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해 봐. 좋아한다고, 내가.

해성 그룹의 사장인 해솔은 무영 그룹과 호혜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소희와 약혼을 하고 얼마간 자신의 집에서 함께 살기로 한다. 그런데 웬일인지 그는 소희보다는 무언가 비밀을 감추고 있는 듯한, 소희를 모시고 있는 가현에게 더 끌린다. 게다가 가현 역시 자신과 마찬가지로 그림이라는 취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더욱 그녀에게 관심을 갖게 된 그. 결국 해성 그룹의 집안사람들뿐만 아니라 소희까지 속이며 해솔과 가현은 아슬아슬한 밀애를 하게 되는데…….

▶잠깐 맛보기

“질문은 내가 해.”

“…….”

“생각하다 보니 자꾸 눈이 가. 답지 않게 자꾸 멍청하고 유치한 행동들을 하게 되지.”

“사장님.”

“아직 내 말, 안 끝났어.”

그가 으르렁거리듯 주의를 주자 빨리 이 상황을 끝내 버리려던 가현이 입을 다물었다. 약간이나마 순종적인 태도가 마음에 들었는지 그는 그녀의 얼굴을 천천히 훑어보며 특유의 나른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당신에 대한 생각이 바뀌지.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가도, 가시 치는 꼴을 보고 있으면 꼴도 보기 싫어져. 심지어 당황한 얼굴이 보고 싶어서 괴롭히다가도, 딱딱하기 그지없는 당신을 보고 귀엽다고 웃음이 날 때도 있어.”

“…….”

“모르겠고, 알고 싶고. 그래.”

“…….”

“다 들었으면 여기서 질문. 대답할 준비 됐어?”

가현은 조금 불안이 섞이기는 했지만, 대답할 준비가 됐다는 얼굴로 해솔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는 한참 동안 그녀를 가만 쳐다보기만 했다. 생각보다 그 시간이 길어지니, 단단하던 그녀의 표정도 조금씩 무너져 갔다. 그녀가 시선을 조금 아래로 내리며 그의 눈을 피하자 그제야 옅게 웃은 그가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도대체 뭘까?”

▶목차

1. 특별한 손님

2. 한 걸음 다가서면, 물러서는

3. 썩은 동아줄 타기

4. 가랑비에 옷 젖듯

5. 믿음의 대가

6. 특별하지 않아도

아주 짧은 에필로그. 아가씨 아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