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천재 암흑 기사의 스트리밍 2권
갈드 게임 판타지 소설
목차
Chapter 1
Chapter 2
Chapter 3
Chapter 4
Chapter 5
1
Chapter 1
[니들 카루타는 보고 갤질 하냐?]
[1레벨도 3차 도시 가는데 아직도 2차 도시에서 빌빌대는 놈들은 뭐임? 진짜 모름]
[3차 도시? 아 그거 튜토리얼만 깨면 바로 간다고 ㅋㅋ]
카루타가 로그아웃을 한 이후 일명 인싸갤이라고도 불리는 인피니티 사가 게시판이 한바탕 끓어올랐다.
정확히는 이미 카루타가 방송할 때부터 알음알음 소식이 올라오기 시작하며 화제를 일으켰고, 그 결과 그가 방송을 종료하는 시점에 이미 1천 명이 넘는 실시간 시청자 수를 기록했지만 오히려 방송을 종료한 이후 더 화제가 된 것이다.
소문에는 퍼질 시간이 필요하니까.
그리고 인기가 많은 만큼 어그로를 끌려는 놈들도 많아서 검증의 시간이 필요하니까.
-그게 뭔데 씹덕 새끼야
-또또 지들만 아는 걸로 신났네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ㅋㅋ 주작질에 놀아난 게 자랑이냐?
그 때문에 처음에는 카루타 시청자들의 간증을 흔한 어그로로 취급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미 최상위권을 달리는 랭커들은 대부분 스트리밍이든, 편집된 영상 콘텐츠든 방송하며 스타의 반열에 오른 상태였기에 어쩌면 더 애써 무시하려 한 것일지도 몰랐다.
그들에게는 상당한 팬덤이 구축된 상태였고 자신이 좋아하는 스트리머도, 그 경쟁자도 아닌 자가 뜬금없이 튀어나와 화제성을 가져가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테니까.
그렇기에 카루타의 소식을 어그로 취급하며 무시하고, 핵이나 버그 따위일 수 있으니 지켜봐야 한다는 식으로 깔아뭉개려 든 것이다.
-그래서 느그 스트리머는 48렙 차이 원킬 낼 수 있냐고ㅋㅋㅋ
-꼴랑 5렙 차이 몬스터 잡으면서 피똥 싸쥬? 콤보 다 꼴아박아도 못 죽이쥬? 그러면서 잘난 체 존나 하쥬?
-10레벨만 차이 나도 아무고토 모타쥬?
-지원이란 지원 다 받고 2차 도시에서 빌빌대는 스트리머가 있다? 쿠쿠루삥뽕!
그러나 반대로, 그런 팬덤들에 반감을 가진 플레이어들에게는 좋은 기회였다.
평소 마음에 들지 않던 최상위 스트리머들을 놀리고 무시해 줄 수 있는 기회 말이다.
물론 카루타의 행보가 일반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기에 온전히 비교하기는 어려웠지만 어차피 그들에게는 정확한 사실과 근거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저 이유와 과정이 무엇이든 결과적으로 카루타가 그들이 하지 못한 것들을 해냈다는 것만이 중요했다.
그렇기에 카루타의 소식을 여기저기 퍼 나르며 조롱하고, 약 올리는 이들도 많았지만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반향이 그리 크다고는 할 수 없었다.
카루타가 보여 준 모든 것이 놀라웠지만, 과연 그게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플레이였는가에 대한 논란도 있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단 한 번도 핵이든, 해킹이든 하는 것에 뚫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인피니티 사가이지만 이제 인기를 얻은 지는 고작 몇 달째다.
인기가 없어 개발되지 않았을 뿐 슬슬 핵이 나올 때가 되었다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고, 사실은 이미 뚫렸지만 아무도 모르게 자기들끼리 사용하고 있던 것이라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
한쪽이 이를 악물고 무시하는 통에 생각보다 카루타에 대한 이야기는 크게 화두가 되지 못하는 듯했으나, 다음 날 누군가 올린 사진 두 장에 제대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영자 피셜) 카루타 핵 아님.]
그중 한 장은 바로 신고하기 기능을 이용해 누군가 한 카루타의 핵 의심 제보에 대한 운영자의 답변 스크린샷이었다.
거기에는 카루타의 로그와 플레이 기록을 확인해 본 결과, 모두 정상적인 플레이로 확인되며 자세한 것은 확인해 줄 수 없으나 그가 3차 도시에 간 것도, 1레벨이었던 것도 모두 사실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운영자가 직접 카루타의 결백을 증명하고 보증해 준 것이다.
-어우 씨, 눈갱
-혐짤이라고 표시를 해 놔야 할 거 아냐!
-우욱! 이 새끼 차단 좀;
그리고 나머지 한 장은 작성자가 팬티만 입은 채로 머리를 박고 물구나무를 선 사진이었다.
카루타가 핵이 아니라면 팬티만 입고 그랜절을 박겠다고 한 것에 대한 사과와 반성을 담은 것이었으나 썩 좋은 그림은 아니었다.
그 결과, 글 자체는 인기글에 등록되었으나 작성자 본인은 7일간 게시글 작성 제한의 페널티를 먹었다.
-오이오이, 믿고 있었다구!
-핵무새들 다 어디 갔냐? 이젠 또 뭐라고 하려나?
-즈그 스트리머가 못 한다고 핵핵거리더니 그냥 개새끼들이었던 듯
-카루타가 운영자 매수했다고 하는 거 아님? 아니면 사장 아들이라고 하려나?
-유망주니, 뭐니 하더니 카루타와 아이들 돼 버렸네 ㅋㅋㅋ
-루키 중 압도적 1황 등극
-카루타는 갤질 안 하나? 본인이 등판해서 꾸짖을 갈! 외치면 속 시원할 듯
-상위 길드들은 뭐 하냐? 이분 안 모셔 가고
그의 장렬한 희생을 바탕으로, 화약고에 불이 붙듯 카루타에 대한 이야기는 폭발적으로 퍼져 나갔다.
물론 그에 대한 반발과 반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아마도 타 스트리머의 팬으로 보이는 이들이 그래 봤자 아직 레벨은 누가 더 높다느니, 뉴비가 운이 좋았을 뿐이라느니, 피지컬이 전부가 아니라느니, 곧 퀘스트 조지고 살라하에서 쫓겨나면 뒤쳐질 것이라느니, 하는 억까를 시전했으나 솔직히 약했다.
그마저도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될 뿐이었다.
그렇게 게시판이 활활 타오르고 다른 곳들로까지 소식이 번져 가며 고작 하루 만에 카루타의 위튜브 채널 구독자가 폭발했다.
[구독자 수 : 1.4만 명]
약 1만 4천 명.
과거 유현이 달성했던 100만 명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수치이긴 했지만 고작 하루 만에 이루어 낸 성과치고는 대단하다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근데 이 새끼 왜 방송 안 켬?
-늦잠 자는 건가?
-설마 휴방은 아니겠지?
-아 돈쭐 내 줄 테니까 얼른 방송 켜라고
-이 스트리머 미션도 받나요?
-근데 위튜브만 하는 거임? 트위티나 제3세계에서는 동시 송출 안 함?
-튜토리얼 영상 편집해서 올린다더니 혹시 편집자 없어서 혼자 편집 중인 거 아님?
그러나 늘어난 구독자와 관심에도 카루타는 나타나지 않았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젓는 것은 스트리머의 기본 중의 기본이었으나 잠을 자고 왔더라도 충분히 다시 방송을 켤 시간이 되었음에도 아무런 소식이 없는 것이다.
누군가 살라하에 있기라도 한다면 그가 플레이 중인지, 그저 방송만 켜지 않은 것인지 확인하면 되겠지만 살라하는 3차 도시 중에서도 그리 인기 있는 지역이 아니었기에 사람을 보내 확인하기도 어려웠다.
그러니 그의 두 번째 방송을 기다리던 이들은 애가 닳을 수밖에 없었다.
카루타를 응원하든 그렇지 않든, 컷 씬까지 일으킨 그의 퀘스트는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내용이었으니까.
하나 밤이 늦도록, 날이 새도록 카루타는 나타나지 않았다.
-형님 잘못했어요. 안 깝칠 테니 제발 방송 좀 해 주세요
-시작부터 기강 잡네 ㄷㄷㄷ
-근데 그 반란 퀘 시간제한 있는 퀘스트 아니었음?
-플레이 타임 기준인 건가? 아니면 어쩌려고;;
-설마 유현 엔딩은 아니겠지?
-??? : 아아, 시시해서 접고 싶어졌다.
그 때문에 일부는 다시 카루타가 빤쓰런을 친 것이 아니냐.
당장 걸리지는 않았지만 구린 구석이 있으니 방송을 켜지 않는 것이 아니냐 하는 음모론까지 제기했으나 간단히 묻혔다.
처음 운영자의 답변을 올린 놈 말고도 여러 명이 같은 답변을 받은 스크린샷을 올리기도 했고, 혹여나 카루타가 기분이 상해 방송을 하지 않을까 우려한 이들의 화력에 얻어맞고 사라진 것이다.
하나 그럼에도 카루타는 나타나지 않았다.
몇몇은 ‘유현 엔딩’이라 불리는, 너무 시시해져 때려치운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과 걱정까지 쏟아 냈지만 그 답을 아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퀘스트의 제한 시간이 플레이 타임 기준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마지막 날인 다음 날 오후까지도 카루타의 방송은 켜질 줄을 몰랐다.
단 하나뿐인 이전 스트리밍 풀 버전 영상의 조회수만 꾸준히 올라가던 가운데, 마침내 카루타의 위튜브 채널에 하나의 영상이 올라왔다.
안타깝게도 스트리밍 소식은 아니었지만, 모두가 열광하기에는 충분했다.
[인피니티 사가 튜토리얼 1단계. 전설의 시작.]
바로 카루타의 튜토리얼 영상이었으니까.
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도 알지 못하는 튜토리얼을 플레이하는 영상의 등장에 살짝 식을 뻔하던 열기가 다시 피어올랐다.
[#chapter 1. 노력의 천재]
-미친?
-훈련장? 마스터리 스킬? 저걸 다 올렸다고?
카루타의 튜토리얼 영상은 길었다.
그것도 아주아주 길었다.
당장 마스터리 스킬 하나를 붙잡고 보낸 시간만 최소 하루에서 이틀가량이었으니까.
하지만 그것은 지루한 반복이었기에 찬승은 과감하게 스킵했다. 수련을 시작하는 모습과 마스터리 스킬을 마스터하는 모습을 빠르게 이어 붙여 냈다.
과연 이 과정을 보여 주는 것이 맞는지, 또 ‘천재’ 타이틀의 사기적인 효과 등을 보여 주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이 있었으나 유현의 적극적인 주장에 따라 일단 과정은 모두 공개하는 대신, 그 보상에 대해서는 일부만 보여 주기로 결정했다.
유현은 상관없다는 입장이었지만, 너무 강력한 모습들을 보여 주면 너와 싸우려는 상대가 없을 수도 있다는 찬승의 말에 넘어간 결과였다.
[#chapter 2. 싸움의 천재]
-튜토리얼에서 오크를?
-레벨 차에도 존나 당당하게 했더니 이미 잡아 봤던 거였누 ㅋㅋㅋ
-딜이 안 부족하다고? 이게?
-와 컨트롤 미쵸따.
-저게 잡을 수 있는 몬스터였어? 난 한 방에 뒈졌는데?
-시간만 끌면 되는 퀘스트에서 그냥 대가리를 들이받네 ㄷㄷ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분량이 부족했다.
그렇기 때문인지 찬승은 이미 알 사람들은 알고 있으나, 동시에 카루타가 어떻게 클리어한 것인지 궁금해하던 오크의 침공을 막아 내는 파트까지 잘라 편집했다.
고작 1레벨의 몸으로 오크들을 처죽이는 모습들을 말이다.
그것도 일대일이 아닌 삼대일 전투를 두 번이나 연달아 치르고, 그조차 뛰어넘어 오크 전사와 자웅을 겨루는 미친 판단과 전투력을 가감 없이 보여 주었다.
딱 거기까지.
이후 튜토리얼 1단계를 마무리 짓는 오크 캠프로의 습격이 남아 있지만 보여 주지 않았다.
예고편의 형식으로 가볍게 스케치해 놓으며 다음 편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원본 소스 자체가 딱히 손댈 곳이 없을 만큼 완벽했기에 사실 찬승이 한 것이라고는 어떻게 편집할지 기획하고, 간단히 무게감과 생동감을 더해 주는 연출을 추가한 정도였다.
하나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했다.
카루타에 대해 이해시키기에는, 또 바로 이어질 스트리밍을 기대하게 만들기에는.
첫 번째 편집 영상이 올라가고 정확히 한 시간 뒤.
많은 이들이 기다리고 기대하던 카루타의 스트리밍이 시작되었다.
* * *
[현재 시청자 수 : 3,786명.]
카루타가 방송을 켜자마자 엄청난 수의 시청자가 몰려들었다.
처음 방송을 켰을 때는 38명밖에 되지 않던 시청자 수가 1천 배가량이나 늘어난 것을 넘어 계속해서 빠르게 불어나는 중이었다. 아무래도 한 시간 전에 올린 첫 번째 튜토리얼 영상이 실시간 인기 급상승 동영상으로 지정된 까닭인 듯싶었다.
‘타이밍이 적당하군.’
그 많은 시청자들이 유입됨에 따라 채팅창이 별별 주접들로 가득 찼으나 그것도 잠시였다.
어둠으로 가득한 주변의 분위기에 압도된 까닭인지, 어떠한 인사나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침묵 중인 카루타 때문인지 슬슬 채팅이 줄어들고 있었다.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그들도 감지한 것이다.
“습격이다! 경비대원들은 나를 따르라!”
곧이어, 한바탕 소란이 일어났다.
꽤 먼 거리에서 들려온 소리였지만 어두운 밤 중인 데다 사방에서 워낙 크게 떠들어 대는 통에 누구라도 충분히 대충 알아들을 수 있었다.
습격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