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짝사랑 끝에 찾아온 것은 실연. 게다가 부끄러웠던 순간을 하필 정지욱이 듣게 된다.

그리고 2년 후. 하늘에서 날벼락이 떨어지듯 소월은 할아버지의 뜻에 따라 정략 약혼에 휘말리게 되는데…….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사랑이야기.

약간의 병맛(?)이 가미된 고품격(?) 성장형(?) 로맨스.

[1권 중에서]

“잘한다.”

지욱은 할 수 없다는 듯 소월을 등에 업었다. 일단 차가 있는 곳까진 이렇게나마 이동을 해야지 별 수 없었다. 지욱은 소월을 그대로 업은 채 정원을 가로질렀다.

“으응.”

계단을 내려오는 동안 소월이 몸을 뒤척였다. 지욱은 힘을 주어 자세가 흐트러진 소월을 다시 고쳐 업었다. 그러자 반동을 느꼈는지 그의 어깨를 잡고 있는 소월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오빠.”

꿈을 꾸고 있는 듯 흘러나온 작은 목소리는 즉시 지욱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였다.

그는 계단 중간에서 석상처럼 서 있었다. 그 앞에 ‘우진’이라는 이름이 생략되어 있다는 걸 알고 있는 탓이다. 술기운에 정신이 없다면 확률 상으로 더욱 그랬다.

순간 그의 내부 깊숙한 곳에서 아련한 통증이 팽창되어 전해졌다.

처음 느껴 보는 감정은 질투보다 소유욕을 닮았다.

지욱은 그도 모르게 소월의 둔부를 잡고 있는 손에 힘을 주었다. 긴 손가락이 탄력 있는 피부사이로 파고들었다.

그런 그를 두고 소월이 다시 중얼거렸다.

“……오빠.”

지욱은 미간을 좁혔다. 그 동안 소월이 우진의 이름을 거론할 때마다 상관없다고 했던 것은 진심이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지금은 그 앞에 놓여 있는 이름이 무엇이든 상관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 그녀를 업고 있는 오빠는 그다.

굳게 일자로 닫혀 있던 입술이 천천히 벌어졌다.

“왜.”

그러자 마치 소월이 그의 목소리를 알아듣기라도 한 듯 어깨를 꼭 끌어안으며 좀 더 깊숙이 파고들었다. 부드러운 가슴이 단단한 등에 짓눌리는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따뜻해.”

[목차]

1권.

00. 프롤로그

01. 공주님은 왕자님과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02. 디너파티

03. 실연은 고백보다 빠르다

04. 하늘에서 날벼락이 떨어지다

05. 나를 찾아오지 말아요

06. 동화속의 이야기가 전부인줄 알면 밤에 놀란다

07. 첫사랑을 보내다

08. 네이봐 지식on

09. 이상형 월드컵

10. 자고로 일은 벌려 놓고 볼일

11. 삼각근과 견갑골

12. 두 번째 날벼락이 떨어지다

13. 무슨 일이든 해결 해드립니다

14. 잠자는 숲속의 공주

15. 첫 키스

16. 열정과 순수의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