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이렇게 안으려면 내가… 윤형우가 되면 되나?”

경연에게서 빠져나오려던 현진이 그의 말에 가슴이 쿵하고 떨어졌다.

“내가 그것까지 수용하면….”

안고 있던 팔을 풀어 현진을 보던 경연이 그녀의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에 하던 말을 멈추었다. 입술을 꼭 깨물고 눈물을 뚝뚝 흘리는 현진의 뺨을 쓸어내린 경연이 젖은 눈으로 피식 웃었다.

“울지 마. 그렇겐 안 해.”

“…….”

“나도 사람인데 죽은 사람 노릇이나 하면서 살 순 없잖아.”

길게 한숨을 내쉰 경연이 현진에게서 한 걸음 물러났다.

“잘 가요.”

“왜…….”

등에 얼굴을 기댄 채 들리는 현진의 목소리에 돌아보려던 경연의 눈이 커졌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 떨림을 고스란히 받은 경연이 굳은 얼굴로 서 있었다.

“왜 나에요?”

“…….”

“뭐 하나 내세울 거 없는데 왜 나에요?”

현진의 물음에 피식 웃은 경연이 돌아서 그녀를 보았다.

“나도 모릅니다.”

무슨 뜻이냐는 얼굴로 보는 현진에게 경연이 어깨를 들썩였다.

“정말 모르겠어요. 나도 모르게 자꾸만 신경이 쓰이고 신경을 자꾸 쓰니까 마음이 갔어. 왜 당신인지는 나도 모르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