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한편의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다. 각박한 세상, 붉은 장미를 지켜주는 어린 왕자의 이야기.


-본문 중에서-

이상하게 그 호스트바의 2차비용은 어린왕자가 제일 저렴했다. 왕자의 말로는 자신은 들어온 지 한 달도 안 된 호스트바의 선수였고, 한 번도 손님의 2차로의 선택을 받아본 적이 없어 그렇다고 했다. 하지만 녀석은 항상 거짓말을 하니깐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다른 호스트바의 선수는 2차를 나가게 되면 팁을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어린왕자에게 나는 팁을 준적이 없다. 왕자 또한 내게 팁을 바라지 않았다. 글쎄, 이 부분에 대해선 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내게 팁 받을 일을 하지 않았으니까. 

믿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녀석과 수많은 밤을 보냈지만 관계를 가진 적이 없다.

가끔은, 그도 남자인데 원하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 본 적이 있지만, 뭐 둘 중 누군가가 분위기에 휩쓸려 관계를 원했다 하더라도 녀석은 오랫동안 다쳐 있는 발목 때문에 침대 위에서 움직이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

일 년 동안 만나온 서른, 신일기업 장남 오 현석. 어린왕자를 만날 때와는 다른 느낌이지만 아린은 현석을 놓칠 수가 없었다. 그는 자신을 완벽하게 만들어줄 마지막 보루이니까. 
그래. 이 남자는 어린왕자가 아니다. 그냥 닮을 사람일 뿐이고, 어린왕자가 자신을 보고도 모르는 척 할리 없다. 그렇다면 결혼을 앞둔 명문 외고 선생님이 이런 거리에 수업을 빼먹고 나타났다는 것은 철저히 숨겨야 한다. 

아린은 스스로에게 냉철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사정이 있어서 온 거야. 그러니, 비밀로 해줄 거지? “

아린이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부탁까지 하자 다윈의 얼굴은 서서히 어두워졌다. 무표정한 다윈은 아린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기분 나빠. 당신이란 여자. 어차피 밖에선 선생도 아니잖아. 나이도 같고. 당신 사정 난 몰라……." 
"난, 난 너 선생님이야."