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 캐스팅이요?” “그렇소.” 그의 대답에 승주는 입술이 바짝 마르는 기분이었다. “받아들이겠소?” 승주는 섣불리 대답하지 못했다. “이건 초보에게는 파격적인 제안이오.” 그의 말대로 초보자인 승주에게는 파격 중에서도 최고의 파격적인 제안이다. “단 이 제안을 받아들이기 전에 전제 조건이 있소.” “전제조건이라면…….” “만약 이승주 씨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고 나와 레슨을 하게 된다면 이 레슨은 순전히 내 스케줄에 맞추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거요. 내가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 해야 하며 내 레슨 방식을 무조건 따라야하오. 그것이 어떤 레슨이든 말이오.” 까다로운 조건이었다. “또 있소. 레슨을 하면서 어떤 불만도 말하지 않아야하며 어떨 땐 이승주 씨의 24시간이 내게 얽매이게 될 때도 아주 많을 거요. 그야말로 레슨이 진행되면 이승주 씨의 개인 사생활이 없어진다는 거요.” 까다로움을 넘어선 수준이었다. 승주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 말씀은 단장님과 함께 생활해야한다는 말씀인가요?” “그건 아니오. 하지만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생각이오.” 그와 함께 생활을 할 수도 있다는 말에 승주는 망설여졌다. ‘나를 이렇게 강렬하게 쳐다보고 있는 이 사람과 함께 생활을?’ 승주는 왠지 위험스럽게 느껴졌다. “이 제의를 받아들이겠소?” 그의 단도직입적인 물음에 승주는 잠시 멍해졌다. “이 제의를 받아들일 생각인가하고 물었소만?” “…….” “대답하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한 건가?” 승주는 계속 망설이고 있었다. ‘M의 단장인 최인하에게 레슨을 받는다고?’ 그것은 영광이었다. 하지만 24시간 그에게 얽매여 사생활이 전혀 보장되지 않은 채 받는 레슨이었고 그런 레슨에 대해서 어떤 불만도 제의해서는 안 되는 것에 승주는 긴장했다. 자신을 위험스러울 정도로 강렬하게 쳐다보는 그에게 24시간 얽매여 사생활조차 없는 생활을 과연 감당할 수 있을지 승주는 자신이 없었다. 게다가 3개월 후에 유하연과 다시 겨루어 뽑히지 않게 된다면 그것은 앞으로의 음악 인생에서 치명적인 결점으로 남게 될 수도 있었다. ‘그것을 감당해 낼 수 있을까?’ 승주의 망설임을 최인하는 알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 겁을 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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