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윽-!”

쨍그랑- 스칼릿 왕비가 찻잔을 떨어뜨리며 앉은 자리에서 옆으로 쓰러졌다. 시녀 아그네스가 사색이 되어 왕비에게 급하게 달려갔다.

자신이 우려 준 차를 마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왕비가 피를 쏟으며 쓰러진 것이다.

아그네스가 황급히 바닥에 쓰러진 왕비의 몸을 끌어안았다.

“왕비마마…! 정신 차리세요, 왕비마마! 궁의를 불러와라! 빨리!!!”

아그네스가 설렁줄을 잡아당기며 다급하게 사람들을 소환했다. 곧 왕비궁이 발칵 뒤집혔다.

엄청난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왕비는 계속해서 쿨럭쿨럭 피를 토하더니 이제는 경련을 일으켰다.

왕비가 쏟아내는 핏덩이가 아그네스의 몸으로 흘러내려 그녀도 피투성이가 되었다.

“왕비마마…! 흑, 왕비마마… 힘드셔도 버티셔야 합니다…!”

“아그네스… 끅, 유리우스… 유리우스를, 부탁해….”

왕비는 지독한 고통으로 몸부림 치면서도 왕자님을 부탁했다. 쏟아지는 핏덩이를 온몸으로 받으며 궁의를 기다리는 시간이 아그네스에게는 천년처럼 길게 느껴졌다.

방금까지도 자신과 웃으면서 차를 마시던 왕비였다. 어쩌면 사람이 이렇게 무기력할 수 있을까? 왕비가 죽어 가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니.

“왕자님을 생각해서라도 정신 붙들고 계세요… 흑, 왕비마마… 왕비마마….”

독이 든 줄 몰랐다. 히비스커스 차는 평소에 왕비가 즐겨 마시던 차였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누가 독을 넣었을까? 그녀의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잠시 후 요란한 소리를 내며 궁의들이 달려왔다. 이제 죽은 자도 살린다는 궁의들이 왔으니 왕비마마는 살아나실 것이다.

그제야 아그네스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왕비가 토해낸 피를 받아낸 그녀의 몰골이 엉망이었다.

그래, 이렇게 허무하게 돌아가실 리가 없어. 그녀가 생각을 끝마치기도 전에 요란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왕궁의 병사들이 갑자기 들이닥친 것이다.

“시녀 아그네스 매디슨을 왕비마마 독살 미수 혐의로 체포한다!”

“예…?! 아닙니다…! 제가 한 일이 아닙니다! 억울해요! 살려주세요!!”

그녀는 온몸이 포승줄로 묶인 채 왕궁 감옥으로 끌려갔다. 자신은 억울하다고 아무리 소리를 지르고 애원을 해봐도 병사들은 눈 하나 꿈쩍 하지 않았다.

***

감옥에 투옥된 다음 날 아그네스는 왕비 스칼릿 레온이 죽었다는 말을 간수에게 전해 들었다.

“아, 아아… 왕비마마…! 억울해서 어떻게 눈을 감으셨나요? 유리우스 왕자님이 이제 겨우 5살인데… 왕비마마…!”

아그네스는 꽃처럼 아름답던 왕비 스칼릿을 떠올렸다. 왕비는 착하고 우아한 여인이었다. 비록 왕의 사랑을 받지 못해 애정에 목말라했지만, 그녀는 현명했고 정적이 없었다.

인품도 훌륭했고 널리 백성들에게 은덕을 베풀었으며 어진 왕비라는 칭송이 자자한 사람이었다.

도대체 누가 독을 넣었을까. 감옥 안을 초조하게 서성이던 아그네스는 어느 순간 머리를 얻어맞은 듯 단번에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왕비를 독살할 사람은 후궁 베로니카 밖에 없다는 것을.

왕비가 죽어서 최대한의 이득을 볼 수 있는 사람. 현 키르탄 왕국의 교활한 후궁 베로니카. 아그네스는 베로니카가 교묘하게 놓은 덫에 자신이 걸린 것을 알았다. 

베로니카가 왕비를 독살하고 모든 죄를 자신에게 덮어씌운 것이다. 

그녀는 그 사실을 직감할 수 있었다. 살아생전 스칼릿은 베로니카를 만나고 나면 불안해했다.

“아그네스. 난 베로니카가 무서워. 살의가 느껴져서 오싹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야. 베로니카가 나를 보고 웃을 때면 입은 웃는데 눈은 전혀 웃지 않아서 소름이 끼쳐. 그녀가 나에게 무슨 짓을 할 것만 같아 불안해.”

왕비마마. 꽃다운 나이에 돌아가시다니. 우리 왕비마마… 자신도 무사하지 못할 거라는 예감이 들자마자 불안이 아그네스의 온몸을 덮쳤다.

귀족이 범죄를 저지르면 재판 때까지 감옥에 투옥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왕족을 살해한 경우엔 즉각 처결되기도 했다. 만약 남편 요셉이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그녀는 감옥을 둘러보았다. 창문도 없이 어둑하고 침침한 감옥은 낡은 침대만 덜렁 놓여 있었다. 추위를 버티게 해줄 건 낡은 담요 한 장이 전부였다.

재판까지 이곳에서 무사히 버틸 수 있을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 노라를 생각하면 버텨야 했다. 나는 엄마다. 나는 무죄야. 당당히 살아나가 내 딸을 키울 것이다. 그녀는 굳게 결심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정확히 일주일 후 아그네스는 왕비를 독살했다는 누명을 뒤집어쓴 채 재판도 받지 못하고 쥐도 새도 모르게 교수형 당했다.

***

오늘도 요셉 매디슨은 아그네스를 만나지 못했다. 면회 금지라니… 도대체 누가 이와 같은 말도 안 되는 명령을 내렸단 말인가. 남편인 자신이 아내를 만나러 왔는데 벌써 일주일째 허탕이었다. 간수들은 같은 말만 되풀이했다.

“아무도 아그네스 매디슨을 만날 수 없습니다.”

일주일 전 왕궁으로 출근했던 아내 아그네스는 그 길로 집에 돌아오지 못했다.

스칼릿 레온 왕비를 독살한 혐의로 감옥에 갇혔다는데 누명이 분명했다. 자신의 아내는 개미 새끼 한 마리 죽일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가 좋아하고 존경하던 왕비마마를 죽였을 리가 없었다.

그녀는 퇴근하고 집에 오면 항상 왕비님을 칭송하고 존경했다.

‘요셉. 왕비마마는 너무 아름답고 우아하셔. 모시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돼.’

‘요셉. 왕비마마가 사재를 몽땅 털어서 빈민구제소에 기부하셨어. 고귀하신 분이 배고픈 백성의 심정을 어떻게 헤아리시고 선행을 베푸실까? 왕비님은 최고야.’

 아내가 혼자서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생각만으로도 요셉은 가슴이 저렸다.

이를 으드득 갈며 요셉은 왕궁 감옥을 벗어나 키르탄의 위대한 레온 왕에게 알현을 신청했다. 하지만 급작스러운 왕비의 죽음으로 키르탄 왕궁은 비탄에 잠겼고 왕과 알현도 할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내 아그네스에게 불리했다. 그날의 정황을 듣고 살 길을 마련해야 했다. 그는 울분을 감춘 채 귀족 회의실로 향했다.

부당한 처사를 고발하러 갔지만 귀족 회의실도 굳게 잠겨 있었다. 그는 절망에 휩싸인 채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

밤 늦은 시간에 왕궁에서 전령이 왔다. 무슨 급한 일이기에 이 늦은 밤에 전령이 온단 말인가?

전령이 가져온 서신을 열어보는 요셉의 손이 달달 떨렸다. 왜 불행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는 것일까?

서신에는 아그네스 매디슨이 교수형을 당했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믿을 수 없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

교수형이라니! 세상에 재판을 받지 않고 귀족을 죽이다니… 그녀의 시신을 눈으로 보지 않고는 도저히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이건 악몽이야. 꿈이라면 제발 누가 나를 좀 깨워줘.

“믿을 수 없소. 내 아내가 억울하게 죽었을 리가 없어.”

“죄송합니다. 빠른 시간 안에 시신을 수습하시라는 윗선의 명이십니다.”

울컥 속에서 치미는 슬픔을 억누른 채 요셉은 칭얼대며 엄마를 찾는 아이를 달래서 겨우 잠을 재웠다. 그는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날이 새자마자 왕궁에 가야 했다.

한밤중에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요셉이 검을 빼 들었다. 본능적으로 귀를 쫑긋 세우자 점점 가까워지는 숨죽인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 없이 문이 열리고 검은 두건을 뒤집어 쓴 사내가 들어왔다.

“누구냐?”

“얌전히 죽어줘야겠다.”

한밤중에 죽고 죽이는 살벌한 싸움이 벌어졌다. 격투 끝에 요셉이 찌른 칼에 옆구리를 찔린 자객이 창문을 깨고 바람처럼 사라져 버렸다.

요셉은 치명상을 입은 다리를 질질 끌고 노라의 방문을 정신없이 열어젖혔다.

다행히도 아이는 평화롭게 자고 있었다.

노라는 두 부부가 힘들게 얻은 아이였다. 아그네스와 요셉은 결혼 후 5년이 지나도록 아이가 생기지 않았고 두 사람은 아이가 생기기를 간절히 기다렸다.

아그네스의 임신을 알았을 때 두 사람이 얼싸안고 얼마나 기뻐했던가. 노라를 임신한 10달 동안 혹시라도 아이가 잘못될까 봐 아그네스가 얼마나 조심하고 또 조심했는지.

노라는 그렇게 힘들게 태어난 아이였고 아그네스의 목숨과도 같은 아이였다. 이 아이를 허망하게 잃을 순 없었다. 너무나 원통하고 분했지만, 이 자리에서 죽을 순 없었다. 아그네스의 원통한 누명을 벗기기 전까진 절대로 죽을 수도 없었다.

진범은 아그네스를 죽이고 후환이 두려워 남편인 자신과 딸조차 없애려 하고 있었다. 그는  어린 노라를 안고 모든 것을 버린 채 울분을 토하며 아무도 모르게 도망쳤다.

***

6년 후 수도 호크만의 외곽지대.

한밤중에 난투극이 벌어졌다. 귀신같은 놈들! 수도 호크만의 구석진 곳에 숨었지만 이번에도 자객은 용케 그들을 찾아왔다. 요셉은 한밤중에 자객을 상대로 결투를 벌여야 했다.

아슬아슬하게 요셉의 칼을 맞고 자객이 도망치자 요셉은 한달음에 딸의 방으로 달려갔다. 피투성이가 되어 온몸이 온전치 않았지만 자는 노라를 깨우며 요셉은 소리를 질렀다.

“노라 일어나. 어서 일어나. 지금 떠나야 해.”

“아빠…? 피가 흘러요! 약부터 발라야 해요!”

“쉿, 아가 조용히 해. 아빠와 여길 나가자. 서둘러서 안전한 곳으로 떠나야 해.”

내 딸 만큼은 절대로 죽일 수 없다. 이 쓰레기 같은 자식들아. 

어린 노라가 벌떡 일어났다.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이미 여러 번의 경험으로 아이는 알고 있었다.

부녀는 비상시를 대비해 항상 챙겨놓은 가방 하나만을 달랑 든 채 기약할 수 없는 도망을 쳤다. 질긴 놈들. 벌써 6년이었다. 어떻게 냄새를 맡고 오는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그날 밤 요셉은 수도 호크만에서 제일 먼 곳으로 도망을 쳤다. 몇 날 며칠을 마차를 타고 신분을 숨긴 채 남부로 내려가서 부녀는 어느 바닷가 어촌 마을에 도착했다.

새벽녘이었고 어스름한 태양이 막 떠오르고 있었다. 그는 바닷가 주변을 훑어보았다.

왕궁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이라면 안전할까? 안전한 곳이라면 정착해서 노라를 키워야 했다.

“노라, 바다 처음 보지? 어때?”

“너무 아름다워요.”

그곳은 키르탄 왕국의 최남단 알파소였다. 자객이 쫓는 사람은 귀족 아비와 그의 딸이었다.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요셉은 귀족 작위를 버리고 평민이 되었다.

노라는 어깨에 닿았던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남자아이로 길러졌다.

그렇게 여자아이 노라 매디슨은 7살에 노아 그린우드가 되어 바닷가를 쏘다니며 성장했다.

요셉은 평민 약제사로 알파소에 정착했다. 홀아비가 아들을 애지중지 키운다고 마을 사람들은 그들을 따뜻하게 대해주었다.

아버지 요셉은 돈만 생기면 노아에게 최고의 검술 수업과 마법 수업을 받게 했다.

노아는 아버지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

키르탄 왕국의 왕실 기사단은 명실 공히 자타 최고의 기사단이었다. 왕국에서 기사의 꿈을 가지고 있는 젊은이들은 왕실 기사단이 되기 위해 수도 호크만으로 몰려들었다.

아버지 요셉의 장례식을 마치자 노아는 짐을 꾸렸다. 아버지의 빈자리가 너무 커서 바닷가 시골집에서는 더는 혼자서 살 수가 없었다.

“진짜 왕실 기사단 시험을 볼 거야? 너 여자야. 노아. 설마 잊고 사는 거 아니지?”

부지런히 짐을 싸는 노아를 도와주며 친구 로잘린이 질문했다. 자신이 아는 노아는 겁이 없고 고집이 세서 원하는 것은 반드시 성취하는 대단한 아이였다.

“잊을 수 있다면 좋겠네. 왕실기사단이 남자 기사만 뽑으니 어쩔 수 없잖아. 남자가 돼야지.”

노아는 반드시 해낼 게 틀림없다고 로잘린은 생각했다. 하지만 왕궁은 말만 들어도 살벌한 곳이 아닌가?

“자신 있어?”

“응. 반드시 합격할 거야. 목숨 걸고 해야지.”

“노아. 시험 보다가 여자라는 게 탄로라도 나면 어쩌려고 그래. 나는 생각만 해도 진땀이 나. 모두를 속여야 하는 일이야. 재수 없으면 어머니 누명을 벗기기도 전에 국법을 어긴 죄로 감옥부터 간다고.”

“알아. 조심해야지. 하지만 더는 미룰 수 없어. 어머니는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쓰고 돌아가셨고 아버지와 나는 자객에게 쫓기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살았어. 너무 원통하잖아. 나는 이젠 끝내야겠어. 내가 아니면 누가 범인을 잡겠니?”

“왕궁에서 어떤 식으로 진범을 잡을 건데? 19년 전 사건이라 아무 증거나 단서도 없을 거야.”

“맞아. 하지만 여기에서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어. 오히려 속만 타들어 가고 시간만 죽이겠지. 일단 왕궁에 가서 부딪힐 거야. 가서 생각해봐야지. 분명 방법이 있을 거야. 걱정하지 마, 로잘린! 위험한 상황에서는 내 검술과 마법 실력이 도움이 될 거야. 내 걱정하지 말고 너나 잘 살아.”

“네 뜻이 그렇다면 누가 말리겠어. 하지만 진짜 조심해야 해 알았지?”

노아는 걱정하는 단짝 로잘린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어렸을 때 생명의 위협을 받은 뒤로 노아와 아버지는 긴장을 늦추지 않는 삶을 살아왔다. 그들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항상 검술을 대련했고 신체를 단련했다. 게다가 들키지 않기 위해 노아는 남자아이처럼 키워졌다.

그러니 이 정도로 겁을 먹을 것 같으면 사내 노릇을 때려치워야지. 노아는 막무가내 정신으로 무장한 겁 대가리 상실한 영혼이었다.

***

수도 호크만으로 떠나는 날이 되었다. 노아는 아버지의 무덤에 보랏빛 달개비 꽃을 꺾어서 내려놓으며 평소에 아버지가 입에 달았던 술을 비석에 뿌렸다.

“아버지. 저 드디어 왕실 기사단 시험을 보러 수도 호크만으로 떠납니다. 이제 제가 아버지의 한을 풀어드릴게요. 편히 쉬세요. 천국에서는 술 좀 그만 드시고요. 그곳에서도 말 술 드시면 지옥으로 쫓겨날지도 모르니 눈치 봐 가면서 드세요. 제발요.”

왕궁에 가서 어떤 방식으로 어머니의 누명을 벗겨야 할지 아무 대책도 없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순 없었다.

어머니를 억울하게 잃어버리고 아버지가 얼마나 불행한 삶을 살았는지 노아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들의 원통한 죽음을 밝힐 사람은 자식인 자신뿐이었다.

무조건 왕궁에 가야 한다. 가야만 어머니의 누명을 벗기게 될 것이다. 어떤 개자식이 아버지와 자신을 죽이기 위해 6년 동안 자객을 보냈는지도 밝혀야 한다.

왕실 기사단이 되는 것이 왕궁에 들어가는 가장 빠른 길이었다.

노아는 아버지의 무덤 앞에서 마지막 작별 인사를 올린 후 수도 호크만으로 향했다.

***

키르탄 왕국에는 유명한 기사단이 세 개가 있었다. 늑대의 후손이라는 북부의 볼트기사단과 동부의 바닷가를 기반으로 해적들을 소탕하는 발칸기사단 그리고 키르탄 왕실기사단.

볼트기사단은 북부의 마물을 소탕하고 국경을 수호하는 국경 지킴이였고 덕분에 이웃 나라 발로스의 침입을 견제하는 일등 공신이었다.

발칸 기사단은 동부의 해적을 소탕해서 바다의 평화를 가져왔다. 그 덕에 키르탄 어부들은 풍부한 바다 자원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모든 젊은이가 입단을 희망하는 왕실기사단은 1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키르탄 왕실을수호하며 왕실의 존폐를 책임져왔다.

키르탄의 검 좀 쓴다는 젊은이들은 해마다 2월이 되면 왕실 기사단의 입단시험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수도 호크만으로 모여들었다.

기회는 귀족과 평민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졌다. 치열한 입학시험에 합격한 사람만이 수습 기간1년을 거쳐서 왕실 기사단이 될 수 있었다. 합격은 가문의 영광이며 명예를 뜻했다.

왕실기사단은 입단시험도 까다롭고 어려웠다. 특히 경쟁률이 아주 치열했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노아는 시험을 치르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입단시험에 통과해야 하기에 이를 악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