준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것으로 무엇을 하거나 얻을 수 있을지는 확인해 봐야겠지만 공헌도처럼 이것저것 유용한 것들을 얻을 수 있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전반적으로 일방적인 퀘스트 보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아마도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라 보상이 크게 뻥튀기 된 것이겠지.
그 때문에 모든 것이 카루타의 기대 이상이었고, 이것들로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 할지는 조금 고민을 해 봐야 할 것 같았다.
이걸 당장 써 버리는 것도 좋지만 아직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가 끝나지 않았으니, 좀 더 모아서 더 큰 한 방을 노려 보는 것도 좋을 테니까.
“대단하군. 이 짧은 시간 동안 5개나 모아 오다니…….”
카루타가 흐뭇하게 얻은 것들을 살피는 사이, 죽음의 정수들을 받아 든 드메록의 표정이 묘해졌다.
놀라움을 넘어 두려운 기색까지 보이는 듯한 얼굴로 카루타를 보다가, 그것들을 품안에 갈무리하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덕분에 연구의 진척이 빨라지겠어. 이미 거의 답을 찾긴 했지만 말이야.”
죽음의 홀만으로 벌써 좀비화 저주의 해제법을 완성해 가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상관없다.
어차피 카루타도 고작 좀비화 저주 따위나 풀어내라고 그것들을 내준 것이 아니니까.
그렇다면 드메록 역시 같은 생각이겠지.
좀비화 저주의 해제를 넘어 죽음의 힘을 이용한 다양한 저주나 주문을 연구하고, 그 파훼법이나 그것들을 통해 앞으로 일어날 수도 있는 일들을 유추해 보고자 할 터였다.
그러자면, ‘5개씩이나’가 아니라 ‘고작 5개밖에’일 수 있었다.
그 때문에 카루타는 그를 구슬려 다시 같은 퀘스트를 받을 생각이었다.
죽음의 정수는 모두 줘 버렸지만 그것을 흡수하며 더 이상 죽음의 기운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일이 없어졌으니 상관없겠지.
해 보고 감당이 되지 않는다면 다시 돌아와 빌려 가도 되고 말이다.
“미리 축하하네. 이제 명예 남작의 위를 얻겠군. 자네……. 아니 남작님이라고 불러 드려야 하나?”
“그냥 편하게 불러 주십시오. 아직 작위를 얻은 것도 아니고, 다 같은 수호단원 아닙니까.”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드메록이 카루타를 축하하며 의중을 물었다.
대량의 공헌도를 얻었으니 당연하게 명예 남작의 작위를 얻을 것이라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근데 이거, 공헌도 상점에서 구매하는 게 아닌 겁니까? 공헌도는 채운 것 같은데 구매가 안 되네요?”
“아, 작위 말인가? 맞네. 작위의 경우 공헌도만 가졌다고 바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작위를 받기 위해서는 백작 이상의 귀족이 승인을 해야 한다네. 백작부터는 남작 이하의 작위를 수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거든. 물론 그렇다고 해당 귀족의 휘하로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건 아니지. 원한다면 그리 될 확률이 높지만 말이야. 그러니 귀족 파벌에 속하고자하는 마음이 있다면 누구에게 작위를 내려받을 건지 신중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네.”
틀린 생각은 아니다.
어중간하게 공헌도를 얻었거나, 10만에 딱 걸치는 수준까지만 되더라도 작위 대신 다른 물품을 구매할 생각을 한 카루타였지만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인 덕인지 마구 퍼 준 덕분에 명예 남작의 작위를 구매하고, 나머지 공헌도로 원하던 물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기에 바로 시도를 해 보았지만 실패했다.
분명 필요조건인 10만 공헌도를 넘겼음에도 구매 버튼이 활성화되지 않은 것이다.
그렇기에 묻자, 드메록이 새로운 정보를 일러주었다.
파벌이니 당파니 하는 것에는 영 관심이 없는 카루타였기에 고민이 아닌 참고 사항 정도만 되었을 뿐이지만 말이다.
“백작이면…… 포톤 성의 영주도 백작이었죠?”
그 때문에 단순하게 생각했다.
자신에게 매우 호의적인 살라하 영주나 비젠틴 영주, 이번에 좀비 웨이브로부터 구원받은 불카누 등의 영주들에게 작위를 내려받아도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들은 급이 모자랐다.
남작, 혹은 자작 급의 귀족에 불과했으니까.
남작, 자작, 백작, 후작, 공작.
이 오등작의 중간에 위치한 계급인 만큼, 후작과 공작은 그 수가 극히 드물다는 것을 생각하더라도 백작은 결코 낮은 계급이 아닌 것이다.
그만큼 만나기도 어렵다.
보통은 300레벨 이상의 지역에 가서야 이따금씩 백작의 지위를 가진 귀족이 영주 노릇을 하고 있을 뿐인데, 포톤 성의 경우 아주 드물게 200레벨 대의 지역이면서 백작 급의 귀족이 다스리는 곳이었다.
또한 드메록이 권했던 카루타의 다음 목적지이기도 했다.
좀비 웨이브를 맞지 않아 당장 찾아가기는 애매하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그렇네. 그리고 수호단원이지. 자네와도 성향이 비슷하니 잘하면 이것저것 배울 수 있을 걸세.”
“좋네요.”
하지만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가 끝난 뒤라면 딱 좋겠지.
드메록이 추천한 이유가 있을 테고, 자신을 제법 잘 안다 할 수 있는 그가 비슷하다는 표현을 했다는 건 꽤 재미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뜻일 테니까.
‘한판 붙어볼 수 있는 건가?’
포톤 성주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무신 계열의 귀족이라 들었던 것 같았다.
병사부터 시작해 혁혁한 공을 세우면서 기사 계급을 거쳐 남작의 위를 얻고, 자작, 백작까지 성장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라고.
게다가 자신과 비슷한 성격이라는 건, 한 번 싸워볼 수도 있다는 뜻이 아닐까?
작위고 뭐고 솔직히 그게 가장 기대되었다.
생각 같아서는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는 이쯤에서 마치고, 곧장 포톤 성으로 이동하고 싶었다.
하지만 벌써 그럴 수는 없는 일.
아쉬움을 뒤로하고 드메록에게 본론을 꺼내려는 순간, 그가 먼저 카루타에게 입을 열었다.
“어쨌든 자네 덕분에 이 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겠어. 저 엉덩이 무거운 신관놈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줬다면 좋았겠지만, 애당초 놈들에게 그딴 기대를 하는 게 잘못이지. 하지만 내일부터는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게야. 내일쯤이면 좀비화 저주에 대한 해주 주문이 널리 퍼질 테니까. 또한, 죽음의 기운에 대항할 수 있는 장비도 한정적이나마 공급이 될 테니 신전의 도움이 없이도 반격을 시작할 수 있을 걸세. 그렇게 되면 그들도 좀비화 저주를 핑계로 미적거릴 수 없겠지. 어쨌든 황실에서도 지원을 요청한 마당이니까.”
“내일이요?”
내일이면 좀비화 저주의 해제법은 물론, 죽음의 홀처럼 죽음의 기운에 대항할 수 있는 장비가 풀린다는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카루타를 비롯한 기존의 수호단원들이 꿀을 빨 수 있는 시간도 이제 오늘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는 소리다.
서둘러야겠군.
그 말에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러나 드메록은 그런 카루타의 마음을 이미 읽고 있다는 듯 말을 덧붙였다.
“그러니 지금부터 날뛴다 한들, 의미 있는 결과들을 내기는 어려울 걸세. 분명 도움이 되겠으나, 각 영지에 이미 연락이 취해진 상태이거든.”
지금 날뛰어 봤자 유의미한 결과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란 소리다.
어쩌면 보상 자체가 낮아졌을 수도 있고, 플레이어들이 방해를 할 수도 있겠지.
내일이면 자신들도 그와 같은 일들을 해낼 수 있게 될 텐데 굳이 카루타가 먼저, 혼자 이득을 취하게 둘리 없지 않은가?
-딱 대라. 지금 꼬장 피우러 간다 ㅋ
-아무리 방장이라도 밥그릇이 걸리면 못 참지 ㅎ
-그러다 한 번 다 같이 썰려 봐야 정신차리지 ㅉㅉㅉ
-아까 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 도와주지만 않아도 독식은 못할 듯?
당장 그의 채널 시청자들부터가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물론 그렇다 해도 뚫어 낼 자신이 있는 카루타였지만, 만약 정말로 좀 전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그것을 혼자 해결해야 한다면 내일까지 기껏해야 하나에서 두 개 정도의 죽음의 심장부를 공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하물며 오늘의 공세를 이겨 내며 슬슬 여력을 되찾아 가는 플레이어와 NPC들이었다.
대대적인 좀비 웨이브도 이미 막아 냈기에, 그들이 또다시 몰려들지 않는다면 굳이 수비에만 모든 병력을 집중시킬 필요도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내일 좀비화 저주의 해법이 풀리게 된다면, 성수와 축복을 무기로 편안하게 성안에서 꿀만 빨던 신전 측이 진짜 공과 명분을 챙기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기라도 한다면 자신의 역할이란 것이 크게 제한될 게 분명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그 해답은 드메록이 내주었다.
“그래서 말인데……. 자네에게 다른 임무를 맡기고 싶군.”
드메록이 제시한 새로운 임무에 카루타뿐 아니라 시청자들의 눈도 반짝거렸다.
이건 누가 봐도 연계 퀘스트였으니까.
좀비 사태에 이어지는 다음 단계의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