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사, 사장님.”'스캇의 예리한 시선이 그녀에게 꽂혔다. 모든 것을 파헤치겠다는 눈빛이 해로를 집요하게 따랐다.'-뭐 해요?'“아무것도…….”'-어딘데요?'“집이요.”'-잠깐 나올 수 있어요? 아님 차 한 잔 얻어 마시고 싶은데. 물론 괜찮다면요.'나직한 연우의 목소리에 해로의 두 눈이 커다래졌다.'“네, 네에?”'해로의 목소리가 뒤집어졌다. 스캇이 자석처럼 해로의 곁에 붙어 섰다.'“왜?”'전화를 하는데 불쑥 끼어드는 스캇에게 조용히 하란 신호를 보낸 해로가 재빠르게 대답했다.'“네, 아. 제가 내려갈게요.”'“어딜 내려가? 올라와요.”'내려간다는 해로의 말이 거슬렸던 모양이었다. 눈을 가늘게 뜬 스캇이 눈치 없이 지껄였다. 그게 수화기 너머의 연우에게까지 들린 모양이었다.'-누구, 있어요?'“아, 저……. 아는 사람이 잠깐 와 있는데. 올라오시겠어요? 대접할 것도 없고, 지저분하기도 한데…….”'전화를 끊고 나서야 해로는 스캇을 노려봤다.'“으이구, 내가 못살아! 왜 끼어들어요, 왜!”'“말했잖아. 지금까지 말한 거 허투루 들었나?”'“내 여자니, 파리니, 그런 소리 할 거면 얼른 들어가요.”'해로가 엉망진창인 거실을 둘러보며 황급히 발을 굴렀다. 다행히 오늘따라 스캇이 정돈을 해서 망정이었다. 그녀는 일단 스캇이 짐짝이라도 되는 양 방에 넣어 두고 거실에 널브려 놓았던 탁자와 지갑 등의 물건들까지 몽땅 쓸어 그가 있는 방으로 던져 넣었다.'“와, 어이없다. 이런 것들을 숨길 정도야? 그런 남자야, 방금 그 사람? 나는 뭐야, 그럼? 나한텐 까발려도 된다 이거야?”'“조용히 하고 여기서 조금만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