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염의 성좌 2권
홍염의 성좌 2권

홍염의 성좌
[개정판]


2
-나비의 봉인, 가면의 창-


아울 장편 소설
홍염의 성좌 2권
홍염의 성좌 [개정판] 2권- 나비의 봉인, 가면의 창

지은이 : 아울
발행인 : 서경석

전자책 발행일 : 2025-05-14

출판사 : 도서출판 청어람

등록번호 : 제387-1999-0000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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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 서울특별시 구로구 디지털로 272 한신IT타워 404호 (우) 08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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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도서출판 청어람이 저작권자와의 계약에 따라 전자책으로 발행된 것이므로 불법복제 및 유포, 공유를 금합니다.
홍염의 성좌 2권
목차


제9장 쌍둥이 성
제10장 아주 깊은 곳
제11장 검은 날개 조각
제12장 덫사냥
제13장 달의 노래
제14장 되돌아오다
제15장 한 걸음 옆
홍염의 성좌 개정판 2
제9장 쌍둥이 성


“음.”

문 앞에 놓인 상자를 본 로웨나는 발로 확 걷어찼다. 유릭은 자기 쪽으로 굴러온 상자를 발로 받아내며 물었다.

“왜 그래?”
“폭탄일지도 몰라서.”
“…대체 어디서 굳이 폭사시켜야 할 정도의 잘못을 한 거야.”
“나는 없는데 너는 있을 수도 있잖아.”

로웨나는 유릭을 가리켰다.

“…….”

물론 그럴 만한 일은 많지만, 모두 파난에서의 일이다. 유릭은 여기서만큼은 결백하다고 주장할 수 있었다.

“일단 누가 보낸 건지나 확인해 보자.”

상자 위에 봉투 하나가 붙어 있었다. 유릭이 그 봉투를 집어 들자, 로웨나도 궁금하긴 한지 유릭의 어깨너머로 같이 들여다보았다.

“누가 보냈어?”
“알렉산더 란슬로라는 사람이 보낸 건데?”

로웨나의 눈이 커지더니, 상자와 자신을 번갈아 가리키며 말했다.

“그 사람이 나한테 이걸 보냈다고?”
“그래, 너한테.”

유릭은 안에 든 카드를 보여주었다. 정말 그리 적혀 있었다.

―로웨나 그린 양에게,
알렉산더 란슬로.

“역시 폭탄이야!”
“…그 사람과 얼마나 사이가 나쁜 거야.”

그리 대단한 지위와 재산을 가진 남자가 무명 오페라 가수에게 폭탄을 보내려면 어느 정도의 원한이 쌓여야 하는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별로 안 비싸니, 신세 진다고 생각하지 말라는 말도 적혀 있네.”

유릭은 이름 밑에 작게 적혀 있는 말을 가리켰다. 로웨나가 카드를 노려보며 으르렁댔다.

“이거, 푼돈에 자존심 세우지 말라고 비웃는 거잖아!”
“…….”

그 정도 되는 사람이 너한테 그럴 이유가 있을까. 그저 거절하지 말라는 뜻에서 한 말인 것 같은데.
유릭은 상자를 열었다.

“폭탄일 거라니까!”

그러나 안에 든 건 폭탄도 그에 준하는 공격 수단도 아닌, 그저 민트색 드레스일 뿐이었다. 영수증도 함께 들어 있었다. 로웨나에게는 생각해 봐야 할 가격이지만, 알렉산더 란슬로에게는 푼돈일 가격이 적혀 있었다.

“가만.”

로웨나가 영수증에 적힌 가게 이름을 확인하더니 얼굴을 찌푸렸다.

“안 받아.”
“왜?”

알렉산더에게 온 거라고 경계하더니, 가게 이름을 확인하자 더 경계하고 있다.

“받아선 안 된다고! 의도가 있어!”
“이 사람이 네게 크게 잘못한 거라도 있어?”
“물론, 나한테는 없지.”
“누구한테 잘못한 건데?”

로웨나는 입을 꾹 물었다가 유릭이 계속 보고 있자 눈을 피하며 작게 말했다.

“비밀이야. 뭐라 하든 답 안 할 거고, 계속 물어보면 오늘 쫓아낼 거야.”
“…….”

유릭이 물러나기로 했다. 이렇게 말하기 싫어하면 묻지 않는 게 맞다. 여기서 더 물어보면, 로웨나는 유릭을 쫓아내지는 않을 테지만 자기가 밖으로 도망쳐 버릴 것 같다.

“알았어. 안 물어볼게. 대신…….”

유릭은 드레스를 한 번 더 보고는 물었다.

“같이 갈래?”
“안 간다고 했잖아.”
“내가 가 보고 싶어서. 너하고 같이 가면 좋겠어.”

로웨나는 눈을 깜빡이며 드레스와 유릭을 번갈아 보았다.

“너는 왜?”
“그냥, 그러고 싶네.”

유릭은 이 남자의 목표가 왠지 자신인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그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오터란 자는 로웨나에게 줘도 되는 초대장을 구태여 유릭을 찾아 건넸다. 로웨나 사정을 뻔히 알고 드레스까지 보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오라는 거다.
왜 이러는 걸까, 니콜라스 쪽 사람이고 살비에 마델로와 친분이 있다는 건 로웨나에게 들어서 안다. 그 정도 되는 사람이 카밀턴 경의 임시 경호에 불과한 유릭에게 이리 구는 이유가 뭘까.
포섭이나 회유라 생각하자니, 지금 유릭은 그 어떤 이용 가치도 없다. 아는 것도 없거니와 별 중요한 사람도 아니니까.
카밀턴과는 며칠 전에 알게 된 사이에 불과하고, 친인척도 아니거니와 대단한 비밀을 알려줄 만한 사이도 아니다. 또, 임무 끝나면 파난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곳과는 더는 인연이 없다.
설마, 재미로 이러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